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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이 전경이 될 때

by 박문호 posted Dec 1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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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단순한 문장을 만난다. 처음에 당연해 보인다. 느낌 끝 자락에 무언가 걸린 듯하다. 다시 읽는다. 아! 그렇게 볼 수 있겠구나. 그런 문장은 몇 일간 기억속을 맴돌면서 사라지지 않는다.


 


기억에 희미해지기 보다는 오히려 초점이 모아지고  증폭되기 시작한다. 그 문장이 몸 동작에 묻어난다. 느낌이 한 가지 색조와 울림으로 오롯해진다. 이때부터 주위 사물이 말을 걸어오기 시작한다.





“중력은 우리가 중력에 저항하지 않으면 결코 중력을 느낄 수 없다.”


지구표면에서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중력에 저항한다. 산책하거나 의지에 앉거나 침대에 눕거나 할 때 지구와 내 몸 사이의 중력에 저항하고 있는 힘이 바로  전자기적 힘이다.


 


눈에 보이는 사물의 입체적 모습은 모두가 전자기력의 작용이다. 중력에 버티는 전자기력이 제거 되는 순간 우리는 질량중심을 향하여 자유낙하 한다. 





모든 물질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가 알고 있다. 당연한 이 사실을 의도적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시라. 하루 동안 이 생각을 뇌에 가득하게 품어보라. 이 언급에 반하는 것들을 찾아보라. 예외없음을 발견하시리라.


 


이런 생각을 지속하면서 우리 앞에 전개되는 사물들을 원자의 집합체라는 관점으로 집요하게 살펴보자. 많은 것들이 확연해진다. 그러한 확연함은 순간 우리를 경이감에 전율케 한다.






암흑물질은 원자가 아닌 우리가 아직 모르는 어떤 것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수년간 암흑물질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것이 사실로 실증될 때 우리는 다시금 놀라게 될 것이다. 그 놀라움 정도는 “모든 물질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이 자연현상을 얼마나 광범위하게 잘 설명하고 있는지를 체감함에 비례한다.


 


1920년 이전에는 전 인류가 우주에는 태양이 속한 우리 갤럭시(은하수)하나 뿐일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은 천 억 개 이상의 은하가 존재한다. 이제는 그 숫자가 무한히 많다고 해도 별로 놀라지 않을 것이다.





 


경이감은 일상적 생각들을 해체 시킨다. 일상의 전경이 사라지면 의식되지 않았던 배경이 그 숨길 수 없는 존재를 드러낸다. 피할 길 없는 시선이 이젠 항상 숨길 수 없는 신비함을 마주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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