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조회 수 1370 추천 수 0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좀 많이 늦었습니다 


션 B. 캐럴과 리처드 도킨스는 진화에 대해 어떤 의견 차이가 있는가?





우선 제가 두 대가의 견해를 면밀히 분석해 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답변을 드릴 입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아마츄어의 견해임을 감안하여 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우선 “이보디보” 여러 곳에서 굴드의 견해를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면 캐럴은 진화에 대해 도킨스 보다는 굴드의 편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도킨스와 굴드의 진화에 대한 견해 차이의 중요한 부분은 진화에 있어 우연적 요소의 중요성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과거 주류 생물학계에서는 진화 요인으로서 전지구적 기후 변화, 운석 충돌 등 환경의 예측불가능한 변화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은 예측과 논리적 설명이 핵심인데 이러한 요인들은 이를 어렵게 하는 것이니 제쳐두고자 했던 마음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굴드 등의 연구에 의하면 이 우연적 요소들을 제쳐두고 생물 진화의 역사를 설명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전지구적인 거대한 환경 변화가 46억년 지구의 역사에서 보면 여러 번 일어났고 그때마다 지구상의 생물상은 커다란 변화를 겪었음을 화석들이 명확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진화에서 우연적 요인의 중요함을 인정한다면 짧은 기간내에 일어난 생물다양성의 급격한 증가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굴드의 “단속평형설” 말입니다. 도킨스도 “단속평형”이라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진화의 속도가 일정하지 않고 불연속적이라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물론 도킨스와 굴드가 의견을 같이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것은 진화의 필요조건인 유전자의 변이입니다. 이것은 바로 진화생물학의 또 다른 대가인 앤드류 H. 놀이 “생명, 최초의 30억년”에서 언급한 “생물의 잠재적 진화가능성”의 토대가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캐럴의 발생학 연구가 빛을 발하는 부분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캐럴의 연구는 어떻게 보면 막연하게만 다가왔던 유전자 변이를 통한 형태 변화와 종분화를 풍부한 시각적 연구자료들을 제시하며 우리에게 그 명백한 관련성을 체감하도록 해주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서는 캐럴이 도킨스와 견해를 달리한다기 보다 도킨스를 포함한 진화생물학자들의 숙원을 풀어주었다고 말해야 옳을 것입니다. 





이상이 저의 부족한 답변이고 부족함을 좀 메워 볼 요량으로 캐롤(진화발생생물학자)이 “이보디보”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약간 첨언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캐롤을 포함한 발생학자들은 그간 개체발생 과정(수정란에서 복잡한 형태를 지닌 개체의 출현 과정)을 연구한 결과, 이 과정이 유전자와 변이 그리고 환경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현되는 유전자들의 조합을 시간에 따라 바꾸어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치 아이들 장난감인 레고 블록들을 이리저리 바꾸어 조합하면 갖가지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실제로 동물의 구조는 모듈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원리 즉 유전자, 환경, 형태형성 등의 상호관계성을 생물의 계통발생 즉 단순한 생물로부터 복잡한 형태를 지닌 생물의 출현을 설명하는데 적용한 결과, “이보디보 즉 진화발생생물학”이라고 하는 학문 분야가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이해하는 수준에서 보면 생물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 보다는 (물론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유”을 달리 조합하거나 약간 변형함으로써 “새로움”을 창조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생물의 창조 행위 또는 문제 해결 방식은 기본적으로 주변에서 모을 수 있는 자원을 이렇게 저렇게 활용해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해한다면 위대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것을 하챦은 초파리도 가지고 있다는 발견이 그리 놀랄 일도 아니지 않을까요?

  • ?
    이병록 2007.12.28 01:40
    쉽게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와 <조상이야기>를 읽었는데도 명확히 정리가 안 되더군요. 전출 및 이사 등으로 <이보디보>는 못 구했고, <생명, 최초 30억년>은 독서여행시 선물로 받았습니다. 시간 나는대로 읽어보겠습니다.
    저는 답글로 간단히 설명해 주실 줄 알았는데, 별도의 제목으로 답을 해 주시니 괜히 시간을 빼았을 것 같아서 송구합니다.
  • ?
    이정원 2007.12.28 01:40
    굴드와 도킨스의 견해 차이에 대해서 제 나름대로 정리해 둔 글이 있습니다.
    아직 내공이 부족하지만 보시고 의견 주세요. ^^
    http://100booksclub.com/100bc/?doc=bbs/gnuboard.php&bo_table=read_write_board&page=3&leftmenu=&wr_id=2012
  • ?
    가시연 2007.12.28 01:40
    저도 위에 이정원님 글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 ?
    이정원 2007.12.28 01:40
    ^_____^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84 공지 늦게 나마 가입인사드립니다 'ㅡ'* 4 유진주 2007.12.25 1215
1383 공지 글쓰기 책 추천 1 박문호 2007.12.24 2189
1382 공지 [가입인사] 안녕하세요 3 김수연 2007.12.23 1205
1381 공지 의도적 습관화 5 박문호 2007.12.22 1796
1380 공지 연주회에 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3 허정인 2007.12.22 1246
1379 공지 벌써 일년 문경목 2007.12.21 1587
1378 공지 소모임 '교차로' 오늘 2007년 마지막 모임을 갖습니다. 김주현 2007.12.20 1683
1377 공지 백북스에서의 석 달을 돌아보며 7 이정원 2007.12.20 2145
1376 공지 가입인사^^* 3 서주영 2007.12.20 1205
1375 공지 2007 과학기술뉴스 TOP 10 2 임성혁 2007.12.20 1423
1374 공지 뜬금없이 끼적거립니다 ^^; 4 이나영 2007.12.19 1197
1373 공지 [수유너머 강좌] 우주, 그 물리학적 이해 5 문경수 2007.12.19 1484
1372 공지 그대, 나 그리고 100booksclub 6 송영주 2007.12.19 1475
1371 공지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2 임석희 2007.12.19 1344
1370 공지 다시 맞이하는 송구영신 7 임석희 2007.12.18 1506
1369 공지 [필진] 12/17 - 독서클럽과 나와의 만남... 8 서윤경 2007.12.17 1466
1368 공지 시원한 물이 콸콸 나오는 샘물을 발견하다! 3 류우정 2007.12.17 1499
1367 공지 독서클럽과 나와의 만남 4 이재우 2007.12.17 1511
1366 공지 100books 회원님들 전 지금 행복합니다 7 박재연 2007.12.15 1477
1365 공지 내가 가장 많이 한 말. 6 이소연 2007.12.14 150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