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번쯤은 마주하게 되는
나 자신에게 던지는 물음표
15인승 봉고차에 몸을 실고 경주를 찾아가는 길이
이 물음표에 다가가는 길이었음을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나의 뿌리를 찾아
아득하게 묻어두었던 긴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이 길을
저의 빈약한 끄적거림으로
감히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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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나는 신라의 지나간 세월을 무심히 잊고 있었지만
신라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신라의
이미 사라지고 없는 그 시간으로
들어가기 전
여러분에게 던지는 작은 물음 하나
운명이 다하면 이름만 남는 것은 고금에 동일하니,
홀연 죽음의 어두운 길로 되돌아가는 데
무슨 여한이 있으랴!
옛날 만사를 처리하던 영웅도
마지막에는 한 무더기 흙이 돼,
나무꾼과 목동들이 그 위에서 노래하고
여우와 토끼는 그 옆에 굴을 팔 것이다.
그러므로 헛되이 재물을 낭비하는 것은
역사서의 비방거리가 될 것이요,
헛되이 사람을 수고롭게 하더라도
나의 혼백을 구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숨을 거둔 열흘 후 바깥 뜰 창고 앞에서
나의 시체를 서국(西國: 印度)의 법식으로
화장하라.
< 삼국사기- 문무왕의 유언 >
제 나라가 가장 앞자리에 서려
저마다의 기운을 뽐내던 세 나라를
통일한 임금
그런 문무왕의 비문에 새겨있는
......
쉬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
어느 글귀
누가 이 말을 쉬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흉노족은 오랑캐.'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은 무엇인가...
문무왕이 흉노족의 후손이라는 것은
믿기 어렵다.
그러나 .
믿지 않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드는
비문에 적힌 글귀.
'나는 흉노왕의 후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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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왕의 화장터로 추정되는 능지탑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