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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과 광을 만나다. [워크샵후기]

by 이해선 posted Mar 2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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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보기엔 잘나가던 회사를 그만두는 섣부른 행동이었을 테지만 나에게는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했었다. 그래서 만능기능 압력밥솥 쿠쿠 하나 들고 대전으로 온지 1개월. ‘꿈도 좋은데... 사람이 너무 그립다‘ 싶을 때 임석희 선배님의 적극적인 소개로 알게 된 곳이 바로 100Books Club이다.





‘젊은이여 원하는 일 하라’ 신문에 실린 최재천 교수님의 글을 보고서 힘을 얻은 적이 있던 좋은 기억으로 이번 워크삽에 최재천 교수님이 오신다기에 가볼까 고민 하던 중에 있었다. 이때 또 한번 임석희 선배님의 적극적인 자원봉사 제안에 주말 서울로 가는 기차표를 취소 하고서 100Books Club에 처음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던 3월 18일. 100Books Club은 프로젝트 써~! 모임이 있던 날이었고, 나는 계속되는 보고서 쓰기에 끙끙대며 지쳐있던 날이었다. 자원봉사 회의 모임인 줄 알고 갔던 내게 주어진 것은 종이와 펜. 여기선 써야 한다. “써라~!” (떠오르는 단어는 '꾼'과 '광'뿐이었고...쓰다. WRITE. 書...오늘은 지쳤다...그래서 그날은 졸린 눈을 비비며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워크삽 전날. .(우정이의 후기에도 있듯이) 음식준비하기위해 모인 우리에게 처음 주어진 건 오징어 다듬기였다 오징어 눈 밑에 칼을 대면, 하얀 구모양의 그것은 손에 힘을 줄때마다 톡 튀어나올 듯 하면서도 다시 쏙 들어가 버린다. 튀어 나올 때마다 보이는 검은 동자와 마주칠 때마다 나는 ‘미안해 미안해’를 속으로 외치면서도 오징어 눈알을 계속적으로 빼야 했다. 한번 해보고 난 후의 자신감이란 앞으로 오징어 요리는 나에게 맡겨다오! 이어서 한 각종 야채 썰기도 다 정성이다. 청양 고추는 어찌나 맵던지 다 썰어진 청양 고추를 그릇에 옮겨 담았을 뿐인데도 매운 기가 가시지 않아 세수를 하는데 울어야 했다.





워크삽 날이 되었다. 최재천 교수님을 뵙는 이 시간이 참 소중하다. 그리고 세번의 식사시간. 접시가 모자란다는 말에 미친 듯이 정말로 미친 듯이 설거지를 했는데  최근 가장 열중했던 순간인건 아닌지 모르겠다. 근데 갑자기 왜 종가집 며느리의 삶이 떠올라지는 걸까. 덕분에 동고동락을 함께한 사람들과 친해져 새벽 4시가 되도록 얘기에 끝이 없었다. 





통섭. 이번 워크삽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 통섭 좋다. 하지만 그전에 자기분야에서의 깊이가 먼저여야 한다는 말에 큰 공감을 한다. 다른 분야와의 통섭을 위해 지금 나는 나의 분야에 대해 분명히 알아야 할 때가 아닌가. 일을 새로이 시작한 단계에 있는 지금 나는 무엇에 열중해야 할까. 선물 받듯 생각해야 할 꺼리를 한아름 안고서 집으로 돌아왔다.  





수요일밤까지 방명록 정리하라면서 인원수만 알려달라는 일요일 오후의...


수요일밤까지 방명록 정리하라면서 화요일에 원본 달라는 월요일 오후의...


계속되는 이정원 총무님의 문자만 봐도 100BooksClub 회원님들 ‘꾼‘과 ’광‘의 열정을 대표적으로 느꼈습니다.


보물 보여 주듯 이곳을 소개해준, 100BooksClub에서 첫 번째로 만난 '꾼'과 '광'인 임석희 선배님을 비롯하여 세 번의 만남을 통해 알게된 '꾼'과 '광' 사람들에 대해서 일일이 열거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이로써 후기를 마칩니다.


모두모두 대단 했고 반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