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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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진리가 아니고, 진리를 다루지도 않는다. 실제로 모든 수학이론이 수학적 진리와 무관하다는 증명을 이 책에서 흥미롭게 전개해 놨다. 수학은 몇 가지 규칙을 정해 두고, 그것을 이용해 어떤 명제를 끌어내거나 반박하며, 필요한 계산을 하기도 하고, 계산하는데 필요한 어떤 모델을 만드는 게임이다. 게임은 즐거운 것인데,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는 과학을 표현하는 데 필요한 도구로서의 수학만을 알고 있었다. 나에게 수학은 단순히 입시용으로서 문제를 푸는 도구였던 것이다. 입시의 압박에서 벗어나 조금 더 자유로워진 지금에서야 수학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언어라는 걸 알았다. 그리고 이제는 수학으로 비판적 사고를 훈련하고, 창의적인 사유의 자극을 받을 수 있음을 알았다.


수학의 추상을 이용하면 세상의 모든 것이 같아 질 수도 있다. 이를 등가적이다.’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여기서는 각각의 개체는 하나라는 점에서등가적이다. 자연수와 짝수 중 어떤 게 더 많을까? 유한한 길이를 갖는 선분과 무한한 길이를 갖는 직선도 같은 수의 점을 갖는다? 칸토어는 집합론으로 무한의 신비를 나타내고자 했고, 그것으로 신을 증명하려 했을지도 모른다. 또한, 프랙탈 기하학에서는 표면적은 무한대이지만 부피는 0인 입체가 나온다. 이는 우리가 흔히 수학하면 떠오르는 딱딱한 이미지와는 다른, 말하자면 예술에 가까운 것이라 해야겠다.


수학은 마술도 과학으로 만들 수 있다. 그것은 과학이 수학으로서 표현가능 할 때뿐이므로, 수학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과학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마술사를 과학자로 만드려면 그가 외는 주문을 공식으로 써내면 된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數理數理 魔荷數理 數數理 娑婆河. 수의 법칙이여, 수의 법칙이여, 새로이 마술을 싣고 있는 수의 법칙이여, 이제 이 수많은 수의 법칙들이 저 사바 세계를 넘쳐흐르리라.”


신이 만든 우주는 반드시 어떤 질서를 가지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수학적으로 표현될 수 있고, 그것은 최대한 단순하면서 간결해야 했다. 그리고 그것은 신이 창조한 질서를 표현하는 것일 뿐이지, 원인이나 실체를 묻지 않는 것이다. 자연은 말 그대로 그저 그렇게있는 존재이고 우리는 그것을 인식하는 주체가 된다. 그리고 수학은 그 인식을 확장시켜 주어 자연을 이해하게 하는 힘이 되었다.


앞에서 말한 것이 자연을 수학화한다고 하면, 전혀 다른 종류의 것들을 비교할 수 있게 한 것은 사물의 수학화라고 할 수 있다. 계산할 수 있도록 질적인 측면만을 추상한다. 추상이라는 말은 특정한 속성만을 남기고 다른 것을 제거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주의할 것은 같은 하나라도 계산을 하기 위해선 같은 척도로 매긴 숫자간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자연과학의 발전할 수 있게 한 미적분학은 강력한 도구이지만, ‘0이 아니면서 0에 무한히 가까운’ <무한소>라는 개념은 수학적으로 취약하다. 어떨 때는 0이 아닌 것으로 취급하고 어떨 때는 0으로도 취급하니, 논리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이후에 엄밀한 정의로서 그 오류를 피하긴 했지만 말이다.
 
집합론을 이용하면 우주 모든 공간의 점을 조그마한 컵에도 담을 수 있다. 이건 부분이 전체를 담고 있다는 프랙탈 이론과도 통하는 내용인가? 수학적인 상상이 이렇게 재미있는 것일 줄이야. 재미있는 것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수학의 역설중에서 가장 고전적인 역설으로서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다.’가 있다. 그 말을 한 사람도 크레타인이어서, 그 말이 참이라면 그 말은 거짓이 되고 거짓이라면 참 이되어 거짓이 되고 만다. 이는 자기 언급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인데, 이는 그 부분의 조건을 엄밀히 해 줌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수학은 엄밀함을 따지고 들어가면서 모든 수학을 하나로 통합하려고 노력했었다. 그러나 그 끝에는 어떤 정리도 불안정할 수 밖에 없다는 괴델의 정리에 의해서 좌절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지금은 정관사 the가 붙은 the Mathmatics는 없고, 이런 저런 수학들만이 남게 되었다고 한다.


 


 


수학의 역사를 따라오면서 그 발전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추구하고자 했던 엄밀함의 끝은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논리적으로 비판함으로서 삶에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도구로서 발전되어 왔다. 그런 수학적 토대 위에 과학의 발전이 있었고 지금의 물질 문명을 이루고 자연을 설명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또한 비교될 수 없는 것 사이에서도 등가관계를 만들어 내는 등 추상적 사유를 가능하게 하니, 수학이 모든 학문을 포괄하는 학문의 체계라는 보편수학을 말한 데카르트가 이해되기도 한다. 책의 제목을 나름대로 풀어보면 수학은 꿈꾸듯이 생각하는 것이다. ‘수학의 본질은 자유라고 말했던 칸토어처럼, 이 책을 통해서 자유를 조금 맛볼 수 있었고, 좀 더 자유로운 사유를 하기 위한 수학을 알게 되어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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