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놀이의 이름은...

by 지석연 posted May 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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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놀이터가 작년에 공사를 했는데, 올해 또 공사를 하더니 새 모습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원래 모래가 많은 놀이터였거든요.
작년 공사때는 바닥을 남김없이 우레탄을 깔고 플라스틱 미끄럼을 설치해 둬서
좀 삭막하고 슬펐는데,
올해는 다시 절반을 모래바닥으로 두고 나무로 된 놀이기구가 좀 더 많아졌습니다.
왠지 좀 더 따뜻한 느낌입니다.

놀이터의 모래는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저는 모래와 흙이 있는 놀이터와 운동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닥 전체는 아니더라도(요즘 학교운동장은 인조잔디를 많이 까네요..),
꼭 일부분은 모래와 흙이 있게 예산이 쓰여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모래 놀이터가 생긴 놀이터를 보면서 반가와 하다가,
2년 전에 동네 놀이터에서 생긴 일을 잠깐 떠올렸습니다.

두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서 
동네 아이들과 같이 놀게 되었습니다.
모래에 쭈그리고 앉아서
모래산을 쌓고, 적당한 나무 막대기 찾아 깃발처럼 꽂아서,
(가위바위보를 아직 할 줄 몰랐던 저희 어린 아이들때문에)
순서대로 모래산의 모래를 자기 앞으로 끌어가면서 
막대기는 넘어지지 않게 하는 놀이...

아시죠? 

처음에 시작하는 사람은 모래를 잔뜩 빼 가고, 
나중에 막대기가 아슬아슬하게 서 있을 때는 
손가락 하나로 조심조심 모래를 긁어가다가 
막대기를 쓰러뜨리는 사람이 술래를 하고...

어린 꼬마 아이들과 함께 모래를 쌓고
놀이를 하면서 깔깔 웃고, 기다리고, 쳐다보고, 긴장하면서 집중을 합니다. 



그걸 지나가는 동네 4학년 남자아이가 보더니, 

반갑게 소리칩니다. 

"아!! 아줌마!!!!! 나, 그 놀이 뭔지 알아요!!!." 

"그래?  이 놀이 알아?"

"네, 학교에서 배웠어요."



'아! 애들이 놀이를 학교에서 배우는구나.....그러게...
 응? 근데, 이 놀이는 이름이 뭐지????'

라는 생각이 들어 물었습니다

"그럼 이 놀이 이름 알아? 이 놀이 이름이 뭔데?"

라고 물었지요.


그랬더니, 그 남자아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 전 통 놀 이 요!!"


(파샤샤~~샥! 제 머리카락이 갑자기 하얗게 세는 느낌.
어릴 때 운동장에서 놀던 기억이, 갑자기 먼 옛날이 되는 느낌..
'일상놀이가 전통놀이가 되면, 난... 늙은거? 그런거?')

그 아이의 '전통놀이요~!'라는 외침이, 제게 많은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웃기기도 했지만, 서글프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그나저나,

그 모래산에 막대꽂고 쓰러뜨리지 않으면서 순서대로 모래 파가는 그 놀이의 이름은
뭘까요????? 동네마다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놀이의 이름을 알고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아는 분 계시면, 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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