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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 '과학 삼매경'…다같이 '스트로마톨라이트~'
박문호 박사 대전고검서 자연과학 릴레이 강의






 ▲ 박문호 박사가 대전고검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검찰청 직원의 질문을 받고 있다.
 ⓒ 2008 HelloDD.com
"자 다같이 따라하시죠. 스트로마톨라이트!"(박문호 ETRI 박사)
"스트로마톨라이트!"(검사들)

23일 오전 대전고등검찰청(검사장 문효남) 8층에서 기괴한(?)한 풍경이 펼쳐졌다. 수은주가 섭씨 25도를 오르내리는 가운데 9명의 부장급 검사를 포함한 검찰청 직원 50여명이 선풍기 바람에 의지해 낯선 단어들을 복창하고 있다.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는 시아노박테리아에 의해 만들어진 퇴적구조로 지구 생명의 근원.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원핵 미생물인 시아노박테리아는 물을 분해해 대기 중에 산소를 방출, 지구를 생명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든 존재다.







▲박문호 ETRI 박사
ⓒ2008 HelloDD.com
박문호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의 선창에 맞춰 생명 탄생의 비밀과 관련된 주요 용어들을 암기하고 있는 광경이 펼쳐지게 된 것은 대전고등검찰청 사람들이 과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대전고등검찰청은 매달 한 번 외부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해 오고 있다. 전분야에 걸친 다양한 공부를 통해 직원들의 소양을 기르기 위해서다. 대전고검이 이번에 선택한 분야는 바로 자연과학.

지금까지 강연은 보통 1회로 진행됐지만, 박 박사의 강연내용을 조사한 대전고검은 1회의 강연으로는 충분한 공부가 되지 않겠다고 판단. 이례적으로 지난 12일부터 3주에 걸쳐 3회의 강연을 요청했다. 자연과학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해보자는 검사들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박 박사는 "사람들이 과학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평소에 접하지 못한 생소한 용어들 때문"이라며 "반복을 통해 용어만 이해하면 과학에 대한 재미와 경이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박사의 강연은 인간의 생각(의식)을 이해하기 위한 뇌의 공부, 인간 뇌를 이해하기 위한 진화 공부, 진화를 이해하기 위한 생명 탄생 공부에 이어 지구 탄생의 역사에서 우주 생성까지 시간을 역류해 근원을 탐험하는 여정이다.

◆생명의 출발점, 스트로마톨라이트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는 어디에서 왔을까? 박문호 박사는 생명의 탄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36억년 전 지구의 대기 속에는 산소가 1% 정도밖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36억년 전쯤에 시아노박테리아라는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원핵 미생물이 생겨났고, 시아노박테리아가 광합성 작용으로 물을 분해해서 대기 중 산소를 방출함으로써 산소호흡을 하는 다세포 생물들이 생겨난 것이죠."

박 박사는 산소 호흡을 하는 다세포 생물이 진화해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지구 상에 존재하면서 산소호흡을 하지 않는 것은 단세포 생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생명이 살 수 있는 지구 환경을 만든 시아노박테리아의 군집인 스토로마톨라이트가 바로 지구 생명의 근원과 탄생의 출발점이라고 박 박사는 강조했다.

지금도 오스트레일리아의 샤크만(灣)에 있는 하메린풀에서 스트로마톨라이트가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샤크만은 다른 지역에 비해 염도가 높아 시아노박테리아의 천적이 살지 못해 인류의 출발점인 살아있는 시아노박테리아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박 박사의 설명이다.







▲지구 대기의 산소농도 변화
ⓒ2008 HelloDD.com

◆진화의 열쇠, 미토콘드리아

"지금까지 어떤 새로운 지식에 의해서도 우리들이 정말로 충격을 받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경이와 경악은 있었지만 공포는 아직껏 없었다."

