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창디에게

by 김억중 posted Jun 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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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저 담벽,

저기 저 라일락,

저기 저 별,

그리고 저기 저 우리집 개의 똥 하나,

그래 모두 이리와 내 언어 속에 시라.

담벽은 내 언어의 담벽이 되고,

라일락은 내 언어의 꽃이 되고,

별은 반짝이고,

개똥은 내 언어의 뜰에서 굴러라.

내가 내 언어에게 자유를 주었으니

너희들도 자유롭게 서고, 앉고, 반짝이고, 굴러라.

그래 봄이다. ...."


(오규원, 시집 "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다.')





무심코 존재하는 사물들도 시인의 언어에 포착되면 저마다 독특한 빛을 발한다.


언어를 빌어 사물들이 원하는 대로 그 자리에 그런 모습을 찾아주는 일!


언어에 자유를 주어 봄을 맞이하게 하는 일!



소통과 표현의 매체만 다를 뿐,

시인이나 창디맨의 작업!
 
무에 그리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