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꿈꾼다2-------唯植物論
이 기 두
어느 따뜻한 봄날,
나는 집게가 되어 가족들과 함께 바닷가에서 파도를 즐기고 있었다.
장난을 하다가
머리에 쓴 소라껍질이 벗어지자
파도가 밀려나면서 머리에 쓰고 있던 내 소라껍질을 가지고 달아났다.
소라껍질이 파도위로 동동 떠가자
나는 두려움에 물속으로 몸을 감추어 필사적으로
껍질집을 구하러 나섰다.
보호해줄 소라껍질이 없으면
한순간도 안심이 안 되어서. . . . . .
돌 틈에 숨어 있는 소라를 발견하고
몸을 웅크리고 숨어서
한쪽 긴 다리를 길게 뻗어서
소라껍질 위를 톡톡 두드리며
내 집 줘.
내 집 줘.
대답이 없자
껍질 밑을 콕콕 찌르며
내 집 줘.
내 집 줘.
참다못한 소라가
뚜껑을 살짝 열고
내 집이라니
내 등을 두드리며 왜 집을 달래?
나는 네 껍질이 없으면 안 돼.
너무 무서워.
네 껍질이 내 집이야.
네 껍질 벗어주면 안 돼?
너는 하등동물이라 두려운 정서가 있을 리 없어
그냥 본능이라고.
나는 그런 거 몰라 그냥 두려워.
한순간도 참을 수 없어.
네 껍질 속으로 숨고 싶어
조금만 자리를 내줘.
안 된단다
어린 집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