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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여행의 하이라이트-박영호 선생

by 이석봉 posted May 0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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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관점이 다르군요.

많은 분들이 '뿌리'에 접근하면서 충격을 받은 모양입니다.

하기는 저도 이전에 그런 경험이 있죠.

그런 감수성이 좋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과거의 기억을 꺼내서 그것이 현재와 미래의 우리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국주의 국가는 식민국가에 '역사'를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왜곡하죠. 그래야 지배가 가능하니까. 아직도 우리는 우리 역사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역사에 대한 공부뿐 아니라 균형잡히고,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합니다.

다른 말로 내공이죠. 다양한 체험과 경험, 독서 등등을 통해 이런 내공을 기르면서 역사를 보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백 북스는 정말 좋은 모임입니다.

 

경주 여행에 동참하면서 재발견하게 된 것은 구비문학입니다.

문자로만 알았던 구비문학이 이런 감칠맛나는 것이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됐습니다.

판소리는 노랫말을 잘 듣기 어렵고, 시조는 축약 등이 많아 낯설었습니다.

 

그런데 박문호 박사님의 친형인 박영호 선생의 말씀은 그 자체가 문학이었습니다.

정말 하나하나의 사물에서, 글자 하나에서 풀어내는 그 말들은 감성의 세례 그 자체였습니다.

 

가령 이런 것입니다.

상선약수란? 흔히 물처럼 움직이면 잘한다고 한다. 낮은 곳으로 흐르고, 머물 곳이 있으면 기다리고, 그릇의 모양에 따라 그 모습을 지니고...한 마디로 자기를 주장하지 않는 것이죠. 그런데 이 분의 설명은 좀 더 구체적입니다. 토마토를 아는가? 예. 수분이 90%이다. 그런데 물이 토마토를 물이라고 주장하는가? 아니요. 남은 10%에 자신을 양보하는 것, 이것이 물과 같은 최고의 선이다.

이외에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짧은 시간이라 많이 듣지를 못했습니다.

하지만 감동적이었습니다.

 

일본에 쿄겐(巧言)이란 장르가 있는데 일종의 재담, 만담 같은 것입니다.

이런 구비문학이 일본에만 있는지 알았는데, 우리나라에도 그런 것이 있었구나 하면서 새삼스럽게 발견한 듯한 느낌입니다.

 

박영호 선생을 대전으로 초청해 백북스 사람들이 그 입담을 한 번 들어보시는 것도 '한국의 재발견'에 해당하지 않나 여겨집니다.

 

그나저나 정말 박문호 박사님 집안 대단하십니다.

 

황룡골도 좋았고, 황룡사터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더 좋은 것은 역시 사람들이었습니다.

 

대전으로 이 분들 꼭 모십시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