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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8 11:43

간송미술관 관람후기

조회 수 1835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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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록의 서문



금년은 보화각설립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선고 간송 전형필(1906~1962)선생이 일제 강점기인 1938년 무인 음력 윤7월5일에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박물관인 보화각을 준공했기 때문이다.

 간송이 보화각을 설립한 목적은 이곳에 수장된 우리 미술품을 근거로 미술사 연구를 통해 문화 광복을 이룩하여 민족문화의 자존심을 되찾는 것이었다. 지금은 비록 일제에 강점된 상황이라 일제의 식민사관에 의해 우리 역사가 왜곡 폄하되고 있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광복이 이루어 질 것이고, 그때 왜곡된 역사도 바로잡아져야 하는데 그 바로잡는 근거는 미술사밖에 없다는 확고한 신념아래 결심한 일이었다.

 그래서 1962년에 간송이 갑작스레 돌아가시자 불초 소자는 선고의 유지를 계승하기 위해 선고의 회갑년인 1966년 병오 4월에 한국민족미술연구소를 설립하고 그 책임을 맡았다. 이때 보화각을 간송미술관으로 개칭하여 한국 민족미술연구소의 부설 미술관으로 삼고 이곳을 중심으로 전문학자들과 함께 미술사연구를 해오고 있다.

 1971년 가을부터는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매해 봄가을에 한번씩 전시회를 개최해서 보화각 수장품을 일반에 공개해오고 있는데 이번 전시회가 벌써 75회째이다. 이에 이번  전시회는 그 동안의 방대한 연구 결과를 일단 종합하는 의미에서 보화각수장품 중 조선 왕조시대의 각 시기를 대표하는 서화를 시기별로 일당에 전시하는 계획을 세웠다. 대체로 세종대왕시대부터 고종시대에 걸치는 5백년 가까운 세월동안에 제작된 서화들이다.

 이런 전시가 가능한 것은 그 동안 우리 연구진들이 미술사를 통해 식민사관을 극복해 내려는 불타는 의지로 밤낮없이 연구에 몰두하여 조선왕조 미술사를 관통하는 내공을 쌓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회는 조선왕조 서화사를 한자리에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우리 역사와 우리 문화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관람을 권하고 싶다.

                                            2008년 10월 11일


                                              한국민족미술연구소장 전영우



관람후기



 손꼽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간송미술관 개방시즌! 오늘은 쉬는날~ 일부러 평일에, 그것도  붐빌것을 예상해, 점심시간을 피해, 갔건만 내 얄팍한 요행을 비웃기라도 하듯 성북초등학교 골목밖까지 사람들로 북적북적....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 일줄이야....내심 바람의 화원이 티비전파만  안 탔어도 이정도는 아닐꺼야 하며 못된마음 먹어본다. 올 봄 오원 장승업전도 물론 성황이긴했지만 정말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말이다. 드라마가 무섭기는 무섭구나.....

  성북동 산 밑 숲속에 조고만 근대건축물이 한채 고즈넉히 들어앉아있는데 그곳이 간송미술관이다. 나무와 여러 식물과 꽃들과 공작새가 있는 작은 오솔길을 따라가면 입구가 나온다.  미술관 입구에도 꾸역꾸역 사람이 많다. 내가 싫어하는 광경이다. 허나 어찌하겠는가

인파를 뚫고 진입하는데 성공~ 학교 교실 보다 더 작은 1층 전시장은 그야말로 사람들이 내뿜는 열기로 한여름이 따로 없었다. 좁은 전시장안에 다닥다닥 붙어서 작품을 감상하는데 덥고하니 연신 부채질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작품앞에 붙어서 아기발걸음 떼듯 움직이는데 들어가자 마자 까만 머리들 위에서 눈에 확~ 하고 가슴에 탁! 하고 들어 박히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글씨 茗禪 ! (57.8 * 115.2cm) 이었다. 단박에 추사구나 알아봤다.  힘이 철철 넘치는 예서체다. 크기도 크기지만 획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포스는 모르는 사람이 봐도  예사가 아님을 알것이다. 추사글씨는 획 하나하나에 마음을 움직이는 기감이 흐른다.  나는 사실 한문도 잘모르고 글씨도 문외한이지만 잘된 글씨의 형태와 전체적인 조화, 글쓴이의  혼은 느낄수 있다.한승원씨의 "추사"  책에 묘사된 인간 김정희를 떠올리니 더 와닿고 마음이 단단해 지는 글씨였다.  뜻은 '차를 마시며 선정에 들다'이다.

