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조회 수 2071 추천 수 0 댓글 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르셀로나 피카소미술관

 

전세계 여러 도시에 피카소 미술관이 있지만

파리와 바르셀로나의 피카소미술관이 가장 인기가 좋다.

파리에 있는 피카소 미술관에는 두 번 가봤다.

파리의 피카소미술관에는 청색시대 이후의 작품이 시대별로 잘 전시되어 있다.

큐비즘 이전의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파리의 수많은 다른 미술관들과는 다르게 영어 설명이 있는 착한 미술관으로도 기억한다.

 

피카소는 1881년 스페인 말라가에서 태어났다.

1881년은 파리에서 시작된 인상주의가 절정에 다다른 때이고

르누아르가 그 유명한 '뱃놀이 점심'을 그린 해이기도 한다.

또한 이른바 후기인상주의가 태동하고 있었으며

파리에서는 계속 새로운 미술 장르에 대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던 때였다.

 

피카소는 십대를 바르셀로나에서 보냈다.

피카소 하면 '아비뇽의 처녀'가 대표하는 큐비즘이 먼저 떠오르지만

피카소가 태어날 때부터 그런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니었을진대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에서는 청색시대 이전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말하자면 파리의 피카소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이 탄생한 배경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피카소와 같은 천재 화가의 어린 시절과 습작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재밌는 일이다.

 

피카소는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다.

"나는 결코 어린아이처럼 데생한 적이 없다. 나는 이미 열 두살 때 라파엘로처럼 그렸다"

피카소는 이례적으로 어린 나이에 바르셀로나 미술학교에 입학하였고

십대에 이미 각종 콩쿠르를 휩쓸었던 신동이었다.

하지만 피카소는 새로운 미술 장르를 접하기 위해 파리로 떠났다.

바르셀로나에서의 미술학교 과정을 마친 19세 때였다.

 

파리에서 피카소는 드가, 틀루즈 로트렉, 고흐, 고갱, 세잔 등을 만나게 된다.

그때 이들의 작품을 모방한 습작이 바르셀로나 피카소미술관에 잘 전시되어 있다.

큐비즘을 완성한 천재 화가 피카소가 아닌

공부하는 피카소를 볼 수 있는 곳이 바르셀로나 피카소미술관이다.

 

피카소가 그린 그림에서 드가를 보고, 로트렉을 보고, 세잔을 보고, 쇠라를 보았다.

피카소의 청색시대, 장미시대, 큐비즘 작품을 보는 것보다 훨씬 즐거웠다.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드가, 로트렉, 세잔, 쇠라보다 잘 그린 그림은 아니었다.

내가 이미 그들 스타일에 익숙해진 탓도 있겠지만 아무튼 느낌은 그랬다.

 

쇠라는 점묘법을 대표하는 화가이다.

점을 하나하나 찍어서 작품을 완성하는 방식이라 작업이 오래 걸리기도 유명한데,

파리의 화상들은 쇠라의 느린 작업 방식을 싫어했다고 한다.

미술교과서에도 나오는 그의 유명한 작품은 시카고미술관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전시되어 있다.

작품의 크기도 크거니와 2년에 걸쳐 작업했다는 대작이다.

 

피카소는 쇠라의 점묘법도 연구했다.

그러나 쇠라의 점묘법을 따라 그리려던 피카소는 인내심이 바닥났었는지 그 습작을 미완성으로 남겨 두었다.

보색을 이용한 색채대비를 공부하고 있었던 모양인데 자기가 보기에도 썩 맘에 들지 않았겠다 싶었다.

쇠라가 그린 맛이 나지 않았다.

 

어쨌든 피카소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열심히 따라 그렸다.

역시 창의성의 원천은 모방이었던가.

 

바르셀로나 피카소미술관은 골목에 자리한 작은 궁을 개조한 건물이다.

바르셀로나에 갔다면 가우디 작품을 하나쯤 빼더라고 꼭 들러야 할 곳이다.

