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2009.08.31 03:21

이주헌 단어목록

조회 수 2307 추천 수 0 댓글 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주헌 2008년 2월 10일생이니까 거의 19개월이 되어간다.


주헌이가 가장 먼저 발음한 단어는 '아이차'였다.
주헌이한테 냉장고에 있던 1.5L 콜라 패트병을 주면서 '아이차'라는 말을 알려줬는데
며칠 지나서 '아이차'를 발음하는 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며칠 동안 그 말을 안 잊어버렸는지 모르겠다.


그때 이후로 단어 목록이 계속 늘어,
이제는 60 여개의 단어를 말할 줄 안다.
풍선, 포도같은 것은 '푸다'라고 똑같이 발음하지만 사물은 정확히 구분한다.


주헌이 정도의 시기에서는 말을 꽤 알아듣는다.
말을 하지는 못해도 알아듣는 단어는 꽤 많고 문장도 제법 이해한다.
'~하면, ~한다' 와 같은 문장 구조를 이해하고,
'나중에', '지금'과 같은 시간개념의 부사도 이해한다.


주헌이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아빠꺼'다.
아빠꺼는 기가 막히게 알아보고 챙긴다.
이 단어를 몇 번 정도 하나 내가 오늘 잠깐 세어봤는데,
내가 5분동안 세어 본 것만 60번이었다.
아마 하루에 150번은 할 거다.
아빠꺼는 가지고 놀다가도 다 갖고 놀면 꼭 다시 돌려준다. '아빠꺼'하면서.
주헌이가 좋아하는 아빠꺼는 형광펜, 다이어리, 핸드폰, 자동차열쇠 등등이다. 

남자애들이 다 그렇겠지만 주헌이도 유난히 자동차를 좋아한다.
주헌이는 갓난아기 때부터 모형자동차(7~10만원 짜리 18:1 포르쉐 다이캐스트) 바퀴 돌리는 걸 좋아했다.
언젠가부터는 밖에 나가서 마티즈만 보면 '아빠꺼'랜다.
얼마 전부터는 단어를 합성할 줄 알아서 '아빠차'라고도 한다.
신기하게도 마티즈를 기가 막히게 알아본다.
색깔은 상관없다.
연두색 마티즈도 흰색 마티즈도 파란색 마티즈도 다 아빠차다.
그리고 31머 2882 번호판이 붙은 진짜 아빠차, 흰색 마티즈는 다른 마티즈와 구분해서 알아본다.
유난히 반가워하면서 아빠차나 아빠꺼를 여러번 외친다.


주헌이가 가장 좋아하는 사물은 '자동차열쇠'다.
말이 어려워서 '차키'라고 알려줬더니 '따찌'라고 발음한다.
거의 매일 달라고 한다.
주헌이가 집에서 타고 노는 뿡뿡이 자동차가 있는데
마침 시동걸 때 차키를 꽂을 만한 위치에 나사구멍이 하나 있다.
그 나사구멍에 차키를 꽂고 핸들을 돌려야 운전하는 맛이 나나보다.


아래는 주헌이 발음하는 단어목록이다.
정확하진 않지만 거의 발음하기 시작한 순서대로 정리한 거다.
자전거가 처음 발음한 3음절짜리 단어인데, 아직도 발음이 어설퍼서 귀엽다. 자떠꺼 라고 한다.
버스를 '큰~ 차'라고 알려줬더니 '크~'가 되어버렸다.
수박은 씨가 포인트다. 수박이라고 발음한 적은 한 번도 없고, '씨'라고 한다.
그렇다고 씨를 수박으로 아는 건 아니다.
복숭아나 포도에도 씨가 있다는 걸 알고, 심지어는 보리차에 뜬 보리도 씨라고 한다.
S와 5는 헷갈릴 법도 한데, 나의 MUSE 티셔츠에서 S를 물어보니 에쯔라고 했다.


 

































































































































































































가르친말 주헌발음
아이차 아이차
아빠 아빠
엄마 엄마
차. 빠빵
빠빠이 빠빠
무.무다
아빠꺼 아빠꺼
딱따구리 딱따꾸
자전거 자떠꺼
바퀴 바찌
 
아파 아파
아이뜨거 아뜨
아야 아야
까까 까까
채-
고기 꼬다
딸기 따지
포도 푸다
자두 자지
씨. 수박  
가지 까찌
아빠차 아빠짜
배꼽 배꼬
칙칙폭폭 치치포포
꼬꼬댁 꼬꼬닥
안경 아이
치즈 지쯔
고구마 꼬꼬따
멍멍 멍멍
버스 크~
야옹 야이
악어 아거
꿀꿀 꾸꾸
2
5
7
8
9
6
1
4
3
차키 따찌
아기 아이. 아기
악어 아거
까꿍 까꾸~
치카치카 치따
안아 안아
풍선 푸다
의자 으자
S 에쯔
할머니 할미

  • ?
    강신철 2009.08.31 03:21
    아아 정말 귀엽다. 아빠의 세심한 관찰과 기록이 사람들을 감동시킵니다. 19개월에 숫자를 구분해 발음한다는 게 놀랍습니다. 사물 식별 능력도 대단합니다. 그 아빠에 그 아들. 영재끼가 다분합니다. 이 글을 읽으니 정말로 가슴이 뿌듯해 집니다. 계속 자라나는 모습을 이렇게 올려주세요.
  • ?
    윤현식 2009.08.31 03:21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으니,
    정원선배는 심심할 틈이 없겠어요.. ^^
    아이도 닮으면 좋겠네요.

