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조회 수 1757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그림 같은 세상 작가 황경신님과의 독서 토론회’ 후의 단상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책의 말미의 이중섭 화가 편에 실린 [묶인 새]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때 내 눈에 [묶인 새]라는 그의 작품이 들어왔다. 맹세컨대,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앞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열렬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나는 그때 느꼈다.


 



  길지도 않은 단 두 문장은 강한 충격과 함께 여운으로 수많은 생각을 남겼습니다. 뭐랄까요, 어려운 일을 앞두고 전전긍긍하던 차에 허락을 구한 기분이랄까요. 사실 모나리자를 비롯한 세계의 명화들, 심오한 추상화들은 유명세가 높으면 높을수록 제게는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왠지 이러면 안될 것 같았죠.

 

  ‘, 아는 만큼 보인다 하던데 난 역시 아는 것이 없어서 그런가 보구나. 과연 무엇을 알고 나면 보일까……’

 

  우연히 들른 허름한 식당의 벽에서 혹은 화장실에서 배설의 기쁨을 누리던 중 벽의 작은 액자를 보고 감동을 느낄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과연 저에게 있어 호 불호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요? 결론은 공감! 얼마나 공감하고 동감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나 감동하느냐가 결정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작은 조각이나마 나와 같은 부분을 찾았을 때 기뻤던 것이죠.

 

  황경신 작가님이 언급하셨듯이 페이퍼최근호에 타블로씨의 기사가 실렸었습니다. 지난주에 도서관에 경제지를 보러 갔다가 우연히 페이퍼를 만났습니다. 평소라면 그저 또 하나의 칙릿이라고 단정짓고 넘겨버렸을 테지만 백북스에서 황경신님 프로필을 읽었기에 찬찬히 넘겨보다 만난 기사였습니다. 꽤 여러 장에 걸친 타블로씨의 인터뷰를 아주 즐겁게 보고 난 소감은 ! 이 사람도 마이너구나!’였습니다. 많은 인기를 누리며 정상에 자리에 서있는 듯하지만 그의 답변 한마디 마디에는 마이너기질이 뚝뚝 넘쳐 흘렀습니다.

 

  반가웠죠. 저도 마이너기질이라면 쉽사리 뒤지지 않는 편이니까요.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주류(alcohol 아니고 main stream입니다. ^_^;)보다는 곁가지에 서는 편이 좋았습니다. 학교를 오래 다녀 고 학번 되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주류에 서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것이 남의 옷을 입은 것 마냥 불편할 때도 많았습니다. 힘있게 외치는 다수보다는 구석에서 구시렁거리는 소수에 있는 것이 편하고, 가열차게 밀어붙이며 달려나가는 선두그룹보다는 뒤처진 꼬리들을 북돋아 함께 한발 한발 내딛는 것이 좋았으니까요. 이런 자신의 모습이 스스로 탐탁지 않을 때도 많았습니다만 어제의 토론회를 계기로 이런 제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더욱 사랑해 주기로 했습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은 말라가고 조건 많은 사랑만이 횡행하는 사회에서 나 하나라도 나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기로 했습니다.

 

뱀발. 제목을 단상이라고 달아놓고는 넑두리가 생각보다 길어졌습니다. 귀한 시간 내어 읽어주신 회원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19 공지 梨花에 月白하고... 배꽃에 취했는가, 달빛에 취했는가 온지당 행사 후기 9 류우정 2008.04.20 2340
4318 공지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3 강신철 2009.01.25 3844
4317 공지 힘내세요 조근희 2002.12.20 3724
4316 공지 히딩크 리더십 이야기 관리자 2002.07.04 5075
4315 공지 희망의 인문강좌에 초대합니다 아카데미 2008.04.22 2016
4314 공지 흥미로운 랑데뷰 2 엄준호 2007.12.31 2113
4313 흔들리며 피는 꽃---도종환 김학성 2009.08.20 2137
4312 공지 휴보 5 문경수 2007.12.11 2690
4311 공지 휴가사진 1 문경수 2005.08.12 2857
4310 공지 훌륭한 독서법 이중연 2002.08.22 4139
4309 훈련병 부모님이 쓴 편지를 게시판에 올립니다. 3 이병록 2010.02.13 2582
4308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국내 방사선 영향..긴급토론회 자료 2 file 서지미 2011.04.07 2128
4307 공지 후기사진을보면 캠코더로 찍던데... 2 이동욱 2008.11.11 2080
4306 회원탈퇴 어떻게 하나요?? 1 박정화 2009.04.27 2241
4305 공지 회원탈퇴 어떻게 하나요?? - 2005.10.25 3059
4304 회원탈퇴 1 김가은 2010.04.28 2382
4303 공지 회원이 되고 싶습니다.. 4 신현숙 2008.03.02 1731
4302 공지 회원여러분의 소중한 '항우와 유방1.2.3' 독서리뷰를 기다립니다. 6 김주현 2007.05.01 3512
4301 공지 회원님의 소중한 10줄의 '부의 미래' 독서리뷰를 기다립니다. 1 김주현 2007.04.24 2651
4300 공지 회원님들 새해 복 많이 빋으세요 강신철 2003.01.04 359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