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한두번 탈 비행기가 아니니 이제부터는 비행중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할지 연구해 보는 게 나의 정신건강과 신체건강을 위해 좋겠다는 판단 후 비행내내 분주하다.
새로 개봉한 따끈한 영화도 몇편 보고 다리가 뻐근할 때 쯤이면 비행기 안에서 잠시 산책(?)도 하고 승무원에서 음료나 간식거리를 요청하기도한다. 그리고 창밖을 내다보며 내려다보이는 땅은 어디쯤일지 짐작하며 상상을 즐기기도하며 책을 읽기도 하고 음악을 들으며 다른 음악의 가사를 써보기도한다. 그래도 시간이 안가는건 어쩔수가 없다..;;
그러한 비행을 몇 번 반복하다보면 지구가 더 작고 가깝게 느껴진다. 예전에는 먼나라 이야기같던, 내가 사는곳 이야기가 아니라며 무관심했던 모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가 이제는 내가 뭔가 힘을 보태야만 하는 내 이웃의 이야기처럼 절실하고 가슴아프게 느껴진다. 특히 오랜 시간동안 여행을 했던 나라는 더욱이 말이다.
그러나 이상한건 한국은 몇 년을 기다려야 돌아갈지 모르는 멀고먼 나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그렇게 그리운 사람들과 보고싶은 책들과 하고싶은 일들을 뒤로한 채 떠난 나라이기 때문일까? 밤낮이 다른 시차부터 시작해서 한달은 기다려야 볼수 있는 한국드라마들, 밤이면 생각나는 야식들, 당장 사서 들춰봐야하는 책들, 평소에 즐기던 한국 음식들은 그저 상상속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리고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야하는 이유중 하나였던 독서클럽 역시 몇년은 참고 지켜봐야하는 그런 그리움의 대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