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후기] 영화읽기 program.3를 마치며

by 전광준 posted Jun 07, 20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4월부터 시작한 영화읽기가 중반을 넘어서서 어느덧 마무리를 향해 갈 시점까지 왔습니다. 



 충대 학생들이 모두 시험기간 중인데다 흑백영화 게다가 무성영화까지 과연 올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1920년대 독일 표현주의의 마지막 걸작 <메트로폴리스>에는 8명의 관객이 함께 해주셨고, 1945년 네오리얼리즘 시대를 연 <무방비 도시>는 6명의 관객이 영화를 끝까지 봐주셨습니다. ㅇ_ㅇ;



 제가 영화 끝나고 존경심을 표했는데, 이런 고전영화를 일반 관객분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대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영화과 학생들도 잘 안봅니다. 무성영화나 흑백영화를 감상하려면 그 당시 관객의 눈으로 돌아가야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사를 개괄해드린 것입니다.  1910년대 그리피스가 클로즈업을 쓸 당시, 제작자들이 얼마나 기겁을 했는지도 설명해드렸습니다. 지금의 높아진 눈을 뒤로 하고 1920년대 40년대로 잠시 타임머신 여행을 떠나야만, 영화의 위대함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특히 무성영화는 클래식을 이해하는 길라잡이이기도 합니다.



  이틀 연속 함께 해주신 분들은 영화에 있어서 사실주의, 표현주의, 형식주의, 시적 사실주의에 대해 이제 뭔가 감을 잡으셨을 듯 해요. 저 혼자 떠들기만 하면 별 의미가 없었을텐데, 적극적으로 토론에 임해주심도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다양한 생각들을 듣고 사고의 외연을 확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내 남은 인생에 <메트로폴리스>와 <무방비도시>를 또 볼 날이 있을까요? 영화를 좋아한다는 저조차 고개가 절레절레.... 그런데, 재밌게 보셨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특히 <메트로폴리스>를 보며 특수효과와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 놀랍다는 반응과 함께 영화에 대한 질문들이 마구 쏟아졌으며 영화와 관련하여 이 시대에 '주관'을 세우고 살아가는 문제에 대해서도 활발히 논했습니다. 영화사와 영화 자체만 이야기하고 끝났다면 단순한 지적 허영에 지나지 않았을 터입니다. 우리 생활 곳곳에 적용되는 영화 속 이야기들 덕에 우리네 삶까지 확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전이겠지요? 



  내용을 실을 수 없어 아쉽지만, 저나 참석하신 분들모두 험한 세상에 용기 하나쯤 가지고 살아갈 계기가 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중요한 결정을 앞둔 시점에 영화에 용기받고 여러분과의 토론에서 용기얻었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그래서 서로 위로가 되어주심에 감사드릴 뿐입니다.





메트로폴리스



 1920년대 1차 세계대전 후, <다다이즘>의 영향과 당대 철학이 만나 과학기술과 인간, 계급, 아바타 등을 성찰한 독일 표현주의의 마지막 걸작 <메트로폴리스>


 <메트로폴리스>란 한 개인이 소유한 거대 기업도시를 유지하기 위해 지하도시에 숨겨져 착취당하는 시민들. <기업도시>, <신자유주의>까지 연결지을 수 있는 깊은 성찰이 담겨있다. 지하도시는 80년대 인기만화 <미래소년 코난>의 모티브가 됐다.




 미래영화의 시조라 불리게 된 영화속 이미지들


 영화사상 최초의 로봇이미지가 등장한다. 훗날 <스타워즈>, <제5원소>, <아이, 로봇>, <아바타> 등 모든 SF영화의 영감이자 원천이 된 <메트로폴리스>


 요즘의 눈으로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특수효과


 화상전화도 등장하죠? ^^






영화사 요점




 이틀간 해드린 말씀을 초간단으로 요약해드리면,


 영화의 원리를 발명한 에디슨, 그리고 1895년 최초로 영화를 상영한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 8년뒤 움직이는 사진이 이야기를 창조할 수 있음을 알게된 에디슨의 부하직원 에드윈 포터, 영상언어를 세련되게 가다듬은 1910년대 그리피스의 활약과 고전적 편집의 완성, 1920년대 소련의 몽타주 이론가들, 그리고, 독일의 표현주의, 프랑스의 시적 리얼리즘, 이탈리아의 역사 스펙터클물, 헐리웃은 뮤지컬, 갱영화, 스크루블 코미디등의 장르영화들이 호황을 누립니다. 영화발명부터 20년대까지의 흐름은 대충 이렇구요. 30년대 들면 정치적 이유로 미국 헐리웃으로 건너간 독일의 영화인재들, 이후 독일은 나치즘의 선전도구로 영화가 제작됩니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영화의 황금기가 찾아오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전역이 피폐해진 가운데, 이탈리아에서 네오리얼리즘의 서막을 알리는 <무방비 도시>가 공개되면서 전세계적인 호응과 지지를 얻게 됩니다. 이후 수년간 네오리얼리즘은 하나의 시대조류로서 유행되었으며, 60년대 프랑스의 누벨바그 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죠.







*영화읽기 프로그램 안내 링크 https://100books.kr/?no=12652



Articles

1 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