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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1 00:23

앨런홉슨의 '꿈'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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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홉슨(J.Allan Hobson/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교수)이 저술하고 아카넷에서 펴낸 이 책은 ‘잠과 꿈에 관한 연구’의 최전선에 있는 학자가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풀어 놓은 ‘꿈 연구 보고서’라 할 수 있다.

지난 50년 동안 꿈의 과학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297페이지라는 비교적 짧은 분량에 일목요연하게 보여 준다.





 


 

본 책은 ‘학습독서공동체모임’인 “100Book’s Club”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는데 독후감을 쓰려니 다시 한번 더 읽게 되었다.


본론으로 들어 가기 전에 한가지를 짚고 가려 한다.


이 책의 초판이 출간 된 것은 2003년 7월 달 이다.


 


 

‘먼 나라 이웃나라’의 저자 ‘이원복’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인류는 그 동안 세 번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라고 말한다.


그 첫 번째는 갈릴레이의 지동설에 의해 사람이 살고 있는 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두 번째로는 다윈의 진화론에 의해 우리 현생 인류가 동물과 격이 다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마지막으로 프로이트(1856~1939)의 ‘꿈의 해석”에 의해 인간의 정신이 불완전(병든) 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이다.


그 말에 한때 나는 프로이트의 저서를 구입 하는 등 프로이트의 심리학에 집중도 했었다.

 


그런데 본 저서 “꿈”에서 ‘앨런홉슨’은 그 세 번째도 틀렸다고 말한다.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에 대해 ‘틀렸다’ 라고 말하는 앨런홉슨의 주장을 듣기 위해 본문속으로 들어보자.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와 그의 추종자들은 거의 종교적 도그마에 가까운 신념을 가지고 ‘꿈’을 ‘무의식적 소망’을 위장하기 위한 ‘심리적 보호 장치’라고 했다.


의식에 관한 그의 이론은 뇌 과학의 토대 위에서 출발 했다고 할 수 있으나 당시 뇌 과학 지식이 너무나 불충분한 시기여서 과학적인 판단에서 심리학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볼 수 있다. 프로이트는 뇌 과학의 굳건한 토대 위에 자신의 심리학을 세우고 싶어했지만 불행히도 그는 100년도 더 이전에 태어났다.


그 결과 사변(思辨)철학에 의존 할 수 밖에 없었다.


냉정히 비판 하자면 그의 이론이 틀린 주된 이유는 그가 행동을 관찰 하지 않았고, 신경학적 기능을 측정하지 않았으며, 자연과학자의 태도와 수단을 가지고 꿈을 체계적으로 수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심지어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에 대해서 프로이트가 생각해 낸 최선의 결론이 성적욕망을 위장한 꿈이라는 것이다’라는 대목에서는-‘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라고 까지 표현한다.

 


[과거 심리학자들은 잠이 들면 우리의 정신이 진공과 같은 공백상태가 되는 것이라 믿었다.(이것은 틀렸다)왜냐하면 뇌의 활성이 없어지고(또 틀렸다!)자극을 받지 않기 때문 이라는 것이다.(또,또 틀렸다!!)잠든 사이에도 뉴런이라는 뇌신경단위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이제는 틀린 것이 틀렸는지를 알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우리가 수면 중에 뇌의 활성화를 깨닫는 데는 반세기(1900~1953)가 걸렸으며  그 후 그 발견에 적응하고 그것을 받아 들이는 데 또 반세기가 걸렸다.


그런데 아직도 꿈의 내용적 분석이 가져다 주는 해석의 권능에 대한 가망 없는 환상에 매달리고 있는 완고한 저항 자들이 얼마든지 있다.]


잠잘 때 뇌가 깨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기까지 반세기가 걸린 것이다.(1900~1953)


여기에서 내가 초두에 본 저서의 초판 출간 일을 짚고 싶었던 이유가 느껴질 것 이다.

 


[1953년 드디어 유진 아세린스키(Eugene Aserinsky)와 너대니얼 클라이트먼(Nathaniel Kleitman)은 수면 중에도 뇌가 활성화 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같은 해에 왓슨과 크릭은 자신들의 획기적인 발견인 DNA이중나선 모델을 발표했다.


이 우연의 일치에는 두 가지 중대한 의미가 있다.


하나는 생물학에 분자의 시대가 도래 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와 동시에 꿈의 과학에 생리학의 시대가 도래 했다는 것이다.]


어둠이 걷히고 동해 촛대바위에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는 가슴 벅찬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여기 꿈의 과학의 생물학적 혁명에서 우리가 심각하게 숙고 해야 할 개념이 하나 있다.


비록 꿈속의 변화된 의식 상태는 매우 흥미롭고 정보가 풍부한 것이 사실 이지만, 꿈은 그 자체로 아무런 특별한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 그것이다.


의식적인 경험과 마찬가지로 꿈은 잠자는 동안 뇌의 활성을 우연히 자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꿈은 뇌가 하는 일이며 뇌는 세포가 하는 일이다.


잠이 들 때 우리 뇌에서는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잠이 들면(NRAM수면) 뇌세포가 화학물질 분비를 반으로 줄이다가 더 깊은 잠(RAM수면)상태에서는 완전히 생산을 중단한다.


