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후 장상의 지위도
돌이켜보면 바람에 날리는 한 움큼 흙 먼지.
이 세상의 값비싼 황금과 온갖 보화도
길거리 돌멩이나 바닷가 조약돌과 다름이 무엇인가?
수를 놓은 형형색색의 비단도
나에게는 한 조각 넝마
영롱한 빛이 발하는 저 우주의 세계를
들판 여기저기 널려 있는 조그만 들풀의 씨앗에 담그고
내 발 아래 한 방울 물방울에서
가없이 넓디 넓은 인도의 광할한 호수를 본다
이 세상의 모든 가르침이란
주술사의 중언부언보다 나음이 없고
사람들이 소리쳐 말하는 해탈의 엄청난 인식도
꿈에 본 원앙금침에 불과하다
깨달은 자들의 성스러운 길도
한 순간 눈 앞을 스쳐 지나가는 한 송이 꽃인데,
명상은 높디 높은 산봉우리로 우뚝 솟아 있고
열반의 기쁨은 한낮 백일홍의 악몽인가?
나 이제 여기 서서
분명히 깨우쳐 알리라.
내가 옳고 네가 그름의 평가도
한 시도 쉬지 않고 꿈틀거리는 용춤에 불과하고
믿음을 얻고 잃었다는 뭇 사람의 판단도
사계절 날씨 변화에 다름 아님을 분명히 깨우쳐 알리라.
사랑하는 사람도 만들지 말라
미운 사람과도 만나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 괴롭고
미운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
사랑하는 사람을 애써 만들지 말라
사랑하는 사랑을 잃는 것은 커다란 불행
사랑도 미움도 없는 사람은 얽매임이 없다 .
...............(붓다의 법구경 ) 중.........
얼마전, 인도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읽은 책(텅빈 인도)안에 있는 시구 일부입니다.
느낌이 있는 시여서 옮겨봅니다.
살면서 자주 떠오르곤 하는 구절들입니다...
(온전히 그렇게 살지 못하기도 하고, 그렇게 살지 않기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