 1층 전시내용물을 생각나는 데로 적어보자면 시계 방향으로 겸재의 '청풍계',  정홍래 '해응영일' , 전기의 '매화서옥',  전기 글씨, 추사 '명선'글씨, 정명공주 '화정'글씨 , 김홍도 '마상청앵', 신윤복' 미인도' ,김득신' 소상야우'로 마치고 중간에는 소품이 있고 2층으로 이어진다.

 2층에서는 서화와 소품이 많았고 신윤복의 그 유명한 작품들 배위에서 양반이 기생희롱하는 그림'주유청강' , 도록에는 없지만 달밤에 몰래 만나는 두 남녀'월하정인' 등이 있었다. 그리고 신사임당의 그림들도 만날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특히나  추사글씨와  겸재, 미인도, 마상청앵, 전기의 매화서옥, 김득신의 '소상야우' 를 볼수 있어서 즐거웠고 마음이 한껏 충만되어졌다. 보는 내내 내가 조선시대 사람인듯 취해있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가 다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1층 전시실에서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왼편에서 시계방향으로 전시물을 순서대로 보고있었는데 물론 장소가 협소하고 사람은 많다보니 장내질서와 안전을 생각하면 최선의 관람 방법이기는 하지만  사람마다 관람을 하는 정도와 시간이 다르고  가장 중요한건 그림의 크기가  각양 각색이라 보는 거리에 차이를 두는게 마땅할진데  어떻게 된게 작품바로 앞에 딱 붙어서  신기한 물건 한번 쳐다보고 "나도 봤다"식으로 돌아가는지  내가 줄 사이가 조금 헐렁해진 틈으로 본다고 끼어들지 말라고 얘기하는 여자도 있었는데  이런 황당할데를 보았나? 

  2층 전시실도 크게 다를건 없었다. 신윤복쪽만 유달리 사람이 몰리게 되어 1층 계단까지  줄이 내려와 있었다. 멋모르는 사람은  일단 올려다본 후 줄서있어야 하나보다고  안이 어찌돌아가는지 영문도  모르고  가만이 기다리기다리기만 하는데 막상 들어가보면 터질듯 사람이 많은것도 아니다. 다른 소품과 글씨는 보는 사람이 드문 드문이고 신윤복 그림 앞에만  사람이 몰려있다. 다른 작품부터 천천이  보고 있으면 줄이 그렇게 길게 내려가 기다리지 않아도 될텐데 말이다.

 도떼기 시장도 아니고 느긋하게 옛 서화을 '관람'하기보단  복잡한 사람들사이에 끼어 유명 연예인 한번 '구경'하는식의   풍경은 조금 아쉬웠다. 정부기관의 박물관에서도 볼수 없는 희귀 작품들을 개인이 소장하여 일반인에게 공개는 하는 선의는 존경받아 마땅한데 이런말하면 너무 많은걸 바라는 것으로 들릴수도 있겠지만 인원을 제한해서 관람을 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질서도 유지되면서 작품도 여유있게 볼수 있을것이고 더 기억에 남는 감동적인 전시회가 될수 있을텐데 말이다. 물론 오늘도 좋았지만 그러면 더 좋을것 같다는 거다.


 오늘의 추억은 또 도록한권과  마음 깊은 곳의 줄지않는 양식으로 남게 되었다. 내년 봄을 기약하며 이만 마친다.


                                  08.10.17  간송미술관 다녀와서
  • ?
    오영택 2008.10.18 11:43
    어떤 상황이 항상 내 생각대로만 되지는 않지요?^^
    그래서 산다는게 재미있고 흥미로운가 봅니다.
    관람후기를 보니 간송미술관에 가보고 싶어지네요
    궁금함도 더해지고요.
  • ?
    이정원 2008.10.18 11:43
    간송미술관은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셔야 합니다. ^^
  • ?
    김세영 2008.10.18 11:43
    다음 주말에 간송미술관과 길상사를 다녀올 생각인데 걱정이네요. --; 사람많아서 허겁지겁보는건 아니본만 못하다는 생각인데...에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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