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성당, 도예작가 변승훈 선생님의 손길이 닿은..

by 정남수 posted Aug 1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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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강원도 평창에 있는 큰집에 다녀왔습니다.
지난번 도예작가 변승훈 선생님의 강연을 들은 후에야,
올챙이국수 사먹던 대화장거리에 있는 대화성당에
 변승훈 작가님의 작품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들렀습니다.


큰집은 정말 두메산골입니다.
아침에 눈뜨면 펼쳐지는 절경이 일상입니다.


대화장날은 4일/9일~
어제는 온 동네가 한가하고 비만 주룩주룩.


일요일 미사가 끝난 시간
대화성당은 조용하고 비오는 소리만 들립니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아우라가~ㅎㅎ


지난번 강연때는 내부모습만 봤었는데,
밖에서 보는 대화성당은 소박하고 정갈하고 차분합니다.


성당의 십자가마저 작품이 되는듯 합니다.



성당은 입구에서 직선으로 길을 내지 않고,
휘돌아 성당으로 들어가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그 현관에는 누군가 다리가 불편한 분을 위한 배려가 있고요.


아무도 없는 성당문은 누구를 기다리는 듯 열려있습니다.
혹시 나를??ㅎㅎ


제일 먼저 성수가 눈에 띕니다.
종교가 없는 저마저도 씻어줄 듯한 경건함이 느껴집니다.



작가님의 흔적.ㅎㅎ
작업하신 때가 1998년인 모양인데요.
성당은 어제 지은것처럼 깨끗하고 단정하고 깔끔합니다.
만든이의 마음과 가꾸고 지키는 이의 마음이 같나봅니다.


에너지 절약으로 성당안은 어두컴컴.
그래도 사진이 이만큼 나와줘서 다행.


뒷면의 모습입니다.
실제론 너무 어두워서 작품을 마주하는 동안
차분해지고 무거워지는 기분이 묘했습니다.


깜짝놀랬습니다.
소박하고 아름다운 이 곳(연단? 강단? 설교대? 정확한 명칭을 몰라 난감ㅠㅠ)



성당 안에서 혼자 이 곳을 마주하고 서니,
저절로 숙연해지고 압도당합니다.
혼자서 성당에 머물러본 기억이 없는 저로서는 묘한 경험이었습니다.


다시 뒤돌아보니 정성가득 눈물나는 작품이...


스테인드 글라스마저도 소박하고 아름답습니다.
크고 화려하지 않아도 비오는 어두운 어느 오후 성당 안을 찬란하게 비춰줍니다.


벽마다 장식된 조각들...


어느 곳에서 바라봐도 아늑하게 저를 감싸오는 느낌입니다.


히히히
어느어느 할머니들가 다닥다닥 낮게 앉으셔서
몰래몰래 당신이름 새겨넣으려다 들키셨을까?



작은 조각들이 모여 큰 감동을....
어느 곳 하나 손길과 숨결이 들어가지 않은 구석이 없습니다.


비오던 날 어두운 성당의 이 느낌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환한 어느 날의 다시 가서 또 보겠습니다.
볼 때마다 또 다른 느낌을 주겠죠? (이러다가 신도될라?ㅎㅎ)


훈훈하고 묘하고 아늑한 대화성당을 나와 보니
들어가기 전과는 사뭇 느낌이 다릅니다.

변승훈 작가님의 엄청난 작품이 반전처럼 숨어있는 대화성당.
소박하고 아늑한 것이 그 곳 사람들과 딱 맞는듯 해서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성당에는 저같은 구경꾼(?)도 갑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기도하러 가지요.
자신이 바르게 서길 바라는 마음으로,
때로는 내 가족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누군가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좋은 마음
아끼는 마음
너그러운 마음
서로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들이 
성당이 아니더라도
어느 곳에나
항상 가득하면 좋겠습니다.



201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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