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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백이 놀던 달빛에 취해봅시다

by 전재영 posted May 1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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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야연도이원서(春夜宴桃李園序)-이태백(李太白)


 


夫天地者(부천지자)는 : 무릇 천지는
萬物之逆旅(만물지역려)요 : 만물이 쉬어가는 여관이요
光陰者(광음자)는 : 시간이라는 것은
百代之過客(백대지과객)이라 : 긴 세월을 잠시 지나가는 나그네다
而浮生若夢(이부생약몽)하니 : 덧없는 인생은 꿈과 같으니
爲歡樂幾何(위환락기하)오 : 기쁨이 되는 일이 얼마이리오
古人秉燭夜遊(고인병촉야유)는 : 옛 사람이 촛불을 들고 밤에 놀이한 것도
良有以也(양유이야)로다 : 참으로 이유가 있었구나
況陽春召我以煙景(황양춘소아이연경이)하고 : 하물며 따뜻한 봄날이 안개 낀 경치로 나를 부르고
大塊假我以文章(대괴가아이문장)이라 : 천지가 나에게 문장력을 빌려주었음에야
會桃李之芳園(회도이지방원)하여 : 복숭아꽃,오얏꽃 향기로운 정원에 모여
序天倫之樂事(서천륜지악사)하니 : 형제간의 즐거운 모임을 열었다
群季俊秀(군계준수)는 : 여러 아우들은 글솜씨 뛰어나서
皆爲惠連(개위혜연)이어늘 : 모두가 혜련의 솜씨인데
吾人詠歌(오인영가)는 : 내가 읊는 노래만
獨慙康樂(독참강락)이라 : 홀로 강락의 솜씨에 부끄럽구나
幽賞未已(유상미이)에 : 그윽한 봄경치 감상이 그치지 않고
高談轉淸(고담전청)이라 : 고상한 이야기들은 더욱 맑아진다
開瓊筵以坐花(개경연이좌화)하고 : 화려한 잔치 자리 열어 꽃 사이에 앉아
飛羽觴而醉月(비우상이취월)하니 : 깃털 모양 조각한 뿔술잔 주고 받으며 달빛 아래 취한다
不有佳作(불유가작)하면 : 이러한 때, 시를 짓지 않는다면
何伸雅懷(하신아회)하리오 : 어찌 고상한 속 뜻을 펴낼 수 있겠는가
如詩不成(여시불성)이면 : 만약 시를 짓지 못한다면
罰依金谷酒數(벌의금곡주수)하리라 : 그 벌은 금곡의 벌주 잔 수 만큼 마시게 하리라 


 



 


 

  작가 : 윤제홍(尹濟弘)
아호 : 학산(鶴山) 또는 찬하(餐霞)
제목 : 은사보월도(隱士步月圖)
언제 : 18세기 중엽 ~ 19세기 초
재료 : 족자 종이에 수묵
규격 : 67 x 45.4 cm
소장 : 호암미술관


 

해설 : 이 그림은 봄밤. 달빛 아래를 소요하면서 자신의 감회를 나타낸 것이다. 화면 전경 우측에 초당이 시냇가의 제법 넓은 평지에 있는데. 앞마당에는 오동나무. 집 뒤에는 대숲이 둘러 있고 울타리 밖에는 키 큰 수양버들 두 그루가 시원하게 밤바람에 너울거린다. 대각선으로 흐르는 시냇물을 얕으막한 잔교(棧橋)로 건너면. 바위절벽을 따라 벼랑길이 구불구불하다. 중경 우측에 둥그스름한 산봉우리가 그리 높지않게 솟아 있는데. 가운데쯤에 가느다란 폭포가 밤안개 속으로 절벽을 타고 쏟아진다. 더멀리 원산이 나지막하게 안개 위로 펼쳐지는데. 그 위에 조그마한 달을 아주 연한 담묵으로 홍운탁월법(烘雲托月法)을 써 그렸다. 모두 담묵을 번지게 해서 준법을 쓰는 가운데 지두(指頭)로 물상의 윤곽과 태점(苔點). 수엽(樹葉)을 찍어 조촐한 분위기가 감돈다. 역시 지두로 쓴 시는 “오동나무 가지사이로 달은 비추이고. 버들가지 끝에 바람 스치는데. 단장을 의지하여 봄밤에 소요하니. 과연 안락와(安樂窩)선생 같지 않은가” 이 시절을 당하여 가슴속의 기(氣)를 토해내면 반드시 우주에 가득차리라” 하니 이는 北宋때 성리학자 소옹(邵雍)선생의 은거생활을 자신의 복거(卜居)와 비유하는 야인(野人)의 경지를 말함이 아닐까? 화중의 선비가 윤제홍 자신이면서 또 소옹인 모양이다.

 




 


한편의 시와 한폭의 산수화를 보았습니다.  두 작품 모두 초월적인 무언가를 느끼게 해줍니다. 예술혼이라고 할까요? 궁극을 지향하는 작품은 장르가 달라도 어딘가 모르게 게 비슷한 향기가 납니다.  자연의 냄새 말입니다.  100권독서 클럽이 품고있는 향기 또한 다르지 않은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