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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립 회원이 떠난 후 게시판이 조용합니다. 쓸쓸한건가요...

다시 활기찬 게시판을 기대하면서 끄적여 봅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우울한 글을 쓰는 저도 참....)

 

 





 

이별이란 단어는 언제나 싫다.

새로운 만남을 위한 것이라는 그런 말도 싫다.

다만 소중한 이가 떠나가는 것을 아쉬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내 솔직한 심정이다.


 

소립 님을 만난 것은 역시 소립 님을 우리 클럽으로 소개해 준 문경수 총무 덕분이었다.

몇 년 전. 우리 또래가 별로 없었던 그 시절의 독서클럽에 어느 날 문경수 회원이

가입을 했다.

동갑내기인데다 한 눈에 서로를 알아 본 우리는

토론회가 끝난 후 언제나 날이 새도록 둘만의 뒤풀이를 했다.

궁동의 어떤 조용한 BAR에서도, 시끄러운 한남대 앞 싸구려 횟집에서도

우리는 술잔을 기울이며 우리의 미래와 독서클럽의 미래에 대해 논하고는 했다.


어느 날 소립이라는 다소 생소하게 보이는 회원이 경수의 초대로 가입을 했다.

헤어스타일, 눈빛, 옷차림 등에서 보통 사람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 후 경수와 나의 술 자리에는 소립이라는 또 다른 손님이 합류했다.

 

벌써 기억도 가물가물한 그 시간 속에서,

소립 님은 항상 내게 가깝고도 먼 사이였다.

친구의 친구, 100권독서클럽 회원...과연 우리 사이는 무엇이었는지 하는 고민을

안겨준 그 사람...

종종 나와 세상 보는 눈이 달라서 논쟁을 벌이기도 했던,

그러면서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 그 사람이 이제는 잠시 안녕을 고하고 떠났다.

역시 사람은 떠나면 그 사람의 원래 위치를 알기 쉽다고 했던가...


 

그는 우리들의 감성 리더였던 것 같다.

그의 변연계는 언제나 우리들의 변연계에 대단한 영향을 미쳤다.

감정 혹은 감성은 너무나도 빠른 속도로 집단에 전염되게 되는데

그의 감성은 게시판을 통해 그리고 오프라인을 통해 활기차기도 하고

가끔은 차분해지기도 하는 감정의 동조화를 불러일으켰다고 생각된다.

 

한 마디로 감성의 언어를 알았던 사람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사실을 그 스스로 알런지 모르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아마도 그는 얼마 안되는 이 시대의 어린아이였던 것 같다.

(차라투스트라가 말한 정신의 세 번째 단계인 그 어린아이...)


 

최근에 감성의 리더십, 하트 스토밍 등 감성과 관련된 리더십 책들을

많이 접했다. (일 때문에 읽게된 책이지만...)

생물학 그리고 뇌과학의 이론에 경영, 리더십 이론을 더 한 책들이다.

이 책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바는 지능 좋은 리더 보다는 감성이 뛰어난

그리고 집단의 감성 관리를 잘 하는 리더가 혹은 그러한 리더십 만이 성공을 한다는

것이다.


사실 아무리 좋은 지능으로 훌륭한 비전과 목표를 세워도 구성원들의 감성 관리를

하지 못한다면 실패할 밖에 없을 것이다.

 

감성은 자유자재로 주입시키지는 못하지만 변하게는 할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소립의 감성 리더십은 대단했고, 우리를 지속적으로 감동시키게 하고

우리 클럽의 모자란 점을 채우길 바랬다.

 


지난 6년 간의 독서클럽 생활을 통해서 너무 많은 것을 얻었지만

종종 중요한 사람들이 자리를 비우는 것을 보면 많은 생각과 상념에 잠기곤 한다.

추억속으로 게시판에서 보는 몇 년 전 골수 회원들은 지금 다 무엇을 하고 있을까?

(물론 개인적으로는 연락이 닿고 있다.... )

 


신규 회원의 증가, 새로운 사람들의 영입 만큼 중요한 것을 생각하고 싶다.

원래 있던 사람들을 어떻게 지켜내는가 하는 것.

이것이 최근 2~3년 간 독서클럽에서의 나의 관심사이다.


지능, 지식의 감동도 좋지만 진정한 감성적인 감동을 함께 공유하는 모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몇 년 간을 함께 한 젊은 회원이 어느 날 연락이 없다가 나타났는데

가족을 잃고 나타났다.

그 힘든 시간 동안 내가 왜 조금이나마 도움이 못됐는지

왜 그는 게시판에 그러한 사실을 알리지 못했는지...

무엇이 그를 불편하게 했는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토론회에 함께 앉은 옆 자리 회원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대학생 회원들은 어떤 고민이

있는지, 바쁜 회사원들은 독서클럽을 참석하기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하긴 내 스스로도 이별을 고하고 싶은 순간이 수도 없이 많았으니....


 

소립 님을 통해 총무로서 나의 역할을 다시금 반성해 본다.

그의 털털한 웃음을 다시 보길 기대하면서......

 

 
  • ?
    전지숙 2008.07.01 20:28
    오늘은 왜? 소립 님이 안녕이라고 말씀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처럼 이곳에서 큰 벽을 느끼신건 아닐꺼라고 생각하지만..
    언제나 조금늦게 오셔서 조용이 앉아 있다..혼자 나가서 문 입구에 조용히 또 낯선 사람처럼 서있던 모습이 생각이 납니다.
    한마디 건내고 싶어 기껏 던진말이 ..너무나 웃긴 농담하나..조금 웃는 모습을 보고싶었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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