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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파리(守破離)

by 이나라 posted Apr 2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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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킬守) -가르침을 지킨다라는 의미.

스승의 가르침을 받들어 정해진 원칙과 기본을 충실하게 익히는 단계.

 

파(깨트릴) -원칙과 기본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그 틀을 깨고 자신의 개성과 능력에 의존하여 독창적인 세계를 창조해가는 단계. 다분히 의식적이고 계획적이고 작위적인 수준에 행해지는 것.

 

리(떠날離)-파의 연속선상에 있으나 그 수행이 무의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단계로 질적 비약을 이룬상태. 자신도 모르게 파를 행하되 모든 면에서 법을 잃지 않고 규칙을 벗어나지 않는 경지에 이름.


 
불교용어에서 건너와 무도 수행의 단계를 표현하는 말로 정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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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파리...

 





알찬 배움의 주말을 보내고 나니

이 말이 내내 가슴에 남는다.

그동안 나에게 머문 배움은 얼마나 편협한 것이었던가.

책장에 꽂혀있는 책을 보니 7할이 서양문학. 

우리나라 내 땅의 역사도 잘 모른채 서양을 동경했었고

우리나라 곳곳도 가보지 못한 내가 첫 해 월급을 모아 한 일이 유럽으로 떠난 여행이었으니.





 

솔직히 말하면 나는 지켜야할 것을 먼저 배우기도 전에

깨트리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듯한 느낌이 든다. 





 

백북스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나의 이 무지와 오만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그러나 아직 내겐 많은 시간이 있으니..

이 만남이  '수파리' 의 첫 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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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어린시절 피카소의 초기 그림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나에게 피카소는 애들 장난 같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었는데 어느날 그가 초기에 그린 초상화를 보게 된 거다. 놀랍도록 정교하고 사실적인 그 초상화를 보고 그릴 줄 몰라서 이런 그림을 그리는게 아니었구나. 하는 바보같은 생각을 했더랬다.


역시 진정한 거장이 되기 위해서는 기초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흐음...수파리의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