A&U 詩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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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창의성디자인모임'을 마쳤습니다.
대흥동 카톨릭 문화회관 4층 갤러리 '알트'는 그림 작품 감상까지 곁들일 수 있는 공간으로 우리 모임의 새로운 아지트가 되었습니다. 

오늘 모임은 신영훈 저 '우리한옥' 의 내용을 훑어 보고 비판적으로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었고 이병설 님께서 그 동안 쌓아오신 건축 관련 배경지식을 곁들여 내용 설명을 차분히 해 주셨습니다.
준비해 주신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나눈 이야기들은 꼼꼼하게 기록해 두고 싶습니다. 
아래 기록하는 내용들은 '저의 생각'이 아닌 오늘 모임에서 오고 간 이야기들을 종합 정리한 것입니다. 참석하신 분들의 생각과 고민이 녹아 있고 저는 버무려서 올려 봅니다. '이거이거 내가 한 말인데....'저작권을 주장하실 분들은 댓글로 표시해 주세요. ^^;;
제가 잘못 이해한 부분있다면 역시 댓글 달아 주시면 내용을 바로 잡을 수 있고  보다 확실한 후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먼 걸음 해 주시고 활발하게 대화를 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오신 진광자 선생님 자주 뵐 수 있었으면 합니다
.^^


   1. 무엇이 한옥인가?


책 '우리한옥'에서는 '기단이 높고, 처마가 깊고, 난방 방식이 개성적이며 ,우리 몸에 맞는 크기의 구조로 이루어져 인격을 담고 있다.'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을 한옥만이 가진 '그 무엇'으로 규정 내리기에는 지나치게 애매하고 허술한 서술, 또는 일반적인 서술이 아닌가는 의견들을 나누다가 교수님께서 설계하시는 집은 '한옥'인가 아닌가... 하는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노출콘크리트'를 재료로 쓰며 기와지붕을 올리지 않고 화방벽도 없지만 교수님은 그간 설계하신 집을 '한옥'으로 생각한다고 하셨는데 한옥을 특징지으면 이렇습니다.

첫째 '채'와 '마당'으로 이루어진 집으로 비움과 채움의 구조다.
두번째는 한옥은 가운데는 열고 닫고의 중첩구조를 이루나 이를 통해 보는 앞과 뒤는 투명하다. 그리고 한기와 온기를 다스리는 지혜가 서린 집이다.

노출콘크리트 재료의 물성이, 즉 외양이 전통한옥을 닮을 수는 없으나 과거 조상들의 집 속에 담긴 삶의 가치,  예의, 숙연과 경건의 힘 공간 속에 내장시키고 싶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럼 왜 '노출콘크리트'인가? 질문이 이어집니다.
현대 건축의 트렌드이기도 하겠으나 꼭 그걸 따라서가 아니라 세상이 너무 수다스럽고 가벼워 묵직한 숙연함과 경건, 휴식을 담아낼 수 있는 도구로 택하셨다고 합니다.
사실  절도, 성당도, 교회도 이제는 너무 가벼워져버려 내 집만이 마지막 보루가 되어버린 셈이니까요. 노출콘크리트는 현 세태, 현대의 삶에 대한 반성과 집에 담긴 비젼을 담고 있는 소재라고 해석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페인트 칠을 하지 않아 좀 더 친 환경적이고  자연스러움을 표현하는 소재라고만 생각해 왔었거든요.


 2. 집, 최고의 장식은 바깥과의 관계에 있다.
                                                    

아파트에 대한 성토(?)의 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집의 인테리어를 바꾸고 싶지만, 사실 바꾸고 나서 몇 년 이면 다시 또 지루해지고 마는 공간이 아파트인데 이유는 분명합니다. 아파트는 그 안에서만 생활하는데 초점을 둔, 바깥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 집이기 때문입니다.
집은 바깥과의 관계가 아름다울 때, 비싼 내부 장식이 없어도 그 자체로 빛나는 장식이 되는 거니까요.  아파트와 고층건물로 빼곡히 채워지는 도시 환경에서는 감동받고 사유할 만한 자극의 계기가 없게 되고 그런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자꾸만 생각의 힘을 잃어가지 않는가... 반성해봐야 한다는 말씀들.
건축은 내 삶의 문화를 갖게 하는 힘이 있고 삶에 영향을 끼치는데 아파트가 한국인의 일반적인 주거공간이 되어 버리는 건 후손들에게 우리의 삶의 양식이 어떻게 전해질까...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3.  한옥,  어떻게 살려나갈 것인가?

