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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써!>꿈길을 걸어가는 오늘이 행복하다.

by 류우정 posted Mar 0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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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길을 걸어가는 오늘이 행복하다.


 꿈꾸는 당신에게 저의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25년 만에 가출을 하다.

 





  작년 6월 1일 새벽 5시, 한 무더기 짐을 싸서 집을 나왔다. 부모님과의 동행이었으니 질풍노도 시기의 그것은 아니었다.


  짧은 시간의 여행 말고는 초, 중, 고등학교 거기에 대학까지 집에서 다녔으니 태백산맥을 넘어 본 적 없던 나에게는 큰 선택의 순간이었지만 결정하는 데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1여 년 학원 강사를 하다 일을 그만 둔 5월, 평소 생태주의 가치관과 맞물려 재생가능에너지에 관심을 갖고 그 분야에서 일하는 꿈을 키워오던 나는 인터넷 정보 검색을 통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공계 미취업자 연수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운 좋게 때를 잘 맞춰 추가 모집일일 때 접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지금 생각해도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나라에 이런 연구소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던 나였는데 어떻게 우연히도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을까?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말을 몸소 경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순간이었다.)




  연수생 모집 공고를 보고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서류 제출이라도 해보고 떨어지면 그때 가서 나의 부족함을 채워 나가면 된다고, 그렇게 도전은 한 번 해보자고 마음 먹었다. 며칠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후다닥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일이 진행되었다.


  5월 28일 서류 제출, 29일 서류 합격, 30일 면접, 31일 최종 합격 통보를 받고 6월 1일 오리엔테이션을 하기 위해 무작정 아무 연고도 없는 대전으로 집도 구하지 않은 채 “우선 가보자!” 하고 부모님과 함께 짐을 싸서 새벽 집을 나선 것이다.

 





 꿈에 대한 진심과 열정으로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

 






  면접관과 1:1 면접을 봤던 날이 일 년이 다 되가는 오늘도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진다.


 면접실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이미 제출한 이력서와 소개서를 훑어보신 면접관님이 내게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구나!"라고 하셨다. 당연한 말이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이름 없는 지방대생, 기준 학점 미달에, 신발 사이즈 토익 점수, 자격증 무소지자인 나는 시쳇말로 취업준비생의 필수 스펙 중 뭐 하나 제대로 갖춘 게 없는 미취업 실업자였다.


  그 말에 나는 부끄럽기도 했고 떨려서 아무 말도 못했다. 겨우 울먹울먹 떨리는 목소리로 “제가 떨려서 그러는데 제 자기소개서 읽어보셨어요? 좀 읽어 봐주세요." 역시 무식하면 용감하다!


  아무 준비 없이 시작 하려는 나지만 재생에너지분야로 취업을 희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한 진심, 열정만큼은 전하고 싶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연수 기간 내 발전하겠습니다. 성실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업체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되겠습니다.”


  울먹이며 제대로 말 한 마디 못했지만 동해로 돌아온 다음 날 오전, 최종 합격 통보 메일을 받았다.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을 때 면접관님이 연수센터장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후에 “부족한 저를 왜 뽑으셨나요?” 라고 물었을 때 연수센터장님은 “당신이라면 꼭 해낼 거라 생각했다. 진심이 보였다”고 답해주셨다.


  그렇게 6개월간의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 하게 되었다.

 





 “자극” 은 나를 꿈길로 인도한다.

 





  연수 과정은 하루하루 “자극”의 연속이었다. 내가 뽑힌 걸 보면 아마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연수를 받을 거라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유명 대학 출신, 다양한 자격증 소지, 높은 토익 점수 등 모든 면에서 나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들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에 한편으로는 이런 사람들도 취업이 안 되는 건 마찬가지란 생각에 스스로 위로받았지만 그 사실은 곧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이 사람들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은데 앞으로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공부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나를 짓누르기 시작한 것이다.


  단순히 6개월간의 연수 과정을 거쳐 재생에너지분야로의 취업을 희망했는데 지금 내게는 무엇보다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점점 커져갔다.  


  그런 차에 연구소에서 일하며 급여를 받고 대학에서는 수업을 듣는 ‘학연생 제도’를 알게 되었다. 그 프로그램이면 스스로 학비 마련이 가능해 가족에게 부담도 안 되고 필요한 공부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당장 결정을 내렸다.


  '그래, 지금 내가 할 일은 학연생이다.'


  연구소 내에는 태양에너지, 풍력, 연료전지, 전기조명, 수소시스템 등 다양한 연구 분야가 있다. 처음부터 재생가능에너지분야를 생각했던 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일어나고 있는 환경재앙에 대한 관심과 학부 전공과 맞는 연구 분야를 찾아보았을 때 온실가스분야가 맞겠다 싶었다.


  그렇게 현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온실가스연구센터에서 연구실험하며 대학원 석사과정을 밞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꿈의 목적지를 향해 한 발 한 발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과정 시뮬레이션에 충실하는 것.





 

  멘탈 시뮬레이션에는 원하는 결과를 상상하는 ‘결과 시뮬레이션(outcome siulation)’

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부적인 과정을 상상하는 ‘과정 시뮬레이션(process simulation)’으로 나누어져 있다. 꿈이 현실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흔히 ‘과정 시뮬레이션이’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문요한의 Energy Plus에서 발췌.)




  결과 시뮬레이션은 틀을 잡았다. 앞으로 ‘일신 일일신 우일신(日新 日日新 又日新)’의 자세로 과정 시뮬레이션에 충실해야 하는 일이 주어졌다. 즐거운 숙제 시간이다. “참 잘했어요!” 라고 칭찬 도장을 받을 수 있게 손발에 땀나도록 머리에 쥐나도록 열정을 움직여야겠다.


  오늘 하루도 나는 꿈길을 걸어가기에 행복하다.

 

 








  저와 같은 20대 친구들에게, 자신의 꿈길을 걸어가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 몇 권을 소개해 드립니다.


 구본형의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김형태의 “너, 외롭구나”, 우석훈의 “88만원 세대”, 안철수의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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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4일 <프로젝트 써!> 모임에 참여하게 되어 기뻤습니다. 토론회에서 얼굴을 마주치면서도 인사도 제대로 한 번 못했었는데 그날은 많은 분들과 안면도 트고 이야기도 나누고 무엇보다 100북스 클럽 회원으로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습니다.



 

 어떤 주제로 글을 쓸까 모임 시간내내 개요만 짜다가 말았는데 이틀 간 고민한 끝에 독서클럽과는 관련 없는 에세이 주제로 저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지금의 일상은 제게 큰 이벤트임에 분명하고 그 기쁨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었고 앞으로 2년 간 공부함에 있어 이렇게 글로 꿈길로 가는 과정을 기록해 두는 게 가끔 힘들때도 있을 때 제게 긍정에너지를 불어넣어 줄거라는 생각에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