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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9 02:26

꽃에게

조회 수 2018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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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넘어 눈이 내리는 겨울이다.
모두들 한풀한풀 벗어갈 때 나는 한겹한겹 옷을 껴입는다.
사람들은 그런 나를 간사하다 말하지
그러나 나무는 살기위해 잎을 떨어뜨리고
나는 죽지 않기위해 한겹한겹 옷을 껴입는 것이다.
그 뜻은 죽지 않고 사는것
결국엔 같다.
내가 간사하면 너도 간사한거다.

우린 삶을 사랑한다.
나에게 삶이 선물이듯 너에게도 삶은 귀중한 선물일 것이다.

오늘은 물도 얼은 겨울의 날씨이다.
그런 날 오늘 너를 보니 가여운 맘이 앞선다.
모든 꽃들이 시든지 오래. 그 뽑혀진 안타까운 꽃들의 운명속에서
너는 운좋게도 뒤늦게 핀 꽃이었지.
그런 너가 가상해서 눈이 쌓이는 날 너를 찍어주려 했더니
눈내리던 날. 눈은 쌓이지 않고 날리기만 하더라.
속으로 느낀 안타까움을 너는 아느뇨? ㅋ

그렇게 잊고 있던 널 다시 보게 되었는데
많이 변한 너를 본다.
풀 죽은 너
칼바람이 너를 그렇게 만든거겠지.
그리고 너는 점점 풀풀 죽어가겠구.
너의 운명은 그렇게 되어 있음을 나는 너보다 먼저 안다.
아닌가? 너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알고 있었던건가?

책상에 앉아 너를 생각한다.
너가 오랫동안 피어있기를 바란다.
오랫동안 그렇게 피어있다가 눈이 내리면 그때 너를 찍어주려마 생각한다.
사실 사진을 찍는것은 그리 중요한일이 아니다
내 기억속에 너를 두는것이야 말로 너를 기쁘게 하는 일일테지
그렇지만 너를 생각하다가 이렇게 글로 남기는 일이 나에게 좋은 일이라 생각되어
너를 그래도 한번 더 생각해본다.
결국 너를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한것이지.
오호호호호호호

아니다 글을 남기는게 나에게 무슨 좋은 영향이 있겠니.
너를 추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음 해서 그러하는 것이다.
나를 위한 것이 아닌 너를 위한 것이아닌 많은 사람들을 위한것이지
사람들 가슴속에 너 한송이 간직하시라고

추운 겨울 너 한송이가 가슴속에 있다면
넌 많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한 위대한 한송이 꽃이 된것이 아니겠니?
결국 너를 위한 것이다

오랫동안 피어있어주렴
오랫동안

너를 그리워해줄테니
너를 꿈꿔줄테니
너를 기억해줄테니
너를 많은 이들이게 얘기줄테니

너가 할 일은 그렇게 피어있어주는 것
하나 뿐이다.
  • ?
    서지미 2009.11.19 02:26
    꽃은 좋겠다~~
    겨울의 길목에 뒤늦게 피어있는 꽃한송이.
    초순이의 특별한 관심속에
    너 꽃한송이 간직하라고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주고 있으니..;
    초순 고마워~~
    그 꽃 한송이 가슴에 잘 키워볼께.
  • ?
    이정원 2009.11.19 02:26
    앞부분은 한 편의 시.
  • ?
    정수임 2009.11.19 02:26
    싸아한 작은 일렁임이 몰려오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다

    살포시 미소짓게 해주는 이쁘고 따뜻한 글 고마워요.
  • ?
    임석희 2009.11.19 02:26
    초순씨의 글은 늘 군더더기 없는 솔직함. 이게 매력!!
    또 한번, 가슴 울렁~ 하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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