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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C, 내년 봄까지 가동중단

by 이종필 posted Sep 2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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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인 9월20일 LHC에서 사고가 있었답니다.

그 전에는 변압기에 문제가 생겨 교체하는 일도 있었다는데 이번 사고는 약간 심각한 듯합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서 많이 알려지긴 했는데요.

제가 듣기로는 초전도체로 흘러가야 할 전류가 보통 자석으로 흘러서 사고가 났답니다. 과전류로 인한 열 때문에 주변기기가 녹아내리고 했나 봅니다. 그래서 냉각제로 쓰이는 액체헬륨이 약 1톤가량 샜다네요. 액체헬륨은 가격이 위스키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초전도체나 액체헬륨이 필요한 이유는 대략 이렇습니다.

LHC는 자기장으로 빔을 제어하는데요. 보통 자석 말고 전기로 자기장을 만드는 전자석을 씁니다. 이 때 필요한 자기장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전기가 소요되는데, 전기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체가 아니고서는 LHC같은 대규모 설비를 운영하기 어렵습니다. 돈 문제도 그렇고 효율도 그렇고요.

그런데 초전도체는 지금까지는 아주 낮은 온도에서만 구현되고 있습니다. 상온 초전도체가 개발되었다면 아마 우리 일상생활에 일대 혁명이 일어났을 텐데요.

아무튼 그래서 LHC 빔라인 전체를 냉각해야 하는데요. 1차적으로는 값이 싼 액체질소를 쓰고 그 다음에 액체 헬륨으로 절대온도 2.4도까지 내립니다. 이는 섭씨 영하 -267.6도에 해당하는 온도로서 우주의 온도(2.7도)보다 낮습니다.

 

이번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사고가 난 구역을 다시 상온으로 올려야 합니다. 그리고 수리가 끝나면 다시 냉각해야 하는데 이게 두어 달 걸립니다. 그리고 원래 겨울에는 가속기 가동을 안하는데 비싼 전기료와 휴가 등등 때문이지요. 그래서 내년 봄까지는 LHC가 가동을 못할 것 같습니다.

 

애초에는 올 연말께 첫번째 고에너지 충돌실험이 계획되어 있었는데요. 무척 아쉽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관련 소식 있으면 다시 업데이트 하구요.

오늘 저녁 서울모임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