당연한 얘기지만 비싼 한옥을 현대화하면서 그 가격을 낮추려는 노력은 꼭 필요하다는 말씀들이 이어졌습니다.
아주미술관에 가면 현대적인 디자인의 미술관 뒤에 오래된 한옥 '항여조'가 있습니다.
다른 곳에 있던 한옥을  옮겨와 다시 조립했다고 합니다. 한옥의 형태 요소를 짜 맞추는 방식을 쉽게 하거나 시스템화 하여 조금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나는 말씀들과 완전한 전통한옥과, 현대적인 해석을 거친 조금 변형된 모습의 한옥, 그리고 매우 트렌디한 모습의 주거 공간 모두가 각기 다른 모습으로 병행, 발전해 가는 다양성이 공존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한옥을 바라볼 때도 예전 방식 그대로의 전통한옥이 딱 좋은 것. 옛날 식으로 지어야 제 맛. 이와 같은 구분은 이미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거죠.


   4. 해답은 '디자인'에 있다.

내 방 창문을 열었을 때, 앞집 창문과 맞닥뜨리게 되는 그 답답함. 그냥 참기만 하면
해결책은 나지 않습니다.  이럴 때, 내부 공간에서 바깥을 향유하는 수 많은 가능성을 탐색해 보고, '디자인'이 개입되고 이를 실현시키는 데까지 이어져야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는 거겠죠.
꼭 집, 공간의 문제만이 아닐 것입니다. 날카로운 안목을 지닌 문제제기와 조금 다른 생각, 방법들로 시도해보는 해결책. 그리고 구현된 결과물. 이 과정을 우리들의 삶 전체에 포괄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긍정적 의미의 '변화'라고 말하는 것들도 보다 '적합한' , 보다 '나 다운' 자리를 찾아가는 데 있다면 이 또한 '자신에 대한 디자인'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령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했다고 합니다.
북두칠성 별자리는 디자인 된 것이라고요. 무수히 많은 별이 있는데 그 가운데 별과 별을 연결하여 , 별자리를 만들어낸 것이니 사람의 생각으로 디자인 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거죠.
우리도 무수히 많은 삶의 환경 속에서 내가 디자인해나가는 삶을 살야야 하지 않을까요?

집은, 공공건물은,  *** 해야 한다는 관념에 찌들어 오히려 많은 비용과 수고를 낭비하지 말고  <생각의 힘>이 녹아있는 공간을 창조하는 데 비중을 두는 디자인 문화가 더 확산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전통한옥은 어떻게 디자인 되었는가? 그 뒷배경을 숙고해 보는 작업을 통해 한옥에서 발견한 '가치'와'의미'를 내 집, 현대 우리들의 공간을  짓고 가꾸어가는데  아이디어로 삼을 수 있게 된다면
우리 공부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이겠구나... 생각합니다.



“옛사람들은 북두칠성처럼 별과 별을 이어서 하나의 별자리를 만들고 그 모습 속에 견우직녀와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적어 넣었습니다. 말하자면 별을 만들어낸 것은 하늘이지만 별자리를 만들어낸 것은 사람의 마음입니다. 자기로부터 몇 천 광년 떨어진 별빛을 가지고도 별자리를 그려낸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와 가장 가까운 물건들, 일상의 나날 속에서 자기와 함께 생활해 온 물건들에 대하여 무관심할 수 있었겠습니까. 하루도 아닌 몇 백 년, 몇 천 년의 역사를 함께 살아온 그 도구들에게 어떻게 실용적인 의미만이 새겨져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겠습니까. 밥 먹을 때 쓰는 젓가락 하나, 옷 입을 때 매는 옷고름 자락, 그리고 누워서 바라보는 대청마루의 서까래 - 한국인들이 사용해온 물건들 하나하나는 한국인의 마음이 담긴 별자리입니다. 한마디로 그것들은 서명되어 있지 않은 디자인이며 조각이며 책입니다."
   
                                                       <우리문화 박물지(이어령의 이미지 +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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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준 2009.04.19 12:26
    막판에 졸려서 눈꺼풀이 천근만근이었는데, 혜영총무 후기 보니까 그래도 들을 껀 얼추 다 들었군요.ㅋㅋ 김억중교수님의 비판적 책 읽기 의견과 한옥에 대한 자유로운 개념, 디자인의 정의에 대한 강조는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서울서 오신 분들 잘 들어가셨나요?? 5월부터 단단해질 뉴 창디모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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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이 2009.04.19 12:26
    ^^ 창디 후기만 봐도 즐겁네요~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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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숙 2009.04.19 12:26
    무지 참가하고 싶었는데 아쉽네요..ㅠ.ㅠ
    5월에는 꼭 ....ㅎㅎ
    내용을 보니 참 알차다는 느낌이 팍 오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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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은경 2009.04.19 12:26
    한참 두꺼운 책 한 권을 정말 간결하고 이해가 잘 되도록 전달해주신 이병설님의 발표 정말 재밌었습니다 ^-^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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