    - 전에 전화드린 이후로 연락을 못 드렸는데, 그 다음은 제가 알아서 했답니다.

    담에 대전에서 뵙지요.
  • ?
    서지미 2009.08.31 03:21
    주헌이 까꿍~~
  • profile
    김홍섭 2009.08.31 03:21
    저도 빨리 장가가고 싶다는^^
    주헌이가 무럭 무럭 자라서 같이 이야기 할 날을 기다려 봅니다.
  • ?
    임석희 2009.08.31 03:21
    "경험은 관념을 만들고, 관념은 경험의 방향을 결정한다."

    주헌이의 경험이 올바른 관념을 만들고, 또 더욱 좋은 경험으로 이어지길 기원합니다.
    정원씨 덕에 우리도 좋은 관찰과 경험을 얻습니다.

    백북스 가족회원의 대표주자, 이정원/송영주/이주헌 가족에게 화이팅~!!!
  • ?
    송윤호 2009.08.31 03:21
    ㅎㅎ 즐겁게 읽었어요. ^^
    오~~~ 마티즈 정말 신기합니다. ~ ^^
  • ?
    임성혁 2009.08.31 03:21
    좋은 아빠.
  • ?
    김수진 2009.08.31 03:21
    아빠의 사랑이 가득한 관찰일기네요~
    주헌이는 좋겠다^^
  • ?
    전광준 2009.08.31 03:21
    주헌이 무쟈게 구여울때겠네요. ㅎㅎㅎ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64 [새책] 에코페미니스트 마리아 미즈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 여성, 자연, 식민지와 세계적 규모의 자본축적』이 출간되었습니다! 갈무리 2014.02.11 1292
3163 [새책] 우리 시대를 이끄는 9명의 정치철학자들의 새로운 코뮤니즘 기획 ―『탈정치의 정치학』(본펠드, 네그리, 홀러웨이 외)이 출간되었습니다! 갈무리 2014.03.01 1371
3162 공지 [생각] 인터넷 언론 매체의 기사를 게시판에 퍼 올 경우... 2 송윤호 2007.10.09 2813
3161 공지 [생명 최초의 30억년] 역자 김명주 선생님의 메세지 3 이진석 2007.08.20 3080
3160 [생물]나비 날개의 나노 구조..네이버기사 1 서지미 2009.04.09 2286
3159 공지 [서울] 월요 독서 모임 멤버를 모집합니다~ 7 가시연 2007.11.20 1897
3158 공지 [서울월요세미나] 12월10일 7시 - 생각의 탄생 6 file 가시연 2007.12.04 1780
3157 [서호주 학습탐사 대원 추가 모집] 1 김영이 2009.06.22 1683
3156 공지 [선착순!] 다윈전 무료티켓 드립니다 9 문경수 2008.11.22 1614
3155 [세미나] 가따리, 네그리, 들뢰즈, 마르크스, 영어, 페데리치 세미나에 초대합니다. 김석민 2013.11.19 1454
3154 [세미나] 의미를 체현하는 육체 읽기 세미나에 초대합니다. 김석민 2014.06.11 1282
3153 [세미나공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 공동역자 한혜민씨 특강 5 한정규 2013.02.27 2131
3152 [소개] 6/15 조지 스무트 박사님의 대전 강연 6 임석희 2009.06.14 1972
3151 [소개] 상상으로 여는 인문학 1 김홍섭 2009.09.17 1756
3150 [소개] 서울대학교 김희준 교수님의 화학 강좌(청강) 15 전재영 2009.06.17 3025
3149 [소개]2009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 심포지엄 안내 1 전재영 2009.07.06 1863
3148 공지 [송년인사] 뜻깊은 한해가 되셨기를.. 김미영 2002.12.22 3078
3147 공지 [송년특집]12월 3일 오프모임, 꿈과 뇌에 대해 2 송윤호 2003.11.26 2199
3146 공지 [수유너머 강좌] 우주, 그 물리학적 이해 5 문경수 2007.12.19 1484
3145 공지 [스캔] 한겨레21 인터뷰 기사 자진신고합니다. ^^ 13 이정원 2008.03.14 159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