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부터 좋은 일이 있어 박성일 원장님을 대신하여 안내드립니다.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최승훈 박사)에서 새해부터 백북스 운동에 동참하는 책읽기가 시작됩니다. 연구원내에 백북스 지부를 만들어 지부활동을 벌일 예정이며, 백북스 모임에도 참석 예정입니다.
명칭은 <한의학연구원백북스> 예정입니다.
매월 세번째 화요일을 모임일로 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에 첫번째 초청강사는 한남대학교(건축학과) 김억중 교수님(백북스 이사) 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선정도서 : 건축가 김억중의 "읽고 싶은 집, 살고 싶은 집"
일시 : 2012년 1월 17일 (화) 오후 4시30분
장소 : 한국한의학연구원 다산관 소강당
한국한의학연구원 http://www.kiom.re.kr
찾아오시는 길
도서정보
지은이/ 김억중
펴낸이/ 이건복
펴낸곳/ 도서출판 동녘
초판인쇄/2003.8
모두가 건강한 몸, 아름다운 몸매를 만드느라 몸살을 앓는다. 칼릴 지브란의 말처럼 ‘네 집은 네 큰 몸’이니, 자기 몸을 진정으로 소중히 생각하는 이라면 집도 좀 잘 보살필 일이다. 대출받아 집 장만하기, 아파트 평수 늘리기, 임대소득 올리기, 프리미엄 받고 분양권 팔기..., 이런 정도 ‘제테크’는 웬만한 이들에게 해묵은 상식처럼 되었을는지 모른다. 집을 수단으로 돈을 벌어보려는 이들은 많아도 정작 건강하고 좋은 집짓기를 고민하는 이는 드물다. 그러니 골목마다 빼곡이 그리 많은 집이 있어도 집다운 집이 드물 수밖에 없다.
엄청난 돈을 들여 인테리어는 점점 더 번지르르해진다. 하지만 거실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바깥 풍경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디자이너의 손길이 채 닿지 않는 앞동의 스산한 뒷모습이다. 세대간 소외 현상이 날로 심화되어 더불어 살아가는 맛이 없는 것 또한 여전하다. 자연, 세상, 인간이 서로 등진 ‘불화의 공간 구조’는 해결하려 하지 않은 채, 모두 호화로운 인테리어 장식에만 열을 올린다. 값비싼 대리석 바닥에 호화판 바로크식 가죽 소파, 크리스탈이 주렁주렁 달린 휘황한 상들리에, 현란한 장식 몰딩을 단 유리 수납장과 문틀, 문짝, 디럭 침대,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의 양풍 난간, 산뜻하게 다듬은 잔디밭과 기암괴석이 있는 정원, 으리으리한 철제 대문, 철옹성 같은 옹벽 담장 등이 기본이다. 맘껏 화려하게 뽐낸 국적 불명의 인테리어가 안방을 자극하여 셋방살이 서러움을 견디어 내고 기어이 다다라야 할 꿈 같은 그림으로 뇌리에 박힌다.
하긴 값비싼 가구와 장식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 사이의 불협화음, 공간과의 불행한 동거가 보기 민망한 것이다. 먹고살 만하다는 과시욕으로 충만한 모습을 보기가 안쓰럽고 허전한 것이다. 게다가 어떤 프로그램들은 ‘건축이 곧 실내장식’인 것처럼, 좋은 집은 인테리어만 잘하면 된다는 식으로 왜곡된 진실을 화면발 위세를 앞세워 대대적으로 유포한다. 벼보다 피가 억센 법이던가, 집의 근본은 묻지 않고, 껍데기의 화러한 변신만을 부추긴다. 좋은 집은 근본이 바로 서야 한다는 만고의 진리가 위기를 맞고 있다.
내가 읽었던 좋은 집은 모양만 멋있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알 수 없는 매력이 있어 내 마음을 휘어잡았다. 좋은 집은 정녕 되돌아가야 할 고향이었고 따뜻한 어머니의 품이었다. 단순히 살아가는데 편리함을 주는 게 아니었다. 자연의 변화와 함께 삶을 관조하게 하는 소요유(逍遙遊)의 힘이 자리했다. 공간을 둘러싼 형태 요소는 하늘-땅-사람 사이의 아주 특별한 관계에 개입하여 삶의 기쁨과 감동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 그 아름다운 집에 사는 것보다 더 큰 축복이 어디 있으랴 싶었다. 좋은 집에서 사는 것이 곧 삶을 다스리는 최상의 지혜임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강의에서는 경북 양동마을의 ‘서백당(손동만 가옥)’의 행복한 집읽기를 통해 집다운 집의 진면목을 살펴보도록 한다.
감사합니다.
김홍섭 회원님이 첫발을 내디디셨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축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