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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속에서 이루어지는 법칙

by 서지미 posted Oct 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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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뇌 속에서 이루어지는 법칙” -생각의 벽-

 


  신경계통이라는 정보채널은 무엇을 하는 것인가를 과학과 관련지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학이란 누가 뭐라 해도 어떤 전제, 어떤 법칙 위에 구축되어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논리 같은 것이다.  우선 논리적으로 통하지 않으면



과학으로 성립할 수 없다. 논리적으로 통하지 않는 것이 과학으로 성



립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논리적으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논리적으


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논리를 기초로 하는 것은 어떤 학문일까? 바로 수학이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수학은 실험실에서 증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다만 머릿속에서만 가능할 뿐이다. 실은 머릿속에서 뿐만 아니라 종


이와 연필도 필요하다.


  이런 설명들은 어떻게 보면 말장난이나 농담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나중에 중요한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면 수학이란 무엇인가? 수학도 전형적인 뇌의 기능이라는 것을


의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와 유사한 학문으로 논리학과 철학이


있다. 이런 학문이 수학과 다른 점은 기호(記號)가 아닌 언어를 중요


시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수학, 논리학, 철학 등은 무엇을 할까? 한마디로 뇌의


법칙을 뇌가 관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학문들은


전형적인 뇌의 과학, 신경계통의 과학이다.


  그러한 과학은 뇌 속에서 성립한다. 엄밀히 말해 ‘의식속에서는’ 성


립하는 것이다. 물론 어려운 수학 문제라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뇌속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니 뇌에서 이루어지는지 아닌지조차


모르는 일이다.


  그러므로 수학이 뇌의 기능에 의한 것이라는 말은 보통 사람들은 이


해할 수 없다.


  ‘저렇게 어려운 것을 내 뇌의 기능으로 어떻게 풀 수 있을까?’


  그것도 직관적으로는 맞는 말처럼 생각되지만 역시 그렇지 않다. 우


리는 그것이 성립할 수 있는 것임을 스스로 증명할 수 있는데도 의식


이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줄곧 경험해 오지 않았던가!


  예를 들어, 고양이를 지붕 위에서 떨어뜨렸을 때 그 고양이는 네 발


로 사뿐히 내려 앉는다. 또 한 가지, 당신에게 재떨이를 쥐어 주고 그


것을 눈 높이까지 들어 올려 멈추도록 해보자. 이런 것들은 누구든지


쉽게 해볼 수 있다.


  이것은 무슨 실험일까? 이런 동작은 모두 고전역학적 동작이다. 우


선 고양이의 동작은 고전역학적으로는 자유낙하이며, 재떨이의 예는


평형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문제이다.


  이런 어려운 학문을 모른다고 해도 고양이의 뇌도, 또 당신의 뇌도


고전역학을 잘 이해하고 행동하고 있다. 그러면 고전역학이 고양이나


당신의 뇌 속에 어떤 모양으로든지 들어 있다는 것이 틀림없다. 다만


그것이 고전역학이라는 모양으로 의식적으로는 꺼낼수 있는사람이


물리학자나 수학자이다(일부중략).


  뇌 속에서 성립하는 법칙이 바깥 세계에서도 성립하는가? 그것을 음


미하는 것이 실은 물리나 화학에서 말하는 ‘실증(實證)’이다. 수학은


분명 머릿속에서는 성립한다.


  그러나 그것이 바깥 세계에서 얼마나 성립할까? 그것을 확인해 보아


야 한다. 그래서 물리나 화학이 성립하는 것이다. 이러한 학문은 철저


하게 실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결국 실증이라는 것은 뇌 속의 규칙과 바깥 세계의 규칙을 대응시


키는 행위다. 이 대응이 성립하면 우리는 안심하고 비행기를 띄울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비행기는 잘 뜬다.


  그러나 머릿속으로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띄우고 싶다 해


서 아무렇게나 설계한다면 그 비행기는 틀림없이 추락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과학의 세계에서는 뇌 속의 법칙과 바깥 세계의 법칙을


대응시키는 작업이 오랫동안 계속 돼 왔다.  물론 지금도 계속되고 있


다.  많은 사람들은 ‘그것만이 과학’이라 생각할 정도로 그것은 유효하


게 계속되고 있다.


  그러면 철학이란 무엇일까?


  철학은 말을 사용한다. 수학과 철학의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말


을 빼고는 철학은 있을 수 없다. 즉 말을 사용하여 뇌 세계의 법칙을


탐구하는 것, 그것이 철학이다.


  이 가운데 ‘세계의 탐구’는 점차 실증과학으로 바뀌어져 왔다.  그래


서 철학에서 자연과학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 나머지 철학은 말


을 사용하여 이러쿵저러쿵 하고 있다.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이 뇌의


기능이라고 언급하는 것은 철학자를 보면 알 수 있다. 어떤 실험실에


서도, 어떤 공장에서도, 어떤 농장에서도 철학자가 일하고 있는 것을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거의 몸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든지, 머리만 사


용하든지 둘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철학자가 저술 활동을 하


고 있는 것을 보면 머리를 사용하고 있음에 틀림없다는 결론이 나온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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