 


- 이전 시리즈 -







 
  • ?
    김경희 2008.10.04 09:28
    좋은 글 잘 읽었어요. 발표도 잘하시고 글까지.. 아 - 이거 너무 완벽한데요. ^^
  • ?
    김세영 2008.10.04 09:28
    피카소의 게르니카나 우는 여인같은 익숙한 작품들만 보다가 멀쩡한 초기 습작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과정이었을텐데 말이죠. ^^ 개인적으로 점묘화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큰 홋수의 작품을 볼때마다 화가의 인내심에 감탄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도 피가 끓는 피카소같은 화가에게는 점묘화는 좀 어울리지 않는 분야인것 같네요. ㅎㅎ 정원님 대리만족하고 갑니다. 다음편 기대할께요~~
  • ?
    임석희 2008.10.04 09:28
    일전에 초현실주의 대표작가인 살리전을 보러 갔을때,
    초현실주의 작품이 아닌 그가 그린 수많은 데생과 일러스트레이션을 보면서...
    "기초"의 중요성을 논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 걸음에 뛰어넘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걸, 피카소에서 다시 한 번 발견하네요.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꽁수나 욕심 부리지 말고 차곡차곡 꾸준히... 총총총
  • ?
    서지미 2008.10.04 09:28
    "피카소"
    지금으로부터 227년전 태어난
    위대한 화가
    피카소를 새겨보는 아침입니다
    "감사합니다"
  • ?
    이정원 2008.10.04 09:28
    임석희 회원님, '살바도르 달리'를 줄여 '살리'라고 하시다니. ㅎㅎ
    달리는 정말 데생이 뛰어나지요.
    프랑스 몽마르뜨언덕에 있는 달리 미술관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는 곳인데
    꼭 가 볼만한 곳입니다.
  • ?
    임석희 2008.10.04 09:28
    하하하.... 그랬군요. 무슨생각에 살리라고 썼을까.. ㅎㅎ
    머릿속 생각의 속도가 타이핑보다 빨랐다는거겠죠?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44 공지 [한밭도서관] 하성란 작가와의 북콘서트에 초대합니다. file 황선애 2008.10.13 1507
2243 공지 [사진] 창.디. 윤증고택 답사 - 종학당 둘러보기 1 이정원 2008.10.13 1701
2242 공지 [사진] 창.디. 윤증고택 답사 - 윤증고택 둘러보기 3 이정원 2008.10.13 1483
2241 공지 가입인사 여기에 쓰는 것 맞나요? 가입인사 드립니다. 5 조경은 2008.10.11 1421
2240 공지 나는 꿈꾼다4 ---유식물론 이기두 2008.10.11 1546
2239 공지 교사 정년 퇴임한 시인 김용택/중앙일보 2 이동선 2008.10.11 1638
2238 공지 '붕어빵 서점'과 책의 위기/조선일보 1 이동선 2008.10.11 1657
2237 공지 [기사] 노벨 물리학상 , "대칭성의 깨짐" 5 윤보미 2008.10.09 1807
2236 공지 10월 7일 [♡사랑방 이야기♡] 5 윤보미 2008.10.09 3107
2235 공지 뇌속에서 이루어지는 법칙 2 서지미 2008.10.09 1576
2234 공지 당귀 and 황기 2 김민정 2008.10.08 1723
2233 공지 올해 노벨 물리학상-일본인 세 명 5 이종필 2008.10.08 1861
2232 공지 100북스 10월 모임 참가 후 일기....... 5 김남중 2008.10.08 1645
2231 공지 [공지] 10/7 (화) 오후 7시 : 백북스 사랑방 3 이정원 2008.10.07 2231
2230 공지 나는 꿈꾼다3-유식물론 2 이기두 2008.10.06 1667
2229 공지 김홍섭 회원(총무?) 고맙습니다. 10 윤현식 2008.10.06 1595
2228 공지 100북스 홍보 스토리문학 9월호-생활과 문학 1 황예순 2008.10.05 1496
2227 공지 가입인사-인간적인 삶을 위한 달음질 2 이용희 2008.10.04 1511
» 공지 [스페인] 2. 바르셀로나 : 피카소미술관 6 이정원 2008.10.04 2071
2225 공지 기천문 KBS 다큐3일 10월11일 10시 10분 황예순 2008.10.04 157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