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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1 08:17

나는 꿈꾼다4 ---유식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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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꿈꾼다 3을 조금 수정하려고 했는데 수정이 않되어 다시 올립니다.

동화삼아 재미로 읽어 주시길.




나는 꿈꾼다 4-------唯植物論





                              이     기       두





어느 따뜻한 봄날, 꿈속에


나는 집게가 되어 가족들과 함께


바닷가에서 파도를 즐기고 있었다.


물장난을 치다가


머리에 쓴 소라껍질이 벗겨지자


파도가 밀려나면서 머리에 쓰고 있던 내 소라껍질을 가지고 달아났다.


소라껍질이 파도위로 동동 떠가자


나는 두려움에 물속으로 몸을 감추어 필사적으로


껍질집을 구하러 나섰다.


보호해줄 소라껍질이 없으면 


한순간도 안심이 안 되어서......





돌 틈에 숨어 있는 소라를 발견하고


몸을 웅크리고 숨어서


긴 다리를 길게 뻗어서


소라껍질 위를 톡톡 두드리며





내 집 줘.


내 집 줘.





대답이 없자


껍질 밑을 콕콕 찌르며


내 집 줘.


내 집 줘.





참다못한 소라가


뚜껑을 살짝 열고


내 집이라니


내 등을 두드리며 왜 집을 달래?





나는 네 껍질이 없으면 안 돼.


 너무 무서워.


네 껍질이 내 집이야.


네 껍질 벗어주면 안 돼?





너는 하등동물이라 두려움이란 고급스런 정서가 있을 리 없어


그냥 본능이라고.





나는 그런 거 몰라 그냥 두려워.


한순간도 참을 수 없어.


네 껍질 속으로 숨고 싶어


조금만 자리를 내 주면 안 돼?





안 된단다


어린 집게야.


네 집이라면  저 언덕 너머에 가보렴.


죽은 지 오래된 아저씨 껍질이 있을 거야.


그리고 도사님을 찾아가서 네 두려움을 벗어 버려라.





어떤 도사님을 찾아가요?





저 위 모래밭 끝의 느티나무 중에


가장 어른을 찾아가라.


반드시 네 두려움을 벗겨 주실 거야





소라껍질을 얻어 집을 삼고


물밖에 나와서 熱砂의 백사장을 건너간다.


물이 말라 껍질 속은 불같이 뜨거운데도


버릴 수 없고


가는 길을 중도에 멈출 수도 없다


구도의 길이란 이처럼 죽음을 각오 하지 않으면


갈 수 없으니,





가까스로 죽기 전에


느티나무 그늘에 도착하니


물도 있고


시원한 바람도 있어서 껍질이 식어서


살길이 생겼다.


잠시 휴식을 하고 식사도 하고


느티나무들 중에 가장 연세 많은 분을 찾았다.


그분의 배우자는 매우 깔끔한 외모에


수려한 아름다음을 지니고 있었다.


꺾인 가지도 없고 벗겨지는 버금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까치도 이 배우자분의 머리위에는 집을 짓지 않는다.


그런데 그분은 온갖 풍산의 세월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삭정이와 버금이 툭툭 떨어지며


침묵 속에 커다란 음향을 퍼져 가게 하였다.


그분의 머리에는 까치집이 여러 개 있고


이끼가 많이 낀 둥치의 가지 잘린 자리에는


썩은 구멍이 생겨 뱀들이 살고 있었다.








도사님 나는 두렵습니다.


나의 두려움을 벗겨 주세요.





그분은 눈을 반쯤만 뜨고 조용할 뿐 대답이 없다.





자비로운 마음으로 저의 두려운 마음을


벗겨 주세요.





네 두려운 마음이 어디 있느냐?





머리에 쓴 제 껍질 속에 있습니다.





잠시 조용하더니


그분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코끼리 엉덩이 같은 입술을 씰룩 씰룩 하더니


위엄을 모두 벗어 버리고


폭소를 터트렸다.


풋   하   하


내가 수천 년 동안 여기서 수많은 제자를 만났지만


너같이 엽기적인 제자는 없었다.


그건 껍질일 뿐이다.


껍질은 생각을 만들지 못해.





요로 다케시가 그렇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뇌가 세상을 만든다고.





唯惱論을 쓴 그자 말이냐 ?


갑자기 그분이 심각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한참동안을 침묵하더니 한숨 섞인 목소리로


그놈의 人種이 문제야.


아주 골이 아파.





내말을 들어 보아라.








태초에 생각이 있는 것은 오직 식물뿐이었다.


그래서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唯植物論이다.


말하자면 식물로 인하여 세상을 생겼다는 거지.


바이러스들이 막을 연결하여  탑을 쌓았을 때


이 태초의 탑을 태초의 바벨탑이라 하자.


이 바벨탑이 안테나가 되어 하늘로부터 땅으로


정보의 흐름이 생겼다.


알 수 없는 이 정보의 흐름이 이 바이러스들을 하나의정보체제로 묶었다.


스스로 사유하지는 않지만 이 체제는 하나의 공동운명체가 되었다.


이것을 태초식물이라 하자.


이 태초식물은 살아가기 위해서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식물의 사유는 우주적인 정보흐름이다.


단속이 없이 유연하게 흐르고


갈래를 만들지 않는다.


하나의 뭉치로 흐르되 모든 것이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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