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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차 경영경제 모임 후기]나의 글쓰기는 첫사랑에서 시작됐다.

by 류우정 posted Jan 1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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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쓰기는 첫사랑에서 시작됐다.

 


중학교 1학년, 담임이 국어 선생님이셨다.

그 나이 소년, 소녀라면 그 이름 앞에 '문학'자를 붙여 볼 만한 시간을 지내봤음직하다.

나도 그런 의미에서 문학 소녀였다.

잠들기 전, 이불을 뒤집어 쓰고 윤동주 시집을 쥔 채

한 편, 한 편 외고서야 잠에 들었다.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해, 국어 선생님을 좋아한 게 먼저인지, 책읽기를 좋아한 게 먼저인지 구분이 가지 않지만. 확실한 건 국어 선생님은 나의 첫사랑이었다.

 






그런 중에 여름 방학이 찾아왔다.

담임 선생님은 자신의 과목 숙제로 "소설 쓰기" 를 내주셨다.

 





첫사랑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그 마음뿐이었다!

 







여름 방학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 소설 쓰기에 집중했다.



제목은 "아카시아꽃 향기 속으로"

대충 이야기의 줄거리는 마흔 살 가량의 남자가 소년 시절 겪은 성장통으로 아름다운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윤동주 시인을 통해 알게 된 시인 릴케의 시를 소설 안에 넣고, 애련한 첫사랑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나는 정말 고뇌! 하며 소설을 썼다.

국어 선생님께 잘 보이고 싶은 마음과 아무래도 글쓰기가 재밌었던 것 같다.

 







드디어 개학을 했다.

국어 시간이 찾아왔다!


내 글을 선생님께서 읽으셨다.

우와~! 우와~! 아이들의 호응도 이어졌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모방은 성공의 어머니"라는 평론을 내놓으셨다!

 







아니!

전 모방한 적 없어요! 여름 방학 내내 고뇌한 저의 창작물이라고요!

 






그 사실을 수업 후 선생님께 전하고, "잘 썼다"는 칭찬을 받고서야 나의 여름 방학 숙제, 소설 쓰기는 성공으로 끝났다.





얼마 후, 우연히 국어선생님이 아이 셋을 두 아이는 양 손에 한 손씩 잡고, 한 아이는 업은 채 다정히 걸어가는 모습을 본 후, 나의 첫사랑도 슬픔으로 끝났다.

 







그 후,

대학 학부 시절. 대학 신문사 기자 생활을 3년 넘게 했다.

아마추어 대학생 기자.



사상 교육을 받지는 않았지만,

좌, 우파가 뭔지, 왜 조중동을 읽지 말라고 하는지, 왜 미국을 욕하는지 등 세상을 알기 위해서라도, 또한 환경과 생태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나는 쓰기 위해 읽어야 했다.

 

손석춘, 홍세화, 리영희, 박노자, 한홍구, 한겨레, 녹색평론 등을 읽고 조중동을 읽었다. 그렇게 나는 쓰기 위해 읽었으며 읽고 난 후 써서 알렸다.

 







흥분되고, 재밌는 글쓰기 작업이었다.

 





대학 시절 내내 나의 글은 한 명의 독자(편집국장을 시작으로)라도 읽게 되는 글이 되었다. 그렇기에 남을 의식한 글쓰기가 되었다.

 







2009년의 나는 이성적 글쓰기를 목표로 했다.

 


연말이 되면 지난 해 쓴 글을 훑어보는 습관이 있다.

2008년 연말, 지난 글들을 정리해 다시 읽어 보니 단순 감정적 토로와 감정적 단상들이 대부분이었다. 자신에게 부끄러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그런 이유에서라도 올해는 감정의 과한 표출에서 벗어나 이성적 글쓰기를 통해 자기 발전을 꾀하리라 자신과 약속했다.

 







-

 







지난 13차 모임의 주제는 "글쓰기의 전략"이었습니다. 선완규 편집주간께서 재밌는 강연을 해주셨죠! 서로 자신의 글쓰기 경험을 나누는 자리에서 많은 회원들이 참여해주셔서 몇몇 말 못한 1인의 한 사람으로 저의 경험을 글로 대신합니다.






참고로, 이 글은 후기로 봐주세요! 백일장을 염두에 두고 올리는 글이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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