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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써' 모임에서 정영옥 회원님께서 친구에게 2년동안 문자메시지로 시를 받았었다는 얘기가 기억나네요.

 

이제는 생활의 필수품이 된 휴대폰,

가까운 지인에게 이 필수품을 이용하여 시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요??

 

 





시(詩)가 흐르는 휴대전화


 


휴대폰도 훌륭한 시집이 될 수 있습니다.


 


황지우 시인(한국예술종합학교총장)이 지난 주 지인들에게 문자 메시지<사진>를 보냈습니다. '아픈 자리 생살 돋듯/ 온 산에 신록이/ 치밀어 올라오는 이 아침/ 당신도 아아 살고 싶으시죠'


 


액정화면에는 띄어쓰기도, 행갈이도, 메시지도 없었습니다만, 수신자 기분 내키는 대로 연을 나눠보면 한 편의 시가 되네요. 햇잎 돋아나는 봄날 풍경에 함께 취해 기운을 얻자는 시인의 애틋한 마음이겠지요. 시인이 썼다고 모두 시가 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첫 소설 〈뱀과 백합〉에도 봄이 오기 전에 필요한 대지의 아픔을 그린 문장이 있으니 비교해보세요. '겨울의 고독 속에 내던져진 대지가 온몸을 아파하면서 봄을 기다리는 것처럼 나는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역시 시는 다르지요?


 


황지우 시인은 간혹 휴대폰을 이용해 지인들에게 짧은 시적 메시지를 전하곤 합니다. 어느해 겨울이던가, 이런 메시지를 보낸 적도 있습니다. '새해 마당에 또 내리는 눈: / 차마 밟지 못하고, / 저 순한 마음의 파스 한 장. / 당신의 등짝에 붙이려오.'


 


황 시인의 작업을 '휴대폰 시'라고 부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한 작품 발표가 아니므로 당장 새로운 시의 형식실험이라고 호들갑을 떨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차세대 휴대폰 시집'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습니다. 매년 4월 '전국 시의 달'을 선포하는 미국 시인아카데미는 올해 축제의 백미(白眉)로 '이동 시집'(Mobile poetry)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애플사가 이동 전화와 휴대용 컴퓨터를 결합해 내놓은 아이폰(iphone)을 이용해 www.poets.org에 접속하면 시인아카데미가 제공하는 2500편의 명시를 사랑·결혼·봄 등 주제별로 '내 손바닥 안에서 무료로 직접 검색'할 수 있다는 겁니다. 수록 시인 인물 정보와 에세이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한국에 비해 시집 독자가 현저히 적은 미국 시인들이 최첨단 기술로 활로를 모색하려는 겁니다.


 


삼성과 LG가 개발한 차세대 이동전화인 '스마트폰'도 있지만, 아직 대중화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 시인아카데미와 애플의 공동 작업을 벤치마킹하려면 좀 더 기다려야겠지요. 그러나 현재 휴대폰 문자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고은 〈그 꽃〉),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정현종 〈섬〉)같은 짧은 시를, 보내고 싶은 이에게 먼저 문자로 보내보세요. 시가 있는 하루가 시작되잖아요. 이렇게 짧은 시라면 나도 쓸 수 있다는 분은 대환영입니다. 엄지로 시작해서 맛 들이면 어느 날 자판을 두드리거나 펜을 쥘 지도 모르잖아요.


 


박해현 기자 hhpark@chosun.com


 


 


 


오랫동안 나는 시가 나와는 먼 곳에 떨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시를 읽어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고 또 무슨 말을 하는지도 잘 몰랐었다. 그러다 보니 점차 시와 멀어졌고 시는 마치 다른 나라에 있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휴대폰 메시지에 시를 보내는 것. 요즘 새로 일어난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그 동안 무뎌졌던 시에 대한 나의 생각을 깨우는 고마운 소식이다.


 


그렇다. 시는 멀리 있었던 게 아니다. 항상 내 곁에 있었다. 다만 내가 눈 돌리고 모르는 척 했던 것이다. 감성, 느낌에 대해 외면했고, 시는 나와 상관없는 먼 곳에만 있다는 핑계를 해왔던 나 자신이 반성되는 오늘이다.


 


2008년 4월 28일 문경목.

  • ?
    전지숙 2008.04.29 01:40
    시..
    우린 시가 어럽다고 말하지만 어느순간 뭔가를 보고 느낌을 말로 푠현못할때 머리속으로
    시를 써 내려간다고 생각됩니다.
    저도 시는 어려워..하면서도 꽃을보거나 밥을하다 가스를 켜다가도 말도않되는시를 지어보기도 하니까요.
    저는 다른사람보단 휴대폰이건 컴퓨터건 ..문명의 혜택에서조금 떨어지고 싶습니다.하지만 사람들은 미개인이라며 이해하지못하지요..그런데 사람들은 시"라는것은 자꾸 밀어낼까요?
    한통의 메일보다 우체통에 꽃힌 한통의 편지가 더 기분이 좋고.
    매일 접하는 수많은 사이트를 마우스로 쉽게 읽어내려가는 컴퓨터놀이보단
    조용히 누워 하늘을 보면 읊어보는 한편의 시가 더 좋지안은가하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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