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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6 01:11

이 놀이의 이름은...

조회 수 2814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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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놀이터가 작년에 공사를 했는데, 올해 또 공사를 하더니 새 모습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원래 모래가 많은 놀이터였거든요.
작년 공사때는 바닥을 남김없이 우레탄을 깔고 플라스틱 미끄럼을 설치해 둬서
좀 삭막하고 슬펐는데,
올해는 다시 절반을 모래바닥으로 두고 나무로 된 놀이기구가 좀 더 많아졌습니다.
왠지 좀 더 따뜻한 느낌입니다.

놀이터의 모래는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저는 모래와 흙이 있는 놀이터와 운동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닥 전체는 아니더라도(요즘 학교운동장은 인조잔디를 많이 까네요..),
꼭 일부분은 모래와 흙이 있게 예산이 쓰여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모래 놀이터가 생긴 놀이터를 보면서 반가와 하다가,
2년 전에 동네 놀이터에서 생긴 일을 잠깐 떠올렸습니다.

두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서 
동네 아이들과 같이 놀게 되었습니다.
모래에 쭈그리고 앉아서
모래산을 쌓고, 적당한 나무 막대기 찾아 깃발처럼 꽂아서,
(가위바위보를 아직 할 줄 몰랐던 저희 어린 아이들때문에)
순서대로 모래산의 모래를 자기 앞으로 끌어가면서 
막대기는 넘어지지 않게 하는 놀이...

아시죠? 

처음에 시작하는 사람은 모래를 잔뜩 빼 가고, 
나중에 막대기가 아슬아슬하게 서 있을 때는 
손가락 하나로 조심조심 모래를 긁어가다가 
막대기를 쓰러뜨리는 사람이 술래를 하고...

어린 꼬마 아이들과 함께 모래를 쌓고
놀이를 하면서 깔깔 웃고, 기다리고, 쳐다보고, 긴장하면서 집중을 합니다. 



그걸 지나가는 동네 4학년 남자아이가 보더니, 

반갑게 소리칩니다. 

"아!! 아줌마!!!!! 나, 그 놀이 뭔지 알아요!!!." 

"그래?  이 놀이 알아?"

"네, 학교에서 배웠어요."



'아! 애들이 놀이를 학교에서 배우는구나.....그러게...
 응? 근데, 이 놀이는 이름이 뭐지????'

라는 생각이 들어 물었습니다

"그럼 이 놀이 이름 알아? 이 놀이 이름이 뭔데?"

라고 물었지요.


그랬더니, 그 남자아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 전 통 놀 이 요!!"


(파샤샤~~샥! 제 머리카락이 갑자기 하얗게 세는 느낌.
어릴 때 운동장에서 놀던 기억이, 갑자기 먼 옛날이 되는 느낌..
'일상놀이가 전통놀이가 되면, 난... 늙은거? 그런거?')

그 아이의 '전통놀이요~!'라는 외침이, 제게 많은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웃기기도 했지만, 서글프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그나저나,

그 모래산에 막대꽂고 쓰러뜨리지 않으면서 순서대로 모래 파가는 그 놀이의 이름은
뭘까요????? 동네마다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놀이의 이름을 알고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아는 분 계시면, 좀 알려주세요..

  • ?
    김향수 2010.05.16 01:11
    ㅎㅎㅎ, 저도 이놀이 하면서 아슬 아슬 했던 경험이, 맞아요, 처음하는 사람은 아주 많이, 갈수록, 깃대 쓰러뜨리기였구나, 유쾌한 기억이 퐁퐁 쏟아집니다.^^
  • ?
    지석연 2010.05.16 01:11
    - 두산백과사전 (네이버 검색) 중 -
    전통 [傳統, tradition] 문자대로의 뜻으로는 역사적으로 전승된 물질문화, 사고와 행위양식, 사람이나 사건에 대한 인상, 갖가지 상징군(象徵群).
    전통은 이처럼 문화유산의 재평가가 불가결한 요소이므로 그 담당자는 일정한 종교적·정치적·경제적 또는 사회적으로 확고한 결합체이어야 하며 그것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문화의 전통이라는 것은 이처럼 여러 가지 조건을 전제로 한다. 전통을 존중하는 일은 때때로 '전통주의(傳統主義)'와 혼동되기 쉽고, 항상 불리한 평가를 받기 십상이지만 그것은 일정한 문화의 지속적·계속적인 축적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문화 창조에는 필수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전통이 갖는 권위(權威)는 그 담당자의 집단이나 공동체의 구성원에게 전통에 대한 애정·애착 또는 구속을 갖게 하여 거기에 맡기려는 신념체계(信念體系)를 강화한다.

    ** 전통이라는 말의 개념을 보면서, 이전에 있던, 지금은 낯선 놀이를 새롭게 계승한다면 그게 '전통'놀이로 연결이 되겠지요.. 세대가 나뉘면서 놀이가 '전통'이 되는 시점이, 너무 짧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게는 '깃대 쓰러뜨리기' 놀이가, 초등학생들에게 그냥 '일상놀이'일거라는 저만의 생각이 있었나봅니다.
  • ?
    지석연 2010.05.16 01:11
    ㅎㅎ, 저도 아이와의 대화를 떠올리면서 이 놀이의 이름을 주변사람에게 물어보고 인터넷에 찾아보고 그랬어요. 인터넷에는 '깃발 쓰러뜨리기', '깃발 쓰러뜨리지 않기'라는 이름들이 있고, 또 이름을 물어보는 저같은 사람의 질문도 있었어요.
    주변 사람들도, 두꺼비놀이라 그랬다는 사람도 있고, 그건 그 놀이가 아니라는 사람도 있고, 모래성 아니냐는 사람도 있고... 여하튼, 그러면서 다들 "그냥 이름 안 붙이고 논 거 같은데?"라는 반응이었어요.
    숨바꼭질, 고누놀이, 자치기, 땅따먹기 이런 놀이는 이름이 뭔가 놀이스러운데, 이 모래로 하는 놀이를 칭하는 이름은 딱히 와 닿지는 않네요.
    그래도, 궁금해 하는 과정은 재미있고, 의미있었습니다.
  • ?
    전광준 2010.05.16 01:11
    어릴 때는 모래나 흙가지고 많이 놀았는데, 지석연님 글 읽으면서 다시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른이 돼서 이런거 하면 우려의 시선으로 볼까 싶어 멀어진...

    '누가 막대 넘어뜨리나'나 '모래 가져가기'하자 라고 하면 다들 알아들었는데, 정식이름이 있었군요.
  • ?
    이병록 2010.05.16 01:11
    그냥 모래놀이로 이름 붙이죠
    전통놀이라?
  • ?
    지석연 2010.05.16 01:11
    ㅎㅎ 그만큼, 아이들의 놀이가 없어져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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