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조회 수 2548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중국 쓰촨성(四川省)은 전체 면적의 58%가 고원 산지이며 평원은 5%에 불과하다. 특히 서부는 티베트 고원과 이어지는 험난한 산지로 이루어져 있다. 유비가 세운 촉(蜀)나라가 이곳에 있었고, 유비와 장비가 세상을 떠난 곳도 이 지역이다.

쓰촨성 광위안(廣元)에는 젠먼관(劍門關)이라는 군사 요새가 자리잡고 있다. 협곡 사이에 높다란 성벽이 우뚝 솟아 있는데 통로는 너비 7m에 불과하다. 삼국시대 촉나라 장수 강유(姜維)는 병사 3만명으로 위나라 10만 대군을 여기서 격퇴시켰다. 당나라 때는 반군을 무찔렀고, 20세기에는 중국 공산당 홍군의 승전지다.

당나라 때의 시선(詩仙) 이백은 쓰촨성의 험난한 지리와 젠먼관의 역할에 대해 '촉도난(蜀道難)'이라는 시를 남겼다. '검각은 우뚝뾰쪽 높이 솟아/한 사람이 관문 막으면 만 사람도 관문 뚫지 못하네/촉으로 가기가 푸른 하늘 오르기보다 어려워라/몸 추켜세우고 서쪽 바라보며 길게 탄식하네….' 과거를 부정하려 했던 마오쩌둥(毛澤東)마저도 찬탄했다는 작품이다.

쓰촨에는 주자이거우(九寨溝)나 황룽 오채지, 샹글리라 같은 자연유산들이 즐비하다. 세계문화유산인 두장옌(都江堰)은 옛 사람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2천200여년 전 홍수에 시달렸던 이 마을 사람들은 인공 관개 수로를 조성했다. 대나무로 짠 바구니에 돌을 채우고, 나무로 삼각대를 만들어 떠받쳤다. 강물을 조절하면서 배가 다닐 수로는 유지시킨 것이다. 

쓰찬성 일대에 엄청난 강진이 덮쳤다. 이백이 '촉도난'에서 '땅 무너지고 산 부서져 장사 죽으니/하늘 사다리 돌계단 길이 겨우 열렸네'라고 읊은 것은 단순한 시적 표현만이 아니라, 지진이 발생했던 곳이라는 의미는 아니었을까. 두장옌시에서도 인명 피해가 막대하다고 한다. 유비와 제갈량이 다녔던 촉도와 젠먼관은 무사한지 궁금하다.                                                               부산일보  박병곤 수석논설위원

----------------------------------------------------------------------------

 


 * 중국쓰촨성 대지진에 가슴아파하며 심사정의 '촉잔도권' 과 이백의 시 '촉도난'을 함께 실어봤습니다.


 






심사정 沈師正, 1707~1769 : 자는 이숙(頤叔). 호는 현재(玄齋)이며  정선 과 더불어 18세기의 대표적인 문인화가이다. 하늘 오르기보다 어렵다는 촉으로 가는 길(촉도)을 조선의 화가가 그렸다. 위 그림은 8미터에 이르는 대작 〈촉잔도권〉(蜀棧圖卷) 일부.


                                                                                                          


 


 

蜀道難    촉도난


 


                                                                     李 白  이 백


 


        噫 戱 危乎高哉
        희우희 위호고재


         아이쿠
        
아찔하게 높고도 험하구나
!


 

        蜀道之難 難於上靑天
        촉도지난 난어상청천

0 추천 0 비추천
Facebook Twitter Google Pinterest KakaoStory Band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
    양경화 2008.05.17 22:12
    이 글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시가 백 마디 말보다 더 절절하군요.
    알고나니 더 마음 아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04 공지 수파리(守破離) 6 이나라 2008.04.29 1694
1803 공지 [13:30] 월드 사이언스 포럼 현장 8 문경수 2008.04.29 1605
1802 공지 가입인사여여~~ 4 박정숙 2008.04.29 1217
1801 공지 가입 인사드립니다 3 전주 2008.04.29 1313
1800 공지 가입인사드립니다. 7 이화영 2008.04.29 1398
1799 공지 가입인사드립니다. 3 박노민 2008.04.29 1356
1798 공지 내 삶을 바꿔 놓은 시의 미학 2 전재영 2008.04.29 1533
1797 공지 개두릅나무 vs 개가죽나무 4 송영주 2008.04.29 3466
1796 공지 coming out, 나는 중원을 가로지르던 흉노족의 딸입니다. 12 임석희 2008.04.29 2033
1795 공지 ***홈페이지 기술 관리자님 봐주세요!*** 1 한창희 2008.04.29 1392
1794 공지 [글연습13] 시는 늘 곁에 있었다 1 문경목 2008.04.29 1530
1793 공지 100Books 발표 예정자 5 박문호 2008.04.29 1575
1792 공지 [프로젝트 써] 4/29 모임 없습니다. 1 이정원 2008.04.28 1227
1791 공지 더 잘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4 김지원 2008.04.28 1413
1790 공지 이름을 불러주고 싶은 4月 9 윤보미 2008.04.28 1506
1789 공지 기분 좋아지는 광고입니다. 3 전재영 2008.04.28 1303
1788 공지 반갑습니다.. 처음 뵙습니다. 2 한충희 2008.04.28 1204
1787 공지 반갑습니다..가입인사 드립니다. 4 장현도 2008.04.28 1248
1786 공지 [글연습12] 창의성의 바탕이 되는 것 문경목 2008.04.27 1478
1785 공지 가입인사드립니다. ^^ 1 이지홍 2008.04.27 121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