이러한 화학시스템의 부재는 꿈꾸는 동안 사라지는 깨어 있을 때의 기능(주의,기억,반성적 사고)이 꿈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깨어있는 상태와 꿈꾸는 상태의 차이는 뇌세포가 분비하는 화학물에 의해 결정된다)

 


버넌 마운트캐슬(Vernon Mountcastle)은 뇌 안의 뇌라 불리 우는 독특한 세포들의 집단을 발견 하는데,이 세포들이 뇌 안의 다른 부분들을 자동적으로 그리고 강제적으로 모드변경 메커니즘을 수행한다.이것은 마치 지하실에 자리 잡고서 온 집안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는 ,현대식 주택의 자동온도 조절 시스템에 비유 될 수 있다.


이로부터 우리는 이른바 정신이라는 것이 뇌의 기능적 상태임을 분명히 깨달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꿈이 자신의 운명이나 일상의 전조를 말해 주는 비밀스러운 메시지라 믿고 싶어한다.


꿈이란 바로 ‘잠자는 동안 일어나는 정신 활동’이다.


꿈의 내용을 분석하는 모든 종류의 체계를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양면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언제나 두 개의 작인이 존재 한다. 우리와 그들, 육체와 영혼,자아와 본능,뇌와 마음…모두 이런 식이다.


하지만 꿈의 내용에서 꿈의 형식을 패러다임으로 변환 했을 때 드러나는 한 가지 특징은


존재하는 유일한 세계는 물질적 세계라는 철학적 확신을 채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뇌와 마음은 결코 분리 할 수 없는 상태로 서로 결합 되어 있으며, 꿈을 꾸는 것은 잠자는 동안 뇌의 상태에 의해 드러나는 뚜렷한 의식적 자각의 한 형태일 뿐이다.

 


뇌와 정신의 형식은 같다-이것을 실제로 확인 할 수 있는데 잠자는 동안 뇌는 전기적으로 활성을 나타내며, 매우 자연스럽게도 바로 이때 정신 역시 활동 하기 시작 한다.-얼마나 간단 한가!(물음표가 아니라 느낌표가 찍혀 있다)

 


정신이란 다른 무엇인가가 아니다.


영혼도 아니요,


독립적인 실재(實在)도 아니다.


정신이란 바로 자발적으로 활성화된 뇌이다.

 


‘내’가 단순히 ‘뇌의 상태’라는 것이다.

 


이 내용을 받아 들인다는 것은 무신론자들에게 있어서도 쉽지 않겠으나 꿈 해몽 가 이거나 무당 이거나 또는 유일신을 믿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정신적인 공황상태나 마찬 가지 일 것이다.


진실로 믿어왔던 것이 사실이 아니라 생각 속에서의 허상이라는 충격적인 진실은 마치 영화 매트릭스 에서의 주인공이 받았던 충격과 유사 할 것이다.


그러나 꿈에서 깨어 엄격한 현실의 진실을 알게 된 메트릭스의 주인공은 절망하는가? 그렇지 않는다. 오히려 혼란스러운 정신을 수습하고 자신이 자신을 주관하며 허상을 깨뜨리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주체자가 된다.


자발적으로 활성화 하는 뇌처럼 자신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지의 주체가 되어 스스로의 인생을 영위하는 모습!


이것이 앞으로 우리가 의식하며 살아가야 할 깨어 있는 모습일 것이다.


 


끝으로 숙제가 하나 남아 있다.


[마치 신이 정신과 육체를 완벽하면서도 서로 독립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들었다는


데카르트의 이원론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들 대부분의 마음속에 살아 있다.


왜냐하면 뇌와 같은 물리적 객체가 어떻게 주관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지는 아직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Who's 임성혁

?
♣얼어붙은 시간의 강. 자아는 내 느낌이 주는 그것은 아니며 만물은 아나로그가 아니라 디지털에 가까울거라는 생각이 들때면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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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윤호 2007.12.01 00:23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여전히 꿈해몽을 하고 심지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공부하고있는 분들까지 계신걸 보면 (교양 혹은 과학사로서도 아니고 현재의 뇌과학과 비교를하는것도 아니고 그것을 주 관심사로 -_-;) 참... ^^ 꿈, 프로이트도 일종의 종교적 도그마와 비슷한 분위기로 단단히 서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윈의 이론은 세월이 흐를 수록 더욱 공고해져가고(물론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아닌 것도 약간 있지만, 그의 선택이론은 정말이지 !!! ) 어쨌건 지난 한 세기를 주름잡아왔던 프로이트의 이론은 이제 저물고 있지요. (이미 독서인들에겐 저물었지요 ^^) 하지만 그 당시엔 우리의 뇌를 직접 들여다볼수 있는 능력이 없었으니.. ^^ 어쨌건 ! 우리 클럽과 뇌과학과의 첫 만남이 바로 이 '꿈'이라는 책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아직 안 읽어 보신분들께 추천합니다 ! 뇌과학 지식이 전혀 없어도 흥미유익한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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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희 2007.12.01 00:23
    독서여행 돌아오는 길에 임성혁님과 대화의 내용에 관심이 생겨서 “꿈” “신경과학과 마음의 세계”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등 여러 권의 책을 신청해서 오늘 받았습니다. 주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고 있었는데... 100books 클럽에 가입하고부터는 이런 책들은 사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꿈”부터 읽어야겠군요. 읽고 다시 글을 올리겠지만 아직도 나는 우리의 마음이 뇌(brain)에만 속한 것(마음=뇌)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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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중 2007.12.01 00:23
    ^^아직은 어려워서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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