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아카데미

2014.07.08 20:47

엔트로피와 불가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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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로 보는 불가사의


'불가사의'라는 상황은 우리가 일상적인 상식으로 이해하기 매우 곤란한 상황을 의미합니다. 좋은 예로서, 에셔의 그림 중에 폭포라는 그림에서 볼 수 있습니다.  폭포에서 물이 떨어져서 흐르다가 떨어지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서 다시 떨어 집니다.  이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의 힘으로 돌아가는 수차는 무한동력 장치가 되는 것입니다. 
이 것 외에도 에셔의 그림에는 많은 불가사의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자기 손으로 그린 그림이 자기 손을 그리고 있습니다. 자기 손은 자기가 그린 그림이 그리는 그림입니다. 

"내가 그림을 그리는가? 내 그림이 그린 그림이 나인가?"
장자의 호접몽도 불가사의를 이야기 합니다.
불가사의가 물리학의 근본 문제,  우리가 물리학을 하는 이유인 것입니다. 



그런데 불가사의不可思議라는 말의 기원은 유마경의 불가사의품不可思議品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 경의 설정이 일종의 사고실험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불가사의한 상황을 직접 체험해 보고 불가사의로부터 빠져나와 보자는 것입니다. 즉 목적은 불가사의로부터 빠져나오는 것입니다. 이글을 읽는 분도 불가사의로부터 빠져 나오시기 바랍니다.


이 경의 설정은 이렇습니다.
'유마'라는 재야 물리학자가 병에 걸렸다고 합니다.( 앞의 사정은 생략하고 불가사의품만 봅니다.
그래서 10명의 박사후 과정의 물리학자와 교수급 박사인 물리학자 한 명이 유마 박사의 병문안을 갑니다. 교수급 물리학자의 이름은 '문수'입니다.
유마의 병실에 들어오니, 유마 박사의 병실 한 가운데, 유마박사가 침대위에 누워있고, 사방 9자 방에는 아무런 가구도 없습니다. 문병 온 사람들이 앉을 의자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수 박사와 10명의 박사후 과정이 유마박사에게 문병을 합니다. 일반적인 문안 인사를 마치고, 묻습니다.


"박사께서 어찌하여 병이라는 '부조리한 상황'에 빠지셨습니까?"
"일반인들(중생-생명있는 존재들)이 부조리에 빠지기 때문에 박사도 부조리에 빠집니다."

병病이라는 것은 비자연적인 것으로 부조리한 상황으로 봅니다. 부조리와 불가사의는 같은 것인데, 일단 구별해서 써봅니다.
부조리는 사회의 일반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박사도 짐짓 받아 드린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만약 전쟁이라는 부조리한 상황이 그 사회에 발생하면, 성인이든, 속인이든, 귀족이든, 평민이든 차별없이 이 부조리한 상황에 휩싸이는 것입니다. 박사들은 '부조리'가 비자연적이고, 비물리적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물리상황이 아니므로 초연해야 할 것 같지만, 이것은 생명이 있는 동안에는 일반적인 것이기 때문에, 유마 박사도 스스로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일반화' 이것은 법칙의 기반이고, 누구에게나 평등한 것입니다. 이 경에서도 우리의 지식의 기반이 일반화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꼽짝 못합니다)


그러면서 역으로, 문병 온 박사들에게 불가사의한 상황을 체험하게 합니다. 찾아온 박사후 과정의 박사 중 한사람이 "어디에 앉아야 할까?" 하며, 의자를 생각하자, 유마 박사는 알아채고, 앉을 자리를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의자를 방안에 '생기게' 합니다. 그런데 넓이 9자*9자 방에 수 km*km*km의 의자를 11개 만들어 앉으라고 합니다. 박사후 과정들은 아연실색합니다. 아홉 자 방에 수 km의 의자가 생기는 것도 놀랍지만, 어떻게 이런 큰 의자에 앉을 수 있단 말인가?
순간 불가사의한 상황에 처합니다.


그러나 유마박사는 태연히 앉아 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앉으려고 하니까, 10명의 박사후 과정과 문수 박사가 수km 입방의 의자위에 앉아집니다.
이런 상황을 불가사의한 상황이라고 제안을 하면서,  이 경은 불가사의한 상황을 사고실험으로 제안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가 이해 가능하겠습니까?
다른 사람이 아니고, 지금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과 내가 유마의 병실에 방문해서 같이 이런 상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km 높이의 의자에 보통의자에 앉아 있듯이 앉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경이 이런 상황을 제안한 것은 불가사의한 상황이 이해하기 불가능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우리 뇌와 몸의 신경망을 재배열하면 이해 가능하다는 것을 얘기하려는 것입니다. 구대칭차원론을 받아들이면, 우리는 이런 상황을 이해 가능한 것입니다.  설정자체는 위의 에셔의 설정이 간편하고 멋있는것 같은데,  이 경의 설정을 굳이 가져온 이유는 

"이런 불가사의한 상황이 물리적으로 이해가능하다"
고 하는 이 경의 취지가 맘에 들어서 입니다.

우리가 물리학을 중심으로 불가사의한 의문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서울백북스에서 강의가 있었던, "無로부터의 우주"에서 강의한 내용 중에서, 이종필 교수가 강의의 앞머리에 제시한, 우리가 우주에 대하여 궁금해 하는 것의 예, 우주의 나이, 크기, 질량, 탄생, 미래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종필 교수님이 제공한 자료에 있는 것처럼, 현대물리학은 이런 의문들에 대하여 매우 잘 대답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에너지 중심물리학이 만든 성과로 제공되는 것인데,  만약 내가 이런 내용들로 나의 불가사의가 풀렸다면,  내가  앞의 글에서 쓴  에너지중심의 물리학에 대한 폄훼에 대하여 사과하고 취소해야 합니다.
그런데  나는 만족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나는 현대물리학의 대답에 대한 남겨진 불가사의를 얘기하려고 합니다.

1차적으로 이글에서는 남아있는 불가사의의 예시로 한 가지만 얘기합니다.
위의 예시들 중에 시간에도 해당이 되고, 탄생에도 해당이 됩니다.  만약 어느 분, 에너지 중심물리학자가 나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당신은 60년 전에 당신의 부모의 몸에 잉태되는 순간에 당신의 시간이 출발했다.
그 전에는 당신에게는 시간도 없었고, 공간도 없었다. 그러니까 그 이전의 시간이나 공간은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말하면, 이해 가능한 얘기가 됩니까? 
이해 가능한 얘기가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일반인으로서는 아마도 이해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태반(3/4)이 넘을 것입니다.


우주나이= 138.17 +- 0.48 억년,
이에 따라,  138.17+-0.48억년 전에는 시공이 없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 이전의 시간이나 공간은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말에 동의해야 하는지? 
그런데 우리가 물리학을 공부하거나, 관심이 있는 일반인이라고 가정하고,
어느 쪽에 표를 던져야 할까요. 이 말을 그냥 받아드려야 할까요, 아니면, 불가사의라고 하여야 할까요?

나는 이것을 첫 번째 불가사의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 ?
    이기두 2014.07.08 20:47
    우리는 종종 내가 그린 그림이 그린 그림을 나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의미장에 갇히고, 동물은 감각장에 갇힌다."

    의미장에 갇힌 존재와 감각장에 갇힌 존재 중에서,
    어떤 존재가 더 여여如如한가?
  • ?
    김정희 2014.07.08 20:47
    이달 모임은 언제인가요?
  • ?
    이기두 2014.07.08 20:47
    음~~~~ 곧,

    소식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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