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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관찰 1

by 이병록 posted Jun 1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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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10층 건물중 9층으로 약 1미터 높이의 창 밖에 베란다와 시멘트 구조의 난간이 있다. 에너지 보존을 위해서인지 비둘기 접근 방지를 위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올 초에 바깥창에 샤시를 설치했다,  

  유리창이 닫혀 있는데도  다른 사무실에서 열어놓은 바깥 창문을 통해서 들어와  베란다 사이를 이동하는 것을 보면, 옛날부터 전서구로 사용했다시피 다른 새보다는 머리가 좋은 것 같다.

  나는 베란다를 등지고 2미터 앞에 앉아 있으며 오른쪽은 옆 사무실이다. 우연히 비둘기 한마리가 옆 사무실 쪽에서 파이프를 타고 넘어오는 장면을 무심코 발견하고는 호기심이 작용했다. 왜 비둘이 들이 굳이 좁은 지역을 이동해서 돌아다니는 걸까? 비둘기가 이동해야 하는 어떤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고 베란다를 자세히 살펴보니 파이프 아래와 난간 위쪽으로는 스치로플로 막아 놓고 파이프위와 난간사이에 조그만 틈새 사이가 있었다.(지금은 거기도 막아 놓았음)

  그런데 바닥과 옆 사무실에서 막아 놓은 스치로플, 바로 위에는 파이프의 조그만 공간에 둥지같이 보인 어설픈 구조물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둥지가 맞았다. 새들에 비하면 참 어설프게 둥지를 지어 놓았다.

  4월 23일 알이 하나 보였다. 자연의 법칙상 알이 두 개 이상있어야 남는 장사(종족번식)가 될텐데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알이 또 하나 보였다. 그러면 그렇지! 알을 하나만 낳을리 없는 것이다. 바로 내 뒤쪽 바깥 창문을 살짝 열어서 비둘기 들의 왕래가 편하게 해 놓았다. 그런데 알을 품는 장면이 안보인다. 비둘기는 이상한 동물이다. 왜 알을 품지 않지?하고 궁금했는데 5월 2일날 드디어 알을 품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20여일만 기다리면 새끼를 볼수 있겠다 하는 희망을 가지고, 출근하면 훔쳐보는 것이 하나의 낙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