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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권 박사의 강연은 정말 재미있었으며 자기전공분야에 대한 열정과 해박한 지식으로 청중을 압도하는 명강의였다. 이런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나는 분명 행복한 사람이다.




강의를 들을 때는 연자의 빛나는 눈빛에 압도되어 다른 생각을 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또 한번 고 박사의 열정적인 눈빛과 목소리에 홀린 듯한 뒤풀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늦은 밤.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시간은 이미 2시를 훌쩍 넘겼다. 집 근처 한적한 길가에 차를 세우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한 가지 생각이 그제야 떠오른다.




“철학은 현대의 과학적 발견들의 토대위에서 재정립되어야 한다.”



철학자들은 많은 형이상학적 이야기를 내뱉는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의 토대는 과연 얼마나 튼튼할까? 인간의 본성과 실체를 얼마나 이해하고 하는 이야기일까?



니체는 자신이 살던 시대의 주류인 도덕관과 가치관을 날까롭게 비판한다.

그리고 말한다. 신도, 이데아도, 실재계도, 초월적 세계도, 참된 세계도 없다고...

그러니 있지도 않은 세계를 찾아 자꾸 깊이 파고 들려하지 말라도...

그렇다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허무다. 의미도 없고 그 어떤 가치도 없다

그리고 이 허무는 불안을 낳을 것이고 니체를 포함한 우리는 그것을 벗어나려 할 것이다. 허무에서 오는 불안을 벗어나려고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뇌간이 지배하는 타고난 그 본성말이다.

니체는 여느 철학자들과 마찬가지로 그 허무를(불안을)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위버멘쉬로 변신하라는 것이다. 니체는 사람들에게 ‘환각의 장막’을 걷으라고 말하면서 한편으로 시지프스의 바위를 안긴다.



나는 니체의 ‘위버멘쉬’가 되려 하거나 칸트의 ‘목적들의 나라’에 들어가길 바라기 보다는 이렇게 생각하려 한다.



"나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은 수십억년 전에 일어났을 은하계 어느 별의 붕괴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것은 작은 단세포생물의 몸을 지나, 어느 이름모를 식물과 동물의 몸을 거치고 또 누군가의 몸에 잠시 머물다가 나에게 이르렀다. 그리고 내가 죽은 후에 이 원자들과 나의 유전자들은 아마도 미래의 생명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광대한 우주의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작은 연결고리이다. 이 연결고리를 따라가다 보면 고리들은 대부분 눈에 잘 띠지도 않겠지만 때로 그것은 우주에 찬란한 빛을 던지기도 할 것이다. 나는 바로 그 연결들의 한 고리이다. 우리는 우주를 수 놓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과 같은 그런 존재들이다."

이제 나는 마음이 좀 편해진다. 그리고 이 비가 그치면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한껏 숨을 들이 쉬겠다. 그리고는 작은 미소를 지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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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석희 2007.09.18 09:04
    "저세계를 버리고, 이 세계에 들어오면, 결국 남는 것은 허무뿐이다.
    그래서, 인간은 그 허무를 극복하고자, 불안을 극복하고자 한다."
    인류의 역사가 그렇게 반복되어 온 거죠? 불안을 극복한 후에 우리가 보는 세상은 강자들이 다수인 그런 세상(고대 그리스 시대, 르네상스시대)라는 어떤 학자의 주장에 동의하게 되네요. 결국 21세기의 우리는 허무와 불안, 상실과 좌절의 현대 사회를 거쳐 또다른 (다가올) 르네상스를 꿈 꾸며 사는가 봅니다.

    ps: 허겁지겁 돌아가던 새벽 두시. 그때 퍼붓던 비가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시간이 되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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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혁 2007.09.18 09:04
    공감 합니다.구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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