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식이 있던 날, 누구나 달던 왼쪽 가슴의 손수건도 없었고 무슨 바쁜 일이 계셨던지 아버지나 어머니의 손도 잡지 못한 채 마을 또래와 학교에 갔다. 세월이 한 참 흐른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더러는 그렇게 학교에 간 사람들도 있겠다 싶다. 이래 저래 어려운 생활 때문에 조손 가정으로 혹은 편부모 가정으로 제대로 제 때에 축복받지 못 한 채 살아왔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말이다. 초등학교 3,4학년 무렵에 부산 반여동으로 전학 간다며 그 넓은 운동장 한 귀퉁이에서 이별을 아쉬워했던 친구는 지금쯤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고, 중학교 1학년 무렵 낯선 도회지인 대구에 전학 왔을 때 고구마 조림을 해주며 보잘 것 없는 나를 자랑해주던 친구는 지금쯤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중학교 3학년 무렵 하교 길에 지하도 옛날 호떡을 사 먹으며 앞으로의 진로를 함께 고민하며 겨울 방학이면 비슷한 가정 형편에 우의를 다졌던 친구는 마음 깊은 만큼 또 어디서 어떤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엉뚱한 명령에도 소리 없이 따라 주며 나를 보호해주던 군대 후임병은 지금쯤 훌륭한 생물과학 분야에 박사까지 되었는지 궁금하다. 제대하는 날 나의 진로를 위하여 따뜻한 편지를 보내주었던 그의 미래는 보장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막걸리 한 두 잔에 마이웨이를 서로 돌아가며 리메이크해 부르던 통기타 가수는 음반을 내었고 충북 진천이 고향이라던데 부모님의 인테리어 사업을 함께 하는지 돈은 잘 벌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 동안 그런 풍류와 개성을 보면서도 나의 길을 바로 세우는데 영향을 많이 받기도 했었고 언제나 나를 긍정적으로 대해주었는데 우연이라도 그 친구의 노래를 만난다면 누구보다 가장 먼저 다가가서 가장 큰 박수로 화답해주고 싶다. 사는 게 궁금하기만 한 오래 전 친구를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어느 누구는 나이가 들면 새로운 친구를 사귀지 말라고도 했다. 사업적으로 경제적으로 도움 되기 힘들다는 얘기가 아닐런지 모르겠다. 현재, 어떻게 살아왔고 무엇으로 사는 지 잘 알지 못하지만 한 친구와 한 길을 가고 있다. 앞으로의 일이 뜻대로 잘 될 수도 잘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길 위에서 후회하지 않을 마음이다. 친구, 사귄지 얼마 되지 않아도 가깝고 서로 공감하면서 서로 도와줄 마음이 있는 사람이다.
한도[韓道] 김수호[金秀鎬]의 하루-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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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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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인테넷인 시공간을 연결해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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