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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피카소미술관

 

전세계 여러 도시에 피카소 미술관이 있지만

파리와 바르셀로나의 피카소미술관이 가장 인기가 좋다.

파리에 있는 피카소 미술관에는 두 번 가봤다.

파리의 피카소미술관에는 청색시대 이후의 작품이 시대별로 잘 전시되어 있다.

큐비즘 이전의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파리의 수많은 다른 미술관들과는 다르게 영어 설명이 있는 착한 미술관으로도 기억한다.

 

피카소는 1881년 스페인 말라가에서 태어났다.

1881년은 파리에서 시작된 인상주의가 절정에 다다른 때이고

르누아르가 그 유명한 '뱃놀이 점심'을 그린 해이기도 한다.

또한 이른바 후기인상주의가 태동하고 있었으며

파리에서는 계속 새로운 미술 장르에 대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던 때였다.

 

피카소는 십대를 바르셀로나에서 보냈다.

피카소 하면 '아비뇽의 처녀'가 대표하는 큐비즘이 먼저 떠오르지만

피카소가 태어날 때부터 그런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니었을진대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에서는 청색시대 이전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말하자면 파리의 피카소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이 탄생한 배경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피카소와 같은 천재 화가의 어린 시절과 습작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재밌는 일이다.

 

피카소는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다.

"나는 결코 어린아이처럼 데생한 적이 없다. 나는 이미 열 두살 때 라파엘로처럼 그렸다"

피카소는 이례적으로 어린 나이에 바르셀로나 미술학교에 입학하였고

십대에 이미 각종 콩쿠르를 휩쓸었던 신동이었다.

하지만 피카소는 새로운 미술 장르를 접하기 위해 파리로 떠났다.

바르셀로나에서의 미술학교 과정을 마친 19세 때였다.

 

파리에서 피카소는 드가, 틀루즈 로트렉, 고흐, 고갱, 세잔 등을 만나게 된다.

그때 이들의 작품을 모방한 습작이 바르셀로나 피카소미술관에 잘 전시되어 있다.

큐비즘을 완성한 천재 화가 피카소가 아닌

공부하는 피카소를 볼 수 있는 곳이 바르셀로나 피카소미술관이다.

 

피카소가 그린 그림에서 드가를 보고, 로트렉을 보고, 세잔을 보고, 쇠라를 보았다.

피카소의 청색시대, 장미시대, 큐비즘 작품을 보는 것보다 훨씬 즐거웠다.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드가, 로트렉, 세잔, 쇠라보다 잘 그린 그림은 아니었다.

내가 이미 그들 스타일에 익숙해진 탓도 있겠지만 아무튼 느낌은 그랬다.

 

쇠라는 점묘법을 대표하는 화가이다.

점을 하나하나 찍어서 작품을 완성하는 방식이라 작업이 오래 걸리기도 유명한데,

파리의 화상들은 쇠라의 느린 작업 방식을 싫어했다고 한다.

미술교과서에도 나오는 그의 유명한 작품은 시카고미술관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전시되어 있다.

작품의 크기도 크거니와 2년에 걸쳐 작업했다는 대작이다.

 

피카소는 쇠라의 점묘법도 연구했다.

그러나 쇠라의 점묘법을 따라 그리려던 피카소는 인내심이 바닥났었는지 그 습작을 미완성으로 남겨 두었다.

보색을 이용한 색채대비를 공부하고 있었던 모양인데 자기가 보기에도 썩 맘에 들지 않았겠다 싶었다.

쇠라가 그린 맛이 나지 않았다.

 

어쨌든 피카소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열심히 따라 그렸다.

역시 창의성의 원천은 모방이었던가.

 

바르셀로나 피카소미술관은 골목에 자리한 작은 궁을 개조한 건물이다.

바르셀로나에 갔다면 가우디 작품을 하나쯤 빼더라고 꼭 들러야 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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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희 2008.10.04 09:28
    좋은 글 잘 읽었어요. 발표도 잘하시고 글까지.. 아 - 이거 너무 완벽한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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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영 2008.10.04 09:28
    피카소의 게르니카나 우는 여인같은 익숙한 작품들만 보다가 멀쩡한 초기 습작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과정이었을텐데 말이죠. ^^ 개인적으로 점묘화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큰 홋수의 작품을 볼때마다 화가의 인내심에 감탄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도 피가 끓는 피카소같은 화가에게는 점묘화는 좀 어울리지 않는 분야인것 같네요. ㅎㅎ 정원님 대리만족하고 갑니다. 다음편 기대할께요~~
  • ?
    임석희 2008.10.04 09:28
    일전에 초현실주의 대표작가인 살리전을 보러 갔을때,
    초현실주의 작품이 아닌 그가 그린 수많은 데생과 일러스트레이션을 보면서...
    "기초"의 중요성을 논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 걸음에 뛰어넘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걸, 피카소에서 다시 한 번 발견하네요.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꽁수나 욕심 부리지 말고 차곡차곡 꾸준히... 총총총
  • ?
    서지미 2008.10.04 09:28
    "피카소"
    지금으로부터 227년전 태어난
    위대한 화가
    피카소를 새겨보는 아침입니다
    "감사합니다"
  • ?
    이정원 2008.10.04 09:28
    임석희 회원님, '살바도르 달리'를 줄여 '살리'라고 하시다니. ㅎㅎ
    달리는 정말 데생이 뛰어나지요.
    프랑스 몽마르뜨언덕에 있는 달리 미술관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는 곳인데
    꼭 가 볼만한 곳입니다.
  • ?
    임석희 2008.10.04 09:28
    하하하.... 그랬군요. 무슨생각에 살리라고 썼을까.. ㅎㅎ
    머릿속 생각의 속도가 타이핑보다 빨랐다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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