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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엇그제 신영복 선생님의 강연을 듣고 언제 소멸될지 모를 그 힘을 놓지 않기 위해 두서없이 소감을 쓰고 싶습니다. 여러 분들이 느낌을 쓰시는데, 내용은 떨어지지만 순위는 10위안에 들고 싶은 마음이 앞섰습니다.


  선생님을 잘 모르지만, 한 20여년전 카세트 테이프에서 들었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누가 “강연자(신영복 선생님)의 책 내용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의견에 대해 선생님께서 “책은 내가 썼지만 그것이 옳다 그리다 하는 것은 질문하시는 분의 생각이 있는가 없는가에 달려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저는 그 육성을 마음에 두고 책을 읽거나 읽은 이와 이야기할 때 책은 결국 자기도 모를지 모르는 자기를 발견하는 것이다라는 생각과 발언을 주욱 해왔습니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은 책을 읽을 때도 적용되는 것이겠지요.
 


  제 감성이 그렇게 깊은 편은 아니지만 엊그제 강연을 들으면서 왠지 웃음을 머금으면서도 마음과 머리 사이 어딘가에서 울음을 터트리고 싶은 자신을 발견하였습니다.


선생님이 겪었던 긴 힘든 시간들이 저렇게 나타날 수 있을까라는 깊은 감동의 눈물이기도 하면서 내가 현재 서있는 이곳 순간에서 여전히 헤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슬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에 대한 포용과 이해가 자아 중심의 또 다른 위장된 근대 형태라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의 변화를 말씀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 변화라는 말씀에서 제 생각의 각성은 길을 잃었던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이들끼리 공존할 수 있는 것은 서로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현재의 한계를 인정하고 괜한 시비를 걸지 않게 됩니다. 만약 이것이 부적절한 상태라면 결국 바꿔야 하는데 상대방이나 환경을 진정 바꾸기 위해서는 내가 변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변하는 것은 결국 보다 큰 현실적 힘을 얻고, 현실에 안주하는 이들을 변화시키려는 동기가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이야기 중에 결국 우리는 콤플렉스가 의사결정의 최종순간에 개입해서 일을 망치 경향성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콤플렉스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은 정말로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 순간 제가 힘든 것은 지금 이곳이 콤플렉스를 넘고 또 내가 변화하여 바꿀만한 그런 공간인가 하는 것입니다. 아니라고 하여 그곳을 벗어날 수는 없지만요....


떡을 확보하기 위해(그것만은 아닐 거라는 추측을 하면서) 여러 종교를 넘다들었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을 관찰하면서 “선생님의 일상은 무엇일까”, “시덥지 않은 싸움에 엮여 하고 싶지 않은 행동과 말을 하고 있는 자신의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킬까”라는 질문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약간의 자폐적 특성이 있는 쥐스킨트의 수필중에 ‘깊이에의 강요’라는 것이 있습니다. 안치환 노래 소금인형중에 ‘그대의 깊이를 알기 위해 바다로 간 소금인형’이란 노래 가사가 있습니다. 상대방의 깊이가 내게는 큰 무게로 느껴지고 이것이 콤플렉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깊이 없는 이가 콤플렉스를 느끼지 않고 여러 사람들과 적절한 관계를 갖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시간 뿐인가란 자문을 해 봅니다. 그리고 서로간의 깊이 차이는 존재하는가란 생각을 해 봅니다.



  자연과학 책이나 혹은 지식은 자기 생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어디에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확실히 깊이의 차이가 존재하지요. 선생님의 말씀은 여러 콘텍스트에서 마음을 울리는 것이 분명한데, 그 콘텍스트를 모두 제외하고 남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그것은 단어의 결합일지도....



  백북스의 7년 지속성에 대해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 노력하신 분들 대단하십니다. 저는 참여한지 얼마안된 노마드 회원이라 시간을 돌려 그만큼의 시간을 쌓고 싶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공유했던 것처럼 축하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글도 이곳에서 진화하여 중언부언이 일목요연으로 바뀔 날을 고대합니다.


엊그제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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