진화로 이어지는 박 박사의 강연은 과학 수필가인 루이스 토마스의 저서 '세포라는 대우주'의 인용으로 시작됐다. L. 토마스는 생명체의 세포 안에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의 존재에 공포를 느낀다.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는 ATP라는 동일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ATP는 세포 내에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미토콘드리아는 스스로 호흡할 수 없는, 광합성 장치를 갖추지 않은 모든 세포에 존재한다. L. 토마스와 박 박사가 미토콘드리아에 흥미를 갖는 이유는 미토콘드리아가 인간의 DNA와 전혀 다른 독립적인 DNA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립적인 DNA를 갖고 있다는 것은 동일 DNA를 갖고 있는 인간의 세포와 달리 인간의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냥 거기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L. 토마스는 또한 미토콘드리아의 막과 DNA가 박테리아와 놀랄 만큼 유사하다고 저술하고 있다. L. 토마스와 박 박사는 원시부터 존재한 박테리아인 미토콘드리아가 생존을 위해 인간 세포 안에서의 공생을 택한 것이 아닐까 가정한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제기하는 것이 혹 우리가 미토콘드리아의 식민지 또는 미토콘드리아의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는 아닐까하는 것이다.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은 어쩌면 인간 안에 있는 수많은 박테리아들이 인류를 진화시켜 우주에 가게 했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우리가 미토콘드리아의 비밀을 알게 된다면 생명 현상의 많은 부분도 함께 밝혀질 것입니다."

◆우주의 신비 8월 벗겨진다







▲8월 완공을 예정하고 있는 스위스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의 모습. '사진출처 = Science Grid This Week' 
ⓒ2008 HelloDD.com

"지금까지 인류가 봐왔던 우주는 전체 우주의 4%에 불과합니다. 마침내 8월이면 14년간 건설 중이던 축구장 2배 크기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완공됩니다. 스위스의 LHC가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 아직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주의 신비들이 하나둘씩 밝혀질 것입니다."

박 박사는 대전고검 사람들에게 과학계 최신 뉴스를 흥분된 목소리로 전했다. 인류에 대해 알려면 생명 탄생, 생명 탄생에 대해 알려면 지구의 역사 그리고 나아가 우주에 대해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8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스위스의 LHC가 인류를 생명의 비밀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HC는 둘레가 27㎞나 되는 원주형 지하 터널 안에서 양성자(수소핵)들을 서로 반대 방향으로 쏘아 가속하다가 거의 빛의 속도에 이르렀을 때 충돌시키는 실험 장치다. 양성자 충돌 순간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일어나며 여러 입자들이 순간적으로 만들어진다. 우주의 시작인 빅뱅(big-bang)과 유사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초대형 검출장치에 남겨진 이들의 2차 흔적을 역추적해 입자의 존재를 밝히는 것이 LHC 실험의 목표다.

"현재 세계의 물리학자들은 LHC 실험을 통해 발견될 입자들이 우주대폭발(빅뱅) 직후 10억분의 1초 사이의 일까지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 박사는 "생명 현상은 하나만 공부해서는 알 수 없다"며 "천문우주를 함께 공부해야 생명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도 한 분야만 알면 전체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연구의 칸막이를 걷어내고 통합적인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소 과학 독서의 필요성에 대해 "인간의 뇌에는 통념에 부합하는 인문학 독서가 더 편하지만 인생과 세계에 대한 관점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자연과학에서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며 "철학과 종교부터 접하면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진리의 문이 닫힌다"고 말해왔다.

강연을 들은 한 참석자는 "인간 정신에 대한 연구를 시작으로 지구, 우주, 생명의 시작을 지나 다시 인간의 뇌(정신)로 돌아오는 숨막히고 가슴 벅찬 흥분의 시간"이었다며 "대국민 법률서비스를 최전방에서 담당하는 우리 검찰인이 자연과학을 접함으로써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전고등검찰청 사람들이 박문호 박사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2008 HelloDD.com
<대덕넷 한민수 기자> hms@hellodd.com
2008년 0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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