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외계인들과 탐색전...

by 김제원 posted Apr 1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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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4차원이니 외계인이니 하는 말이 유행합니다.
생활속에서 특이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에게 붙여주는 말인데, 제 생각엔 속빈 강정같기만 합니다. 
한마디로, 저게 무슨 외계인인가...  단지, 제 생각에 잘 빠지는 타입일뿐, 지루하도록 평범한 인간이구만...

진정한 외계인이라면,
각자 생업을 가지고 있는데도, 한달에 한번 날 좋은 토요일에, 그것도 대학로에 모여,
다 큰 어른들이,
한 번에 대여섯 시간씩이나,
미적분을 배운다.

뭐, 이정도는 되야하지 않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수학.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공부하지 않을 수 없는 수학.
잘 하는 사람들조차도 때로 컴플렉스에 빠지게하며,
누구는 수학과 과학을 피해 문과로 갔다고도 하고,
심한 이들은 멀미를 체험하기도 한다하는 그 수학.

그 중에서도 미적 미적 미적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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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거창한(?) 뒷풀이 재미있었습니다.

연세 많으신 분들은 왜 오셨을까? 이해는 하고 계신걸까? 여자들은 수학을 싫어한다던데... 잘 못한다던데... 문과 전공이신 분들은 지금 머리속에 무슨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혹시 지극히 뻣뻣한 몸으로 트리플 루프를 시도하고 있는건 아닌지...ㅎㅎㅎ

많은 궁금증들 때문에, 수학 공부하러가는 부담보다는, 진정 '외계인들' 보러 가는 흥미진진함에,
토요일이라도, 대학로이지만, 발길이 가볍네요.

그리고,
고등과학원 이론물리학자에게 가르침 받는 것도 흔히 있는 기회가 아니기에,
행복한 마음으로, 오늘은 또 어떤 미적분 스킬들이 꿀떡 꿀떡 넘어갈까 기대를 하며 출석하고 있습니다.

대학 1학년 기말에서 미적분 120점 만점 받으신(ㅋㅋㅋ) JP님의 수학 강의를 보면,
와호장룡의 경공술 보는 것 같습니다.
힘 하나 안들이고 슬슬 달릴 뿐인데, 지붕위를 가볍게 날아다니는...

어렵고 뻣뻣한 수학 개념들을 다듬이 방망이로 자근자근 두드려서, 고분고분해질 때까지 끈질기게 두드려서, 머리 속에 차곡 차곡 포개 놓으신것 같아요.

그 풀려나오는 모양새가 여간 부드러운게 아니며,
풀려나오는 수식들이 한 놈도 뻣뻣한게 없고, 고분 고분하네요.



어제까진, 그럭저럭 고교시절의 기억들이 되살아나는 듯도하여, 버틸만 하였습니다.
대학 수학은 어떨지,
이제부턴 저도 처음 가보는 길을 가야하지 않나 걱정도 됩니다만.

상대성이론을 수식으로 이해하는 그날꺼정.
거제도에서도 오시고 수원에도 올라가고, 대전에서도 오시는 여러 외계인분들과 함께.
JP님 믿고, 함께 매진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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