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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9 22:09

우. 생. 순 과 100권 독서클럽

조회 수 1514 추천 수 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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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워들은 이야기라 정확하진 않다. 미국에서 상영되는 영화에는 자막이 없다고 들었다. 자막이 삽입된 영화에 굉장히 낯설어 한다는 것이다. 자막의 낯설음은 나는 어느 정도 공감한다. 영어를 거의 알아듣지 못하여 어쩔 수 없이 자막 있는 영화를 선택하여 보다보면, 자막 읽느라 화면 속에서의 아름다운 구성을 놓치기 일쑤다. 장단점이 있긴 하지만 굳이 선택하라면 더빙된 영화를 선택하겠다. 간혹 듣기 거북한 성우의 목소리 연기로 실망하기도 하지만..... 그런 실망마저도 하기 싫다면? 한국영화를 보자^^


 


핸드볼 올림픽 2연패의 주역인 미숙(문소리 분)은 소속팀이 해체되자, 핸드볼을 접고 생계를 위해 대형 마트에서 일한다. 반면 일본 프로팀의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던 혜경(김정은 분)은 위기에 처한 한국 대표팀의 감독대행으로 귀국하고, 미숙을 팀으로 불러들인다.


 


혜경은 초반부터 강도 높은 훈련으로 전력 강화에 힘쓰지만, 그녀의 스타일은 개성 강한 선수들과 불화를 야기하고 급기야...... 선수들과의 불화와 여자라는 이유로 혜경은 경질되고 감독이 아닌 선수로 팀에 복귀한다. 스타 플레이어 안승필(엄태웅 분)을 신임 감독으로 임명한 대표팀은 선수들을 배려하지 않은 과학적인 프로그램과 유럽식 훈련 방식을 무리하게 도입해 예전의 전력마저 저하시킨다.


 


미숙의 무단이탈을 문제 삼아 대표팀에서 제외하겠다는 승필. 미숙의 복귀를 요구하며 등반 훈련을 자처하는 혜경........결국 모든 선수들의 노력으로 미숙은 다시 대표팀에 합류하고 최고의 팀워크로 뭉친 그들은 아테네로 향하는데........


 


자막 없이 볼 수 있는 우리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우. 생. 순.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한 여자를 떠올린다.

 


그녀는 1967년 1월에 부산에서 태어났다. 5남매의 둘째로 태어나 어려운 집안 형편에 부모님과 떨어져 시골의 할머니와 지내면서 외롭고 힘들었을 기억마저도 행복함으로 간직하고 있는 그녀. 내리쬐는 햇볕을 온 몸으로 받아가며 허벅지 근육을 만들기 위해 산을 뛰고 운동으로 거칠어진 손을 가진, 여성의 아름다움을 마음으로만 느껴야 했던 그녀.

 




그녀는 정수선수다.


정구는 그야말로 비인기 종목이다. 테니스 시합은 보았더라도 정구시합을 보지 못한 사람도 꽤 많지 않을까. 정구가 무엇인지는 알까. 4년에 한번만이라도 주목을 받는 선수를 부러워 하는 선수들이다. (물론 정구선수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 게다가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대회만 개최되는, 올림픽 종목이 아니기에 더욱 주목 받지 못함이다. 그녀는 그런 종목의 선수다.


 


그녀는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우승을 하여 대통령 훈장도 받는다. 하지만 갈 곳은 없다. 그녀 올해 42살의 전업주부.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10살짜리 아들 하나를 키우면서 짬짬이 연습하여 은퇴자들의 한. 일 친선 대회에 참가하여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집에 돌아오곤 한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지만 그녀의 운동은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런 그녀에게 묻는다. “여보, 운동은 언제까지 할꺼야?”


 


그녀는 나의 안해다. 나는 아내를 안해라 표현한다. 안해는 집안의 해를 뜻한다. 아내는 집안의 해와 같은 존재였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표현이다. 바람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안해는 젊은 시절 온 몸으로 받아들인 햇빛으로 집 안 구석구석 비춰주고 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지만 나의 시선 하나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안해가......... 보고싶다.


 


“”“”“”“”“”“”“”“”“”“”“”“”“”“”“”“”“”“”“”“”“”“”“”“”“”“”“”“”“”“”“”“”“”“”“”“”“”“”“”“”“”“”“


 


각자 자신의 본업을 충실히 하면서 짬을 내어 독서클럽에 모이는 회원들의 모습에서 우생순의 선수들을 떠올렸고, 연습 중에 갈등(요즘의 우리처럼^^)도 보이지만 진실을 서로 알게 되는 순간! 최고의 팀워크를 보이는 우생순과 같이 독서클럽도 한걸음 더 나가리라는 생각으로 글을 쓰려고 자판을 두드리다가........... 안해 생각이 먼저 떠올라 주저리주저리 써 내려갔습니다. 죄송합니다.~^^


(지금은 조금 힘들더라도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진실을 알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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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원 2008.07.29 22:09
    아름다운 도전입니다. 정구도 100books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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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신철 2008.07.29 22:09
    감동적인 이야깁니다. 안해님을 독서클럽에 모시고 싶군요. 프로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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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지숙 2008.07.29 22:09
    앗.~!
    어제 이렇게 어쩜 우연히도..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을..
    음..보았지요..
    처음은 조금 억지인듯하다는생각이 들다..마지막 감독님의 부분에서 말을잊지못하는 모습에 왜그리 눈물이 흐르는지..저도 잘 모르겠네요..
    맞아요..프로는 아름답다..
  • ?
    김영이 2008.07.29 22:09
    안해님 완전 멋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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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석희 2008.07.29 22:09
    멋진 부인과 또 멋진 남편이시네요.
    "아무도 주목하지 않지만 그녀의 운동은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 그리고, 또 멋진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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