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아카데미

2010.04.06 01:59

미적분 보충 5

조회 수 2881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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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수학자들이 버클리의 비판에 답하여 미적분학의 엄밀화를 시도했으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런 노력들 가운데 오일러의 연구가 가장 중요하다. 그는 함수의 대수적(해석적)표현들로부터 논증해 나가려고 했다. 그는 라이프니츠의 무한소 개념, 즉 어떤 값보다도 작지만 0이 아닌 양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도함수를 찾는 과정에 대한 오일러의 정당화는 뉴턴이나 라이프니츠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오일러가 형식적이고 올바르지 못한 접근 방식을 통해 미적분학에 공헌한 바는 기하학의 족쇄를 끊고 미적분학을 산술과 대수학의 기초 위에 세우려 했다는 사실이다. 이로써 오일러는 수에 기초를 둔 미적분학의 궁극적 정당화의 단초를 마련했다.


 미적분학의 기초를 건설하려는 18세기 시도 가운데 가장 야심 찬 시도가 라그랑주에 의해 일어졌다. 그가 발표한 ‘해석함수 이론(1797)’의 부제는 “무한히 작은 양, 소멸하는 양, 극한, 유율 등을 사용하지 않고 유한 양의 대수적 해석으로 얻어 낸 미분학의 정리들”이다. 라그랑주는 무한급수(대수학의 일부로 여겨짐)를 사용하여 미적분학의 논리적 기초를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방식이 이전 사람들처럼 세련되지 못했지만 이후 뛰어나 계승자들에게 받아들여졌다. 1784년에 라그랑주의 제안으로 베를린 과학학술원 수학 분과에서는 수학의 무한 문제에 대해 가장 뛰어난 해결책을 내놓는 사람에게 상을 수여하겠다고 발표했다. 학술원의 발표에 따르면 “모순된 가정에서 어떻게 올바른 정리가 그토록 많이 유도되어 나올 수 있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자 하며, 아울러 무한을 대체할 수 있는 참된 수학적 원리도 명확히 확립해 주기를 요망한다” 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거의 모든 18세기 수학자들이 미적분학의 기초를 확립하고자 노력했거나 최소한 그에 대한 의견을 표명했고, 또 한두 사람은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기는 했지만 그들의 노력은 가시적 성과를 가지지 못했다. 미적분학을 두고 볼테르는 “존재하는지 확인할 수도 없으면서도 그것을 셈하고 측정하는 기법”이라고 했다.


 혼란과 불안과 적의에도 불구하고 18세기 위대한 수학자들은 미적분학을 크게 확장했을 뿐만 아니라 이로부터 완전히 새로운 분야를 탄생시켰다. 무한급수, 상미분방정식과 편미분방정식, 변분법, 복소함수론 등, 오늘날 수학의 핵심을 이루는 분야가 탄생했는데 이 모든 것을 통틀어 해석학이라 부른다. 수학이 패턴의 과학이라는 생각에 익숙한 현대 수학자들은, 순차적인 근사 과정을 통해 수적 기하학적 패턴을 찾는 것을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1821년에 이르러 프랑스 수학자 코시(Augustin-Louis Cauchy)에 의해 극한이라는 핵심적인 개념이 개발되었고, 몇 년 후 독일 수학자 바이어슈트라스(Karl Weierstrass)가 극한 개념의 형식적 정의를 내 놓음으로써, 미적분은 개발된 지 거의 200년이 지난 후에 비로소 튼튼한 발판을 얻었다.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개발한 방법은 그들을 이끈 직관이 타당했기 때문에 유효했다.




크기들이 사라지며 결과로 산출되는 궁극적 비율은 엄밀히 말하자면 궁극적인 크기들의 비율이 아니라, 한계 없이 줄어드는 그 크기들의 비율들이 다가가는 한계점이다.




위에서 언급한 x²의 기울기 함수를 찾을 때, h가 0에 다가갈 경우 비율 2xh+h² /h 이 어떻게 되는지를 고찰하는 것은 허용되는 고찰이다. 그러나 h는 0이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코시와 바이어슈트라스가 등장할 때까지, 라이프니츠와 뉴턴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극한 개념을 엄밀한 수학적 방식으로 파악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그들이 문제의 패턴을 정적인 방식으로 식별해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뒤로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수학자들의 언어가 운동적인 패턴의 정적인 포착임을 기억해야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뉴턴이 행성의 운동을 연구하면서 시간과 위치의 관계를 함수(정적 패턴)로 파악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함수란 한 쌍의 수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정적이다. 미적분학에 엄밀한 토대를 마련하는 일의 핵심은, 이와 동일한 발상을 기울기 근사 과정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증가량 h가 0에 다가감에 따라 점점 더 근사한 기울기를 얻는 동적인 과정 역시 정적인 방식으로, 즉 h의 함수로 파악할 수 있다. 바이어슈트라스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체화했다.


 어떤 함수 f(h)가 있다고 하자. 우리가 앞에서 본 예에서는 f(h)가 비율 2xh+h² /h이다(이때 x는 고정된 것으로, h는 변수로 간주된다). h가 0으로 다가갈 때 함수 f(h)의 극한이 어떤 수 L(우리의 예에서는 2x)이라는 말은 정확히 다음을 의미한다.




0보다 큰 임의의 수 ε에 대하여


다음을 만족시키는 0보다 큰 수 δ가 존재한다.


만일 0≺∣h∣≺δ 라면, ㅣh-Lㅣ≺ε이다.




이 의미를 뒤집어 이해해보면, ㅣh-Lㅣ은 0에 근접한 아주 작은 값이고, 그것보다 큰 ε에 대해, 절대값 h보다 큰 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함수(정적관계) 내부에 임의의 정적(靜的)관계를 나타내는 임의의 δ의 존재에 대한 정의이다. 이 정의에는 어떤 종류의 동적인 과정도 언급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정적과정을 한걸음 더 내디딤으로써 수학적 언어로 그 동안의 명확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한 분명한 정의라 할 수 있다 - 운동의 무한한 매 순간을 함수관계(靜的관계)로 표현하는 것이 직관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러한 것들을 그래프로 그리듯이. 수학자들이 이 정의에 도달하는 데 대략 2백 년이 걸렸다.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시대에는, 함수를 변화나 운동의 과정이 아닌, 한 항목으로 간주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중요한 인지적 성취였다. 그들은 함수들의 기울기를 혹은 다른 변화량들을 순차적으로 근사를 통해 계산하는 과정과 관련된 다양한 패턴들을 지침으로 삼아 연구를 진행시켰다. 그러나 그들은 더 뒤로 물러나서 그 근사 과정의 패턴들 자체를 수학적 탐구 대상으로 삼는 것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미적분학의 기법들이 보다 익숙해진 후에야 바이어슈트라스의 개념적 도약이 가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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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주성 2010.04.06 01:59
    흥미롭네요.
    아직 고등학생이라 이해는 힘드지만 무한급수를 유추하기 위한 역사를 보니 ε의 존재가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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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승철 2010.04.06 01:59
    미적분의 역사를 자세히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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