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정리하면서

by 전지숙 posted Jun 2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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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덥고 오랜만에 한가한 휴식을 취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할까?  종일 고민하던 차에 책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뭐 남들이 들으면 웃긴 일이 되겠지만.

이런 귀중한 휴식시간에 남들이 보기에 참 쓸데없는 일을 해야겠다 맘먹은 이유는
저의 머리가 나빠서 그렇습니다.
누가 선물로 책을 준다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책이름을 외치고 쫓아다니면서 내 손에 그책이 쥐어질 때까지
괴롭힙니다.
그 책이 없다고 하면 대전,  수도권 전 지역의 서점 전화번호를 주면서 약속도 못지킬꺼면서 왜 그런 약속을 하였느냐면서  타박을 하고, 반드시 구해오라고 윽박지릅니다.
문제는 다음이죠.
그책을 손에 넣는순간 "아..어디서 봤더라?"
집에 와서 잘 찾아보면 이런~!! 그책이 떡 하니 저를 바라보며 "에그 이런 바보"하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머리 나쁜 결과로 물론 좋은 책이지만 그들을 쌍둥이로 만들어 버립니다.
많게는 세쌍둥이로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래저래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노트에 책의 제목,  저자,  출판사를 적어나갔습니다.
 바뀌가 달린 의자 위에서 되도 안는 균형을 맞춰가며 창밖을 보니 아침이 밝아 오더군요.

물론 컴퓨터로 대충치고 또 박문호 박사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을 정리한 것을 보면서 찾으면 더 빨랐겠지요
그런데 제가 컴퓨터로 하는 것보단 손으로 끄적이는걸 좋아하는 편이래서요.
 
아무튼 그렇게 한권 한권 적어나가다 보니 재미있더라구요.
어느 출판사에서 어떤 종류의 책을 대체로 출판하는가에 대하여 알게도 되고,  어떤 작가가 어떤류의 책을 쓰고,  어떤 분이 어떤종류의 책을 번역하기도 하는구나 하는 여기 분들은 다 아는 걸 이제야 알게 되였지 뭡니까.

그리고 저의 가장 궁금한 똑같은 책들은 얼마나 있는가?
많더군요.
이들은 표지와  출판 년, 월일만 바뀌어서 저를 바라보고 있더군요.
 
이것을 ㄱ,ㄴ 순으로 정리해놓을 생각입니다.

그런데 제가 단순한 건지,
그냥  "ㄱ" 에 해당하는 책이 가장 많을 거야 하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읽지 않고 일단 모이기만 한 책도 많고,  이런 보석 같은...하는 생각이 드는 책도 많고(물론 그런 책은 따로 표시해 두었죠) 
하지만,  더 중요한것은 저의 독서습관의 변화나 장르의 변화에 대해 한눈에 알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중요한 부분에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책에 낙서를 많이 하고 설명을 많이 써놓는 편이였어요,
한마디로 책이 너덜너덜 걸레가 되기 일보 직전? 그리고 읽기 쉬운 책이나 그림이 좀 있는 책이 많았는데
지금은 경영,  생물,  건축, 수학, 자기계발서등 저의 관심의 폭이 참으로 넓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을 여기...,바로 백북스 클럽이 제공한 것이겠지요?
나쁘다는 것이 아니란 거 다들 아시죠?
그만큼 행복 하다란 것입니다.

책을 정리하다보니 문득 요즘은 뭐가 그리 정신이 없는지 가끔 댓글이나 한줄 남기고 가는게 다 인것 같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돌아가고 있구나...하고 인사하고, 축하해주는 글 남기고 나가고,
무관심은 아닌데 무관심인 것 같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나름대로 무관심한 동안 오타 줄이기 연습도 하고,  못읽고 먼지만 쌓인 책도 좀 읽고 그러고 있네요.
전에 저의 수첩에는 백북스의 일정이 꽉 차있었는데 지금은 정기모임날짜만 달랑 적혀 있더군요.
그래도 빽빽하게 뭔가 적힌 저의 수첩을 보면서 그냥 한숨도 나오고.

책 정리를 하니 그래도 백 북스 생각이 가장 많이 나네요.
이 책은 맞아 누가 왔을 때 사고,  어디서 사고,  와~!!..싸인도 많고.
하나 하나 의미가 다 있고,  추억이 있는 책인데 

해가 지고 날씨가 조금 선선해졌습니다.
이제마저 정리를 해야겠네요.
별 생각 없이 들어왔다 이렇게 끄적이고 나갑니다.
모두 더운 날씨에 지치지 마시고,  집에 혹시 나의 무관심으로 외로운 책은 없나 ! 한번 둘러보세요.
나름 대로 새로운 발견인 것 같아 강력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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