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문득문득 "지금 내가 왜 여기에 있지'라며 주위를 둘러볼 일이 있다. 이에 김억중교수는 말한다. "사유하는 눈으로 그 자리, 그런  집, 그런 삶을 읽어라." 형태의 구성을 개념화하여 실존을 사유하며 언어적 공간으로 표출하는 집을 읽는다는 것은 존재에 대한 물음에 존재가 들려주는 목소리이다.

 

존재와 시간/공간은 청춘의 사랑처럼 다 아는 것 같은데 표류한다. 중력 평형계 상의 시간은 그렇다 쳐도, 내가 서있는 공간의 의미를 알고 구성해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창의성 디자인은 한 사람의 염원을 어화둥둥 지화자로 답한다. 공간과 형태가 주는 카타르시스를...

 

역사의 지평에 서서 오던 길을 되둘아 보면, 치열한 존재의 물음에 환경에 적응해 나간 경험을 이야기하며 최근의 대량생산 다소비 시대를 지나 이제 지식정보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창의성이다. 곳곳에 창의성이 난무하고 있다. 수많은 창의성 발현 방법이 소개된다. 다양성과 통섭을 기치로 한 창의성 디자인 모임은 어쩜 이 시대의 화두에 대한 선문답일지도 모른다.  

 

사유와 사유 속을 들여다 보기를 권하는 김억중교수는 동북아에서 국보로 인정하는 반가사유상을 떠올리게 한다. 불꽃같은 열정, 푸른 바다 같은 포용과 식견, 섬세한 미적 감각, 미륵과 같은 겸손이 꼭 반가사유상이다. 문학적 시적 식견과 동양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나오는 인용 및 은유는 예술가 철학자를 넘어서는 현자이다. 특히 발표용 ppt 자료는 슬라이드 하나 하나가 예술작품이다. 단순한 원과 사각형 및 색의 구성이지만 다음 페이지가 무슨 모습일까 어떤 명구가 나오나 군침이 돌게 하는 일품이다.(개인적으로 가장 감사한 것은 ppt의 아름다움이며 정성인지 평소의 재능인지 늘 궁금)  

 

공간 구성의 힘과 구성의 묘미를 읽어가는 창의성디자인 모임은 이땅의 아름다움을 찾아내어 가치를 부여하며 계승함으로써 존재의 의미를 깊게 하는 재미를 만들어 간다. 참여에 의해서...공감에 의해서...몰입에 의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