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공지
2008.04.03 16:33

네모난 말

조회 수 1300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작년 이맘 때... 아들 녀석이 저에게 묻습니다.


“아빠, 빌딩은 네모블럭으로 만들 수 있어?”


“응? 어....네모블럭모양을 한 빌딩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


“근데, 네모블럭 모양의 빌딩은 못 봤는데......”


(둥글거나 뾰족한 부분이 전혀 없이 네모블럭만의 빌딩은 못 봤다는.....)


 


아들 녀석이 시험을 봤답니다. 네모블럭으로 만들 수 없는 건물은 무엇인가요? 객관식 보기에는 빌딩이 있었고, 아들 녀석은 빌딩을 선택했지요. 틀렸답니다.

 

선생님 왈 “ 빌딩은 네모 모양이다!”

 

말 중에 네모난 말을 볼 때가 있습니다. 어느 곳으로 접근하려고 해도 각을 세운 말이죠. 과거의 정형화된 빌딩모양처럼. (요즘엔 빌딩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정의를 내리는 말이 저에게는 네모난 말로 들립니다. 네모난 말이 뱉어진 순간! 더 이상 끼어들 틈도, 다가갈 자리도 없어집니다. 사람의 만남을 돌이켜보면, 네모난 말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서로 상처를 받게 되는 걸 알면서도,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할 때는 더욱 네모난 말을 사용할 때가 있습니다. 급기야 네모난 말 속에 스스로 갇히게 되죠.

 

100북스클럽 왈 “100북스클럽은 무엇이다!”

 

네모의 각을 잘라내서 동그랗게 만들 수도 있겠지만,

더 큰 원으로 네모를 감싸서 동그랗게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네모의 꿈이란 노래입니다.^^(조금 지난 노래지만, 30대분들은 기억하시죠?^^)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보면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

네모난 조간신문 본 뒤

네모난 책가방에

네모난 책들을 넣고

네모난 버스를 타고

네모난 건물 지나

네모난 학교에 들어서면 또

네모난 교실

네모난 칠판과 책상들

네모난 오디오

네모난 컴퓨터 TV

네모난 달력에 그려진

네모난 아버지의 지갑엔

네모난 지폐

네모난 팜플렛에 그려진

네모난 학원

네모난 마루에 걸려있는

네모난 액자와

네모난 명함의 이름들

네모난 스피커위에 놓인

네모난 테잎

네모난 책장에 꽂혀있는

네모난 사전

네모난 서랍 속에 쌓여있는

네모난 편지 이젠

네모 같은 추억들

네모난 태극기 하늘높이 펄럭이고

네모난 잡지에 그려진

이달의 운수는 희망 없는 나에게 그나마의 기쁨인가봐

똑같은 하루를 의식도 못한 채로 그냥 숨만 쉬고 있는 걸

주윌 둘러보면 모두 네모난 것들 뿐 인데 우린 언제나 듣지

잘난 어른의 멋진 이말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해

지구본을 보면 우리 사는 지군 둥근데 부속품들은 왜 다 온통 네모난 건지 몰라

어쩌면 그건 네모의 꿈일지 몰라.

  • ?
    전재영 2008.04.03 16:33
    이 홈페이지에서 네모나지 않는것은 문자 밖에 없네요
    지구도 둥글고 태양도 둥글고 별도 둥글고 네모진것은 없는데 신기하네요..인간은 왜
    네모를 만들수 밖에 없을까요? 왜 좌표계도 직각좌표계를 먼저 생각할까요? 으~아 어렵네요.. 반대로 생각해봐야겠어요..이제부터 좌표계는 구면좌표계를 먼저 생각해봐야겠어요
  • ?
    이병록 2008.04.03 16:33
    우주는 둥글게 생겼는데 사람은 네모를 좋아한다? 연구대상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24 공지 뿌듯합니다. ^^ 4 송윤호 2008.02.05 1210
1623 공지 사고 11 이재우 2007.04.12 1779
1622 공지 사과드립니다. 강신철 2003.05.26 2720
1621 사라진 내일 3 이중훈 2009.08.20 1549
1620 공지 사라진 즐거움과 새로 생긴 즐거움 5 이병록 2008.03.13 1240
1619 공지 사람들을 바라본다는것 4 전지숙 2008.02.14 1411
1618 공지 사람들이 많이 읽는 책들 - 한국출판인회의 강신철 2003.05.09 2872
1617 공지 사람을 사랑하다 그것이 좌절이 되면 6 이선영 2003.05.21 2406
1616 공지 사람을 찾습니다, 함께 살아갈, 오래. 3 이석봉 2008.03.27 1269
1615 공지 사람의 마을에 눈이 오다 4 옥순원 2008.01.31 1357
1614 공지 사람의 장수, 기업의 장수 12.4 15:00 서울대 1 file 현영석 2008.12.04 1644
1613 공지 사람이 사람을 만나... 이선영 2003.12.18 2044
1612 사랑도 미움도 없는 사람은 얽매임이 없다 2 박민경 2009.06.27 2040
1611 공지 사랑밖에 난 몰라 2 김주현 2007.04.10 2296
1610 사랑방 모임 (5.19, 저녁7시) 9 오창석 2009.05.19 2408
1609 사랑방 후기 9 김영이 2009.04.23 2808
1608 공지 사랑방에 다녀와서... 3 한성호 2009.04.01 2771
1607 일반 사랑보다 깊은 송태희 2018.07.14 63
1606 공지 사랑스런 둘째 3 엄준호 2007.04.28 1927
1605 공지 사랑하고, 감사하고, 지혜롭기 위한 공부 2 손기원 2003.05.24 214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