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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선물

by 박혜영 posted Feb 1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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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천문학과의 만남은 호주탐사에서 시작되었다.


호주탐사에서 내가 맡은 임무는 호주 밤하늘의 별을 촬영하는 것이었다.  막연히 빛나는 건 별 이라고 여겼던 나의 무지와 어린 왕자의 별 혹은 신화적 존재로만 느껴졌던 별이 호주 서부 사막의 은하수와 별을 보면서 저것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지적 호기심이 생겼고 자연의 이치와 별들의 본성을 알고 싶은 욕구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하지만 관심만으로 뛰어들기에 천문학은 쉽지 않은 분야였다. 공식이 즐비한 전공서적은 초보자가 접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워낙 배경지식도 없을뿐더러 물리와 수학이 바탕이 돼야 한발 짝 다가 설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완전 백지상태라 해도 맞을 것이다. 새로운 정보에 노출되면 두렵고 괴로움이 따른다. 무(無)에서 유(有)가 나오지 않는 것처럼 나의 천문학 공부는 사계절 별자리 이름을 20개 정도 외우는 것부터 시작 되었다. 별과 친구가 되고 싶다면 이름을 외워라! 그 이후부터 천문학이 친근하게 다가 왔다.


 


빅뱅이 터지고 우주에 대사건(event)이 일어난 난 것처럼 내 인생에 있어서도 대 사건이 일어났다. 호주탐사 이후 바로 아기를 잉태하게 되었고 천문우주 모임에서 발표도 자청했다. 손수 자료를 찾아 발표 자료를 만들었고 생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발표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주말에 서점에 들러 고등학교 세계지리와 과학교과서도 구입했다. 내가 공부한 사진과 용어들이 나오니 참으로 신기했다.


 


요즘 내가 천문학 공부 한다고 하니 주변 반응이 다양하다.


 


"힘들게 왜 하느냐?"
"아기한테 너무 스트레스 주는 건 아니냐."
"진작 그렇게 공부를 시작 했으면 뭐라도 됐겠다."


 


사실 예전엔 배움의 기쁨을 느낄 수 없었고 학문은 골방에 쳐 막혀 하루 종일 책과 씨름하는 지루하고 따분한 행위로만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사는 것이 배우는 것이며 배움에는 기쁨이 있다. 배운다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되는 사실이다. 사람은 배우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게 만들어져 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살아가는데 있어 대단히 중요한 지혜라는 것이 만들어진다. 
                                                                                       



-학문의 즐거움 -



 


아기를 가지면서 몸이 무거워 지니 정신도 나태해 지고 귀찮아 진 게 사실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 아기(태명: 양양이)를 위해 좋은 태교가 될 수 있을지를 깊이 생각해 보았다. 한 가지 목적은 분명했다. 우리 아이와 함께 천문학 공부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좋은 음식과 편안한 생활도 중요하지만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은 배움의 기쁨을 느끼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사실 천문우주모임의 발표를 준비하면서 두렵고 힘들었지만 배움의 기쁨을 맛 볼 수 있었다.


 


양양아! 너는  엄마 아빠(문경수 회원)의 선택된 존재, 그것도 최고의 존재라고 생각한다. 자연의 이치와 우주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학문, 너의 삶과 세상의 깊이를 넓힐 수 있는 큰눈을 선물하는 것이 엄마의 바램이다.


 


 

새로 시작된 너의 여행길에 엄마의 선물이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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