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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량 빈약하고 베스트셀러 편식 
        도서관 보면 그 나라의 미래 보여


고정일 소설가·동서문화 발행인

 


독서는 사람을 변심시키고 그리하여 나라를 변혁시킨다. 글 읽는 힘이 없는 집단에 진보나 발전은 없다. 지구상 유일한 초강대국 미국을 보라. 탄생한 지 200여 년밖에 안 된 미국의 힘은 바로 활자에서 나온다. 미국 의회도서관에는 인간이 이룬 모든 업적이 활자화되어 1억3000만 점의 인쇄물이 보관되어 있다. 책장 길이만 해도 850㎞에 달한다. 한국 관련 자료만 22만 권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연구자들이 자기 나라를 연구하기 위해 미국 의회도서관을 찾는 진풍경이 일어나고 있다.

한 나라의 과거를 알려면 박물관에 가고, 미래를 알려면 도서관에 가야 한다고 했다. 도서관은 그 사회가 얼마나 많은 지식을 체계적으로 보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어느 나라가 석유 등 특정한 자원으로 부를 쌓았다고 해도 세계는 그 나라를 선진국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그 나라의 자양분은 자원이 고갈되는 순간 끝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활자 속에 담겨 켜켜이 쌓인 지식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확대 재생산된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가 나오고, 인터넷 사용자 수가 세계 최대라는 우리나라는 어떤가. 한국출판연구소 등이 발간한 독서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의 25%가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다. 평균 독서량은 11.9권에 불과했다. 연평균 도서관 이용률은 24.7%로 핀란드(67.8%)나 스웨덴(65.3%) 등 유럽국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속한다. 요즘 서점의 풍경도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새 종이 냄새 잉크 냄새가 물씬 풍기는 지성의 장소는, 이른바 베스트셀러만 산더미처럼 쌓인 무미건조한 곳으로 바뀌고 있다. 오로지 베스트셀러만 서점 전면에 화려하게 진열된 이런 서점을, 일본에서는 붕어빵 서점이라 부른다. 우리나라 대형서점들이 붕어빵화 되어 가면서 우리 국민 독서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

알렉산더 대왕이 원정 때 '호메로스 일리아드'를 소중하게 상자에 넣어 가지고 다녔다는 것이나 나폴레옹이 전장에서도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애독했다는 것은 하나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기록된 말은 유물 중에서도 가장 귀중한 인류의 지적 자산이다. 그것은 어느 예술품보다도 더 우리에게 친밀하고 보편적이다. 그것은 어느 언어로나 번역될 수 있으며 생명의 입김 자체로 조각될 수도 있다.

책을 매우 좋아하는 사업가가, 하루하루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며 심한 좌절감과 불안감에 시달리다가도, 일단 자신의 성역과도 같은 서재에 들어서면 모든 책이 친구가 되어 준다. 그리하여 축복 받은 즐거운 휴식의 순간이 그의 눈앞에 펼쳐진다. 서재는 타인을 이해하는 통로이자 우주인 것이다. 어느 날, 한 사람의 독자가 손에 든 한 권의 책으로 짧은 시간 다른 우주에서 살 수 있다면, 그리고 책을 만든 사람과 일체감을 느낀다면 그 순간이 바로 '유토피아'가 아닐까.

독서력이 바로 국력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출판진흥위를 설치, 열악한 출판계를 지원하겠다고 발표를 했다. 크고 작은 출판사 서점들도 바른 책 문화를 이룩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 책을 먼저 살려야 나라와 경제가 살기 때문이다. 책 읽는 국민이 부국을 이룬다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상기하자. 사람은 책을 읽음으로써 의식의 싹을 틔우고, 성장하여 꽃을 피운다. 서재가 없는 방이야말로 영혼이 없는 육체와 같다고 키케로도 말하지 않았는가.

 

고정일 소설가·동서문화 발행인


  • ?
    송근호 2008.02.16 19:31
    지성의 힘이 국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퍼스에서도 문화가 활자와 함께 번성하는 것 같은 느낌 입니다.
    여기 문화와 역사가 지극히 짧은 호주 조차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
    이병록 2008.02.16 19:31
    팔만대장경, 조선왕조실록 등 문화유산을 지닌 우리가 왜 이리 되었을까요?. 그리고 11.9권은 무엇을 기준으로 측정한 것인지 내가 알고 있는 수치보다 훨씬 높습니다.
  • ?
    송윤호 2008.02.16 19:31
    제가 보기에도 11.9권은 아닌듯 싶군요 ^^ 통계기준에 따라 다르게 나오겠지요 ^^
    더구나 도서관이용률도 25%. @.@
    실질적으로 독서를 위해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은 훨씬 못미칠 것 같습니다.
    열람실 (수험생) 이용 때문에 그나마 높게 나온 것 같군요.

    우리 클럽을 비롯한 독서운동이 퍼져나가야 우리가 선진국 대열로 진입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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