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는 없다. 위대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인생을 들춰보면 그들이 어떻게 그런 성취를 이루어 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여러가지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 성취가 귀하고 소중한 것일수록 그에 합당한 가격표가 붙어 있다는 것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정상에서 친구를 만나게 된다는 말처럼 수학자 존 내쉬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모든 것을 바쳐 하루하루를 보낸 결과 정상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성공적으로 입성한다. 하지만 내쉬는 남보다 조금 더 지독한 주변 사물에의 관심 때문에 정신분열증을 얻게 된다. 정신질환 가운데 가장 비극적이고 변화 무쌍하고 불가사의하다는 편집증적 정신분열증의 파괴적인 모습을 30살에 처음 보인 뒤 외계인이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등의 말을 하며 이후 30년 동안 망상, 환각, 사고와 감각 교란, 의지력 상실 등으로 고통 받는다. 한때 뛰어난 학생으로 명성을 날리던 프린스턴대학교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캠퍼스의 유령이라는 이름으로 존재를 지속해나가며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하던 내쉬는 21살 때 쓴 박사학위 논문 ‘비협력 게임’으로 44년이 지난 1994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는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의 정신분열증은 그의 아들에게도 발병한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많은 사랑을 받았던 동시대를 함께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지성 존 내쉬의 살아있는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