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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2 18:07

책을 읽다가 문득

조회 수 2139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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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 책을 읽다 보니 아무리 대학자의 사상이라고 할지라도 그 모든 것이 학자의 머릿속에서 어느날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아무리 위대한 사상이라 할지라도 이전의 뿌리가 있기 마련이다. 그 뿌리는 200년, 300년 아니 100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 갈 수도 있다. 우리의 생각은 늘 다른 이의 생각을 좀 변형하거나 짜깁기하는 과정으로부터 생긴다. 아니면 최소한 영감이라도 받는다. 그런데 이것은 사실 놀랄 일도 아니다. 왜냐하면 이런 방식이 바로 인간을 포함한 생물이 살아온(진화해 온) 방식이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또는 존재했던) 아무리 기괴한 생물이라 할지라도 다른 생물의 토대가 있기 마련이다.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든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매일 과거의 사람들은 상상도 못했을 최첨단의 기기들-컴퓨터, 휴대폰, PDA, 자동차 등-을 다루면 산다. 그리고 때로 몸이 고달팠고 더럽고 배고팠을 과거의 어느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면 무엇하는가? 100년 전 아니 1000년 전에 살았던 어떤 이의 생각의 발 끝에도 못미치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우리가 첨단 기기나 만지작거리려고 태어난 것은 아니지 않는가? 좀 달리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늦게 철이 드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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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2007.07.22 18:07
    "절차탁마대기만성"이란 도올 김용옥 교수의 책 내용중에 주자의 글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옵니다.

    독서를 내가 第二義的이라고 말한 것은 대저 우리의 삶의 길과 이치가 원래 옛부터 완전히 구비된 것, 그 자체로서 완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책을 읽을려고 하는 사람은 아직 사람의 체험을 충분히 겪지 못했기 때문에 그러하다. 그런데 반하여 우리가 존중하는 책들의 저자(=聖人)들은 삶의 체험을 충분히 겪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것을 책 위에 써서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한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독서를 한다는 것은 그 많은 道理가 이해(=理會)되는 데 이르러서는 그 이해가 모두 내 자신이 옛부터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이지 外面的으로 굴러들어온 것이 아니다.

    어쩌면 궁극적으로는 생존과 같은 목적을 위해 진화를 해 왔기 때문에 공감대 형성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 ?
    양경화 2007.07.22 18:07
    생물학적으로나, 지적으로 우리는 과거의 축적물이군요.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오늘 하루를 더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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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2007.07.22 18:07
    "100년 전 아니 1000년 전에 살았던 어떤 이의 생각의 발 끝에도 못미치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이 표현도 상당히 공감이 많이 갑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관점을 어느 시각에서 바로 볼 수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밑에 박문호 박사님 게시물 나란다 대학에 대한 기사 내용에서 그 먼 고행길을 자처해서 떠났을 선조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가치관을 두고 공부하고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사고의 깊이와 성숙도가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궁금해 하는 가치관 또한 공부를 통해서 깨달았을 것 같습니다.

    공자가 읽은 책의 수는 현대인들이 접하는 책의 수에 비해서 분명히 적었다는 글을 어디선가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단지 다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사고 방식으로 사고를 하였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도제식 학습이란 것이 있는데 이 학습법을 예로 들자면 훌륭한 사부밑에서 삼년간 마당쓸고 빨래하고 밥짓는 동안 사부의 언행과 품행을 저절로 익히게 되어 하산하는 것이지요. 과거의 어떤이든 동시대의 나보다 훌륭한 누구든지 한 스승으로 사모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청출어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더라도 점진적으로 나아지리라 생각됩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은 두서없는 글입니다. 좀 엉뚱한 듯도 한데 어쨌든 엄준호박사님의 글과 나란다 대학 기사 글을 읽고 서로 같은 이야기가 있는 듯 하여 나온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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