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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김억중 교수님이 던진 디자인을 위한 다섯 가지 화두 중 그 첫 번째,  '공간'을 주제로 1월 창디 회원시간 통섭발표 - 음악, 영화, 문학 분야 중 '영화'파트를 정리한 후기입니다.



 제가 발표했던 내용 중 sound over 정의를 잘못 발표했는데, 정정해놓았습니다. 꼭 확인하세요! 혹시 제가 잘못 발표했거나, 설명이 부실한 경우 잘 아는 분께서 댓글로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영화의 공간적 요소를 훑아본다고 하니, 뭔가 심오한 게 있을 것 같았죠?

 저는 1월의 화두, '공간'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개념부터 영화에서 짚어봤습니다.

 영화하면 가장 원초적으로 떠오르는 공간은 극장이죠? 영화의 하드웨어격인 극장을 빼놓고 논하면 서운하죠. 극장은 3D, 4D로 날로 진화해가고 있습니다.

 극장의 공간요소를 살펴보면 객석, 스크린, 서라운드 스피커 등등을 거론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는 스크린과 스피커에 주목하여 먼저 스크린을 구성하는 공간적 요소에 대해 말했고, 뒤 이어, 영화의 음향 sound (스피커 Dolby system 의 품질이 아닌)에 대해 언급하였습니다.

 유성 영화시대에 들어서면서 음향 sound 은 특히 스크린과 결합하면서 프레임의 공간을 스토리 diegesis의 공간으로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될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습니다. 스크린의 공간과 스크린 공간에 존재하는 사운드의 종류, 그리고 이야기 속에서 이들 요소를 어떻게 디자인해내느냐에 따라 작가의 의도가 훌륭하게 전달되어지는 예들을 이 날 살펴봤습니다.

 한글2007을 고집하는 저는 한글 프리젠테이션을 사랑합니다.ㅎㅎ 그래서 이번 발표때 급당황했지만..


 자, 그럼 그날 급당황하며 발표했던 내용들을 이제부터 차분히 글로 남겨보겠습니다.



 극장에 들어가 불이 꺼지면 이런 풍경이 나타나죠? 오직 스크린만 발광합니다. 이렇게 어두컴컴한 곳이 뭐가 좋다고 우린 극장가면 그렇게 좋은 걸까요?


 




 극장의 큰 장점은 큰 화면, 웅장한 사운드 등등을 꼽을 수 있겠지만, 저는 바로 이것을 꼽습니다!




 심리용어로 동조 confirmity 라 불리우는 현상을 꼽습니다.

 인류의 DNA속에 입력된 생존본능, 바로 동조입니다. 저는 극장 가면 관객들이 웃으면 같이 따라웃습니다. 옆 사람이 눈물을 훔치고 있으면 정말 뭉클해집니다. 

 혼자 비디오 볼 때 재미도 없던 장면이 극장가서 보면 재밌습니다. 

 그러나 저는 다른 사람들의 영화에 대한 부정적 반응에만큼은 동조하지 않습니다. 반사회적일른지 몰라도 ㅎㅎ 부정적 판단에 있어서는 제 고유의 시각을 중시합니다. 

 백북스 게시판에 조회수 많은 글을 습관적으로 클릭하고 조회수 적은 게시글은 클릭하지 않게 되는 현상, 어느 글에는 댓글이 줄줄이 달리는데 어느 글에는 댓글이 안 달리는 현상, 인류 생존의 유산이자 사회적 본능, 그것이 바로 동조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반응을 느낄 수 있는 곳, 극장입니다.


 

 자, 이제 극장에 불이 꺼졌습니다. 오직 스크린만 보이죠. 

 스크린의 공간적 요소를 살펴보면,

 첫째, 2차원적 평면 위에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공간요소는 '구도' (10월 영화읽기)입니다. 물론 3D영화 '아바타' 의 영향으로 앞으로 더 추가되겠죠. 구도의 개념에 3D를 추가하고 안 하고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서 설명에서 뺍니다.

 둘째, 뛰어난 감독들은 스크린의 외부 off-screen 혹은 off-frame 도 잘 이용한다고 했죠. 

 셋째, 관객은 스크린에서 음향이 나오는 줄 착각하게 됩니다. 실은 스크린과 아무 관련없는 극장의 전후좌우에 촘촘히 배치되어 있는 서라운드 음향시스템에서 나오는 소리인데 말이죠. 음향은 물리적으로 스크린과 아무 연관 없지만, 스토리를 풀어내는 스크린의 이미지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리하여 스크린의 공간적 요소로 내화면의 구도, 외화면, 음향을 거론해봅니다.
실은 공간에만 주목하려고 했으나 준비하다 보니, 영화의 공간과 음향은 디제시스적 관점에서 같은 개념에 가까웠습니다. 정은현 회원님이 발표하신 음악파트에서 악보상의 빈 공간 쉼표가 음악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고, 김억중 교수님이 문학에서 정적, 침묵이 깃든 공간을 강조하셨듯, 영화공간에서도 음향이 미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내화면의 구도를 먼저 설명드리면, 위 그림 흰색 부분=스크린 혹은 프레임 안쪽-내화면-에는 상하좌우의 구도를 이용해 감독들은 관객의 무의식을 통제한다고 10월에 말씀드렸습니다. 간단하게 복습하면 상하좌우 구도의 심리적 효과의 상징성은 화면 위 구도에 지배요소, 아래에 피지배 요소를 배치하여, 심리적으로 프레임 위쪽에 무게감을 더 갖게 되고, 좌에서 우로 가는 시선의 자연스러운 방향상 우측에 더 무게감을 느끼게 된다고 했죠? 감독들은 이러한 무게감을 이용해 시각적으로 가장 편한 구도를 만들거나 역이용하여 시각적으로 불편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프레임의 균형, 불균형한 이미지들을 고안하여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디자인할 수 있다고 설명드렸습니다.


 외화면 off-screen 혹은 off-frame 을 설명드리면, 스크린 바깥의 검은 부분, 즉 외화면은 상하좌우 네 곳과 카메라후방, 무대뒤 두 곳을 합쳐 총 6곳이 존재합니다. '폴라로이드 작동법'의 한 컷을 예를 들어, 설명해드렸죠.



배우의 얼굴 일부를 의도적으로 외화면에 배치했습니다. 외화면을 이용한 미장센이죠? 첫사랑의 미숙함 내지 신비로움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지금까지 살펴본 물리적 공간요소 너머 디제시스와 비디제시스 요소를 살펴봅니다.

 스토리가 진행되는 세계 안의 모든 요소를 디제시스 diegesis 라고 합니다. 반대로 스토리와 관련없는 요소들은 비디제시스 non-diegesis 입니다. 예를 들어 가을동화 3부에서 준서가 자전거를 타고 가던 장면(11월 영화읽기) 속에 삽입된 음악은 화면 속 스토리와 상관없이 들립니다. 준서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스토리의 세계 안에는 가수도 없고, 밴드도 없습니다. 그러나 관객에게 음악이 들려옵니다. 이게 비디제시스입니다.





 디제시스는 아까 배운 내화면과 외화면을 포함합니다. 위에서 예를 든 폴라로이드 작동법의 한 컷을 다시 보면 외화면 밖으로 나간 얼굴 윗부분도 디제시스라는건 굳이 설명 안 해도  아시겠죠? 외화면도 엄연히 스토리의 세상이라는 말입니다.




디제시스를 이루는 내재요소=디제시스 요소 diegetic material 의 개념입니다.





 유성영화로 넘어 발전을 거듭해온 오늘 날의 영화는 사운드 없이 공간적 요소가 성립될 수 없습니다. 생각해보세요. 극장을 갔는데, 음향사고가 나 사운드 없이 영화 보시려고 하겠습니까? 영화의 공간적 요소에 사운드가 포함되어야 하는 단세포스런 이유입니다.









 자, 영화공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음향의 종류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가 수차례 강조했던 내용이었는데, 이러한 종류를 아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이러한 음향을 어떻게 디자인해서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을 효과적으로 하느냐가 실은 더 중요한 겁니다.



 사실 음향에 대해서만 다루면 복잡하면서도 무척 재밌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음향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그 날 발표에서는 시간관계상 대충 설명하고 넘어간 부분이었는데, 후기에서 간략한 설명이나마 보태봅니다.

 synchronous sound 는 접두어 sync를 보면 알 수 있듯, 싱크를 맞춘 음향이라는 뜻입니다. 특히 화면상에 음원의 출처가 분명한 음향입니다. 음원의 출처가 분명하니, 싱크가 맞아야 자연스럽게 몰입이 되겠죠. 가수들의 립싱크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겠죠? 예전 아는 분이 만든 영화의 시사회를 갔을 때, 이 싱크가 안 맞아 앉아있기 민망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의도적인 특정효과를 얻기 위해 싱크를 맞추지 않은 영화들도 있습니다. 나중에 음향에 대해 다루게 될 때,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냥 이런 종류 정도 있다하고 봐 넘기시면 됩니다.

 simultaneous sound 도 동시음향인데, 스토리 진행 중에 발생되거나 필요시되는 모든 음향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이 음향 역시 감독들이 먼저 제시하거나 나중에 제시함으로써 특정효과를 꾀합니다.

 diegetic sound 는 스토리의 공간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이며, non-diegetic sound는 스토리 이외의 요소로 넣는 음향을 뜻합니다. 아까 가을동화 3부 자전거 타는 준서 얘길 잠깐 했는데, 만약 자전거 패달 밟는 소리가 나온다면, 그건 스토리 공간에서 나오는 diegetic sound 입니다. 그러나 가수의 노래는 스토리 공간에서 나올 수 없는 소리이므로 non-diegectic sound 입니다.
 

 그러나 제가 계속 강조하는 얘기지만, 용어가 중요한게 아니라 이러한 요소를 잘 이해하고 어떻게 활용=디자인하느냐가 더 중요한 겁니다.



 on-screen diegetic sound 는 내화면에서 발생되는 음향입니다. 반대로 off-screen diegetic sound 는 화면 바깥에서 나오는 소리죠. off-screen diegetic sound의 효과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들려오는 미지의 소리, 그래서 관객에게 호기심, 긴장감, 공포감을 조성하는데 애용되는 음향 요소입니다.

 자, 위에서 diegetic sound 언급해드렸잖아요? 이 사운드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internal diegetic sound 는 내면의 소리이며, external diegetic sound는 반대로 외면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입니다.
위에 잘못 써놨는데, internal diegetic sound, off-screen diegetic sound 와 non-diegetic sound를 sound over 라고 합니다. 잘못 써놓으니까 뭐에 홀린 듯 잘못 발표하게 됐네요.ㅜㅠ 이를 후기를 통해 정정합니다.



자,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2002년작 '피아니스트' 첫 시작 2분 정도를 감상해보세요.






 감상해보시면 위에서 한 소리가 어떤 뜻인지 이해하시게 됩니다.


 자, 그럼 정리해봅니다. 영화에서의 공간을 고찰해보니,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의 스크린이라는 공간에서 여러 음향이 어우러져 이야기가 진행되고 스크린의 구도와 다양한 음향들이 작가의 의도대로 디자인되어 관객에게 특정효과를 기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건 뭐라구요? 지식을 아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 지식을 사용해 작가의 의도를 표현=디자인해내는 비밀을 이해하고 이를 본인이 직접 활용할 줄 아는게 더 중요한 겁니다. 활용하지 못하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죠